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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3년04월09일 제454호 

슈퍼맨 만드는 ‘나노 전투복’

MIT 재료공학연구소 나노 공법 폴리머로 군복 개발… 산화질소를 통신 수단으로 활용해 병사 지휘


사진/ 첨단전쟁을 치르는 병사들이 디지털 전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요즘 군인들이 성능이 향상된 개인화기를 갖고 훈련하는 모습.


전쟁은 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하게 마련이다. 로켓, 제트기, 원자력 등도 전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목숨을 건 사활적 관계가 걸린 전쟁에 필요한 과학에는 어떤 비용도, 어떤 희생도 모두 합리화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전쟁은 적개심보다는 무기의 첨단화와 전쟁과학의 발달 정도가 현대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침공 전쟁에서는 위성항법장치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정지 궤도를 돌고 있는 3대 이상의 위성에서 보내온 신호를 조합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이 시스템은 각 병사의 위치뿐 아니라 폭파할 목표물의 판별에도 활용되고 있다.



GPS가 등장하기 전의 첨단 미사일은 지형 판독식 시스템을 이용해 위치를 잡아간다.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공중에서 지형을 카메라로 잡아 목표 지점을 기록한 내장 지도와 비교하면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이 방식은 높은 산을 피해서 골짜기를 타고 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형의 모습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현상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미사일에 기록된 지도가 가을에 찍은 사진인데 실제 상황에서 잡힌 이미지가 눈 덮인 산이거나 그림자가 깔린 아침 또는 저녁 무렵이라면(그림자의 방향도 반대), 적절하게 위치를 추적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에 비해 전 지구를 10m 간격의 격자로 나누어 파악하는 군사용 GPS 신호기를 장착한 미사일은 매우 간단하게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다.

GPS 첨단 미사일에서 슈퍼 전투복까지


자료/〈MIT Technology Review〉2002년 10월호


이라크 침공 전쟁은 미군 각개 병사들이 전투용 컴퓨터를 처음으로 지급받은 전쟁이기도 하다. 개인용 전투 컴퓨터에는 자신의 위치를 볼 수 있는 GPS 수신기, 전투 지형을 볼 수 있는 소형 모니터, 적외선 감지기와 야간 투시기 등이 장착돼 있다. 이는 연막이나 야간 전투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모든 보병에게 한대씩의 ‘입는 컴퓨터’가 지급된 셈이다. 아직 완전하게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배터리의 무게가 무겁고 가용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번 충전으로 최대 6시간까지 버틸 수 있는 군용 배터리도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은 첨단 전쟁무기 개발 자체를 국가적 사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심지어 대학 실험실에서도 여기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여기에 종사하는 연구원은 어떤 논문도 요구받지 않으며 엄청난 연구비를 지급받기도 한다.

현재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한 재료공학 연구실은 놀라운 성능의 슈퍼 전투복을 개발하고 있다. 군산 복합체가 5년간 약 700억달러에 이르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 기술의 핵심은 나노과학을 응용한 전투복이다. 병사가 슈퍼 전투복을 입으면 섬유에 내장된 인공 근육을 이용해 한 손으로 80kg의 물체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고 600만불의 사나이처럼 몇m를 뛰어오를 수도 있다. 그리고 전투 중 피가 흐르는 부위가 있으면 그 부위에 특수 군복을 접착해 온도를 낮춰주며, 자동으로 지혈해주는 기능도 내장될 예정이다. 이 군복은 나노 공법으로 만들어진 폴리머(polymer·여러 종류의 분자들이 모인 중합체)를 이용해서 만들어진다. 여기에 일정한 세기의 전기를 흘리면 강하게 수축하거나 팽창하게 된다.

슈퍼 전투복의 원리는 대략 이렇다. 안정된 상태의 폴리머에 전기를 가하면 마치 접자를 펴는 것과 같은 원리로 폴리머가 팽창한다(그림1). 이 힘은 인간 근육에 비해 면적당 약 10배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나노 굵기의 폴리머 섬유를 여러 가닥 묶어서 실을 만들고 그것으로 옷감을 만들면 그야말로 슈퍼맨과 같은 인공 근육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폴리머가 활짝 펴지는 것같이 보이지만 실제로 펴지는 정도는 원래 길이의 약 몇%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의 근육은 20% 정도 늘어난다. 게다가 인공 근육이 펴지는 속도도 문제다. 아직 완전히 펴지도록 하는 데 1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 나노튜브로 저항을 줄여 근육의 팽창 속도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아직은 이런 물질을 군복에 삽입해 각 부위에 전기를 공급하고 이를 조절하는 휴대용 장치도 개발되지 않았다.

MIT 특수군복개발팀의 다른 목표는 전투병들간의 통신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군복을 개발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야간 시가전에서 특수 안경을 쓰고 보면 이 군복을 착용한 아군은 특별한 식별(예를 들면, 노란색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식)이 가능해 오인 사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특별히 제작된 폴리머 물질을 군복에 입혀서 특정 파장의 광선은 투과하고, 다른 특정 파장의 광선은 반사하도록 해야 한다. 광학적 바코드 역할을 하는 군복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쓰는 안경 렌즈에 박막 코팅을 해 유해한 파장의 광선을 반사시켜버리는 원리와 매우 흡사하다.

문제는 몇백 나노미터 두께의 유연한 막을 어떻게 만드는가이다. 나노 기술을 이용한 유기성 나노 박막과 비유기성 박막을 결합하는 형식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얇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선의 파장을 상쇄해 반사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정밀하게, 몇십 나노 단위로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나노 기술이 활용된다. 야간에 맨 눈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야간 투시경을 통해서 보면 이 나노 물질이 입혀진 군복을 입은 아군과 그렇지 않은 적군간의 구별을 확실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군복을 상대편에 빼앗겼을 때에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데, 이 때를 대비해 그 물질에 흘려주는 전류의 세기를 조종해 다시 군복의 반사색을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첨단 무기 만드는 기술은 과학인가

이런 첨단 전투복에 첨가될 또 다른 기능은 전투원의 신체 상태를 본부에 자동으로 전달하는 기능이다. 그림2의 장치처럼 양단에 전류를 연결한 특수한 폴리머는 그 특별한 구조로 인해 산화질소 분자를 매우 잘 흡착한다. 이러한 산화질소 분자가 폴리머에 쌓이면 양단의 전류 사이에 저항을 증가시키고, 각 전투병의 저항값이 전투본부에 신호로 전달된다. 인간의 호흡에서 발생되는 산화질소는 신체가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최고치를 기록한다. 이 정도를 해석하면 개별 병사가 총상을 입었는지, 또는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전투 본부에서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미세한 화학물질과 반응하기 때문에 생화학전에 대비할 수도 있다. 다만 특수 물질인 ‘덴드리머’(dendrimer)의 반응성이 한계가 있어 군복에 입히거나 어떤 장치에 안정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힘들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앞으로 5년쯤 뒤에는 모든 기능을 갖춰 군복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첨단 무기는 미국 제일의 수출품이다. 몇 가지 무기만 팔아도 미국은 일반 무역 적자를 단숨에 만회한다. 아마도 이런 군복이 완성되면 또다시 다양한 이유를 들어 동맹국들에게 강매할지 모르는 일이다.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가상의 조건을 고려해 만든 무기를 팔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의심받는 게 사실이다. 가장 효율적으로 ‘살인’이 가능토록 하는 기술, 이런 것에도 과학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일까.

조환규/ 부산대 교수·컴퓨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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