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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3년02월19일 제447호 

지구의 종말

태양의 핵융합반응 소멸하면 사라질 운명… 서남극 빙하의 붕괴는 예정된 종말의 징후


사진/ 지구는 75억년 뒤에 소멸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 운명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절실하다.


우주의 나이는 약 150억년 정도로 추정된다. 태양과 지구의 나이를 45억년 정도로 볼 때, 지구가 탄생하기 전 약 100억년 이상의 시간 동안 무수한 별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거쳤다. 지구는 태어날 때부터 빅뱅(Big Bang)에 따른 여러 원소를 가지고 출발했다. 생명의 근원인 태양은 영원히 존재하지는 않는다. 태양은 질량이 지구의 33만배고, 지금도 수소가 72% 정도 되며, 표면온도는 6000℃, 내부의 온도는 1000만℃로 추정된다. 태양의 궁극적 에너지원인 핵융합반응은 끝없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태양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바뀌면 태양은 엄청나게 부풀어오른 ‘적색거성’으로 바뀌고 언젠가는 폭발해 가스로 흩어지고 말 것이다.

푸른 행성에서 숯덩이 지구로

그렇다면 지금 지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뜨거운 행성에서 푸른 행성으로 바뀐 지구. 아무리 종말이라는 말이 섬뜩해보여도 어쩔 수 없는 일. 프랑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빗나간 ‘1999년 지구 종말론’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천문학자 도널드 브라운리 교수와 고생물학자 피터 와드는 함께 펴낸 <지구의 탄생과 종말>(The Life and Death of Planet Earth)에서 “지구는 숯덩이가 될 과정을 이미 밟고 있으며 궁극에는 태양이 지구를 삼켜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지구의 종말이 있다는 과학적 예측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하지만 지구가 사라지기까지는 75억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이들은 지금으로선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지구의 운명에 대해 함께 고민할 것을 촉구한다.

현재의 지식과 생명의 조건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한 지구의 운명은 암울한다. 저자들은 지구상의 현존하는 수많은 생명들이 어떻게 미생물의 시대를 살아왔으며 끝내는 복잡한 생명체가 사라지고, 다시 미생물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한다. 복잡한 생명체는 출현하더라도 이내 사라질 것이며 빙하기와 같은 과거에 겪은 일들을 다시 겪을 것이라고 한다. 와드 교수는 “다음 빙하기가 시작되면 아마 이를 막으려는 대규모의 공학적 시도가 지구 규모로 있을 것이다. 이런 몸부림이 가능할지 어떤 시도를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다만 냉각되는 지구를 막으려고 검은색으로 칠해서 열을 모으려고 하더라도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사진/ (사이언스 올제)

현재 종말을 향해 치닫는 지구의 시침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을까. 저자들은 지구의 시간을 오전 4시30분에 비유한다. 10억여년간 번성한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이 멸종을 맞기까지 남은 시간은 30분밖에 없다. 최초의 생명체와 같은 단세포 박테리아가 마지막 생명체로 지구를 지킨다. 오랜 진화를 거듭한 복잡한 생명체가 사라지고 다시 미생물의 시대가 도래한다. 오전 8시가 되면 바다가 증발하고 빙하기를 거친다. 그런 다음 운명의 12시가 되면 팽창하는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바뀌어 지구를 삼킨다. 지구상에 한때 존재한 모든 것들은 흔적조차 없이 녹아버릴 것이다. 태양도 예정된 종말을 피하기 어렵다. 핵융합반응으로 탄소와 질소가 생긴 뒤에 ‘적색초거성’으로 돌변한다. 적색초거성은 지구의 궤도를 넘어 화성 부근에 이를 정도로 커진 다음 폭발하고 만다.

지구의 운명을 바꾸는 시각은 단순한 가설이 아니다. 이미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의 운명이 바뀌었다. 현재 남반구는 지구상에서 얼음상태로 있는 물의 90%를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0여년 동안 수많은 남극 전문가들은 서남극의 빙상이 급속하게 붕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일 결빙 속에 300만km3가 넘는 담수를 간직한 빙상이 완전히 분해되면 지구의 해수면은 무려 5m나 올라간다. 무수한 해안 저지대가 침수돼 몇몇 섬들과 해안지방은 물에 잠긴다. 20억명의 거주자들이 내륙으로 도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물론 빙산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수세기 또는 수천년 뒤의 일이다.

그런 조짐이 서서히 진행된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수십년 동안 해수면이 1m가량이라도 높아지면 조수와 폭우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지역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이 천천히 지속적으로 녹다가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남극을 덮은 얼음의 융해가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단정할 만한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오존층에 생긴 구멍이 남극 대륙의 기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약 3250km2에 이르는 남극의 라슨 B 빙붕이 갈라졌다. 이런 여파로 대륙의 서쪽에서 떨어져 나온 수천개 빙하가 제멋대로 떠올라 남극의 기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남극 빙하가 가라앉으며 생태계 먹이사슬이 깨진다. 일차적으로 수백만 마리의 펭귄들이 서식지를 잃는다. 이들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먹이를 사냥하려고 낯선 곳을 찾다가 포식자들의 사냥권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다가 남극 플랑크톤 양의 40%를 품고 있는 빙하가 침하하면서 먹이사슬이 흐트러져 크릴을 비롯한 소형 어류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먹이사슬 하위단계의 불균형으로 인해 해양 대형동물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게 불보듯 뻔하다. 서남극 빙상의 침하는 지구라는 푸른 행성의 종말을 예고하는 전조일지 모른다.

인류의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사진/ 남극의 빙하 (사이언스 올제)


현재 진행된 서남극 빙상의 붕괴는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지난 1500만년 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동남극 대륙의 빙상도 언젠가는 위험에 노출될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 빙하기에 형성된 북유럽과 북미의 얼음산들은 7천여년 전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서식지 확대로 이어졌다. 이와 동시에 남극 빙관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간활동의 결과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빙하의 침하를 가속시키고 있다. 늦어도 1만년 뒤에 남극의 변화에 따른 지구의 재앙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50억년 동안 수없이 되풀이된 별들의 진화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의 자리는 지구상에서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간이 다른 행성이나 위성으로 옮겨가는 것은 가능할까. 우주 어디엔가 인간이 살아갈 만한 곳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우주로 보낸 다양한 탐사기에 지구의 흔적을 실어보내야 한다. 때론 몇g의 물질에 모든 인간의 DNA 샘플을 넣어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인류의 생존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태양이 커지고 뜨거워지면서 수성과 금성을 삼킨 다음 지구 앞에서 멈출 수 있다. 지구가 태양의 직접적 제물이 되지는 않았더라도 열악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는 없다. 태양이 지구를 삼키면 태양은 지구상의 모든 분자들의 화학적 연결고리를 끊은 다음 각각의 원자를 우주로 내보내 새로운 행성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지구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인류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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