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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3년01월29일 제445호 

눈은 마음의 창

사이언스 크로키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영화 <페이스 오프>는 두 사람의 얼굴이 뒤바뀐 상황을 그렸다. 시한폭탄을 설치한 악당을 체포하기는 했지만 그가 혼수상태에 빠져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없게 된다. 이에 한 형사가 악당의 동생으로부터 정보를 캐기 위해 극비의 성형수술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맞바꾼다. 뒤에 악당은 우연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형사의 신분에서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 반대로 본래 형사는 악당의 입장에서 새로운 수사팀에 쫓기면서도 악당을 잡으려고 힘겨운 추적을 한다. 영화는 극적 효과를 위해 많은 위기 상황과 액션으로 꾸며졌다. 그러나 얼굴이 뒤바뀜으로써 나타나는 본원성의 혼란도 정교한 연기 속에서 미묘한 흥미를 전해준다.

컴퓨터 용어에 인터페이스(interface)라는 것이 있다. 어떤 프로그램과 이용하는 사람 사이의 ‘경계’를 말한다. ‘ㅎㆍㄴ(아래아)글’이란 프로그램은 글을 쓰는 데 사용한다. 그런데 프로그램은 컴퓨터 안에 들어 있어서 직접 들여다볼 수 없다. 다만 이를 실행했을 때 모니터에 나타나는 ‘ㅎㆍㄴ글’ 고유의 화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한다. ‘ㅎㆍㄴ글’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여러 화면을 드러내며 우리와 교호한다. 이런 점에서 인터페이스는 프로그램의 얼굴이다. 프로그램 내부 세계를 담고서 이용하는 사람의 얼굴과 대면한다. 나아가 모니터도 인터페이스의 하나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컴퓨터라도 모니터가 없으면 우리와 대면할 수 없다. 더욱 넓혀본다면 세상 만물의 외관은 모두 인터페이스다. 위의 비유에서 이미 나타났듯 우리의 얼굴도 인터페이스에 속한다.

인터페이스는 이처럼 두개의 세계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어떤 대상에 담긴 내부세계와 이를 둘러싼 외부세계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두 세계를 각각 살펴보면 흔히 네트워크라는 ‘그물구조’가 발견된다. 컴퓨터 본체를 열면 엄청나게 복잡한 회로망이 눈에 띈다. 동물의 뇌는 더 복잡하다. 컴퓨터 회로망은 아직도 2차원적 배열에 지나지 않지만 뇌의 신경세포는 3차원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외부세계 또한 같다. 동물계·식물계·생태계 등 몇 가지만 살펴봐도 곧 이해된다. 이런 그물구조들이 더 큰 범위에서 서로 연결되면 어떤 구조가 될까 그런 구조체가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구현된 것이 인류 최대의 발명이라는 인터넷이다. 그리고 인터넷에 연결되는 단위체로서의 각 그물구조는 인트라넷(intranet)이다. 그리 길지 않은 세월 속에 이뤄진 인터넷의 놀라운 발전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지금껏 본 것처럼 그 원형은 이미 자연계 곳곳에서 운행되고 있었다.

근래 <페이스 오프>에서와 같은 수술이 실제로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까지 성형수술은 부분적으로만 이뤄졌다. 그런 정도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적잖은 변화를 겪는다. 만일 얼굴 전체가 바뀌면 영향력은 얼마나 클지 자못 궁금하다. 그런데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성형수술이 있기 전에도 겉모습보다는 마음을 살피며 대면할 것이 권장되었다. 아마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얼굴이라는 인터페이스가 제아무리 바뀌더라도 마음의 창인 눈이 있는 이상 바람직한 인트라넷의 중요성은 변함없이 강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종숙 ㅣ순천대학교 교수·이론화학 jsg@sunchon.sun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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