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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3년01월08일 제442호 

휴대폰 도청은 불가능?

<고종숙의 사이언스 크로키>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과학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베풀었다. 그런 도움들은 예전에는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런 점에서 과학의 발전사는 가능성의 확대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가능성이란 것은 어떤 관념의 한쪽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뒤집어보면 불가능성이 드러난다. 에너지보존법칙을 한번 살펴보자. 이는 “우주의 총 에너지는 일정불변이며 어떤 변화에서도 창조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가리킨다. 이 법칙을 토대로 우리는 태양·수력·화력·원자력 등의 다루기 곤란한 에너지를 우리에게 아주 편리한 전기에너지로 ‘변화’시켜서 사용한다. 그 결과로 전기·전자 문명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그러나 변화과정에서 에너지는 결코 공짜로 창출되지 않는다. 입력보다 많은 출력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과학사를 돌아보면 불가능을 추구한 허황된 꿈에 관한 사례가 참으로 많다. 에너지보존법칙을 거역하면서 ‘무’로부터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소망도 한 예다. 이런 소망을 이룰 기계를 정식으로는 ‘제1종 영구기관’이라고 한다. 이 가상의 기계는 외부에서 아무런 힘이나 연료를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작동한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지만 정말로 진지하게 일생을 바쳐 연구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에 에너지보존법칙이 확립되자 모든 헛된 노력은 자취를 감췄다. 한편 ‘제2종 영구기관’은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위배되는 기계를 가리킨다. 이 기계는 에너지를 ‘무’가 아니라 ‘유’로부터 얻고자 한다는 점에서 제1종 영구기관과 다르다. 곧 적어도 이 점에서는 일단 합격이다. 그러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쪽이 아니라 ‘감소’하는 쪽으로 기계를 작동하려는 시도가 잘못이다.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분산’을 뜻한다. 자연적 과정에서 에너지는 늘 분산되려고 할 뿐 집중되지 않는다. 그릇의 뜨거운 물을 그대로 두면 ‘열’이라는 형태로 있는 에너지가 그릇과 공기 중으로 분산된다. 그에 따라 물의 온도는 낮아진다. 물의 온도를 다시 높이려면 물보다 뜨거운 불로 데워야 한다. 그러나 이때 물은 물론 그릇의 온도도 불꽃보다 높이 올라갈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불의 열은 물로, 물의 열은 그릇과 공기 중으로 퍼진다. 이처럼 “에너지는 언제나 흩어지려고 하며 한번 흩어진 에너지는 다시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 엔트로피 증가법칙이다. 이 때문에 모든 엔진은 ‘고온→엔진→저온’의 방향으로 작동한다. 한마디로 배기가스의 온도가 엔진 내부의 온도보다 높을 수는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휴대폰의 도청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며 실제로 도청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정부와 이동통신업체에서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가능했지만 디지털로 바뀐 뒤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도청 불능의 통신 형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실험에 의하여 가능성이 사실로 입증되었다. 모순의 어원인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도청과 보안의 세계에 완벽이란 없다. 누군가는 심지어 “위증이라면 처벌받겠다”고도 했다는데, 과학적 결론은 법정에서 가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 또 하나의 무의미한 노력을 계속할 게 아니라 인정할 것은 솔직히 인정하고 바른 대책을 찾아감이 현명하다.

순천대학교 교수·이론화학 jsg@sunchon.sun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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