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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2년04월24일 제406호 

미래의 감옥이 궁금한가요

정재승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일러스트레이션/ 차승미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범죄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7% 정도씩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 까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다. 먼저 미국 경제가 괜찮게 굴러간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최고의 호황을 누렸고 부시 행정부 이후에도 다소 위태로운 상황은 있었으나 어찌 됐든 괜찮게 굴러가다 보니 범죄를 저지를 일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리라. 어떤 사람은 최근 몇년 사이 경보장치가 눈부시게 발전했고, 대중화하였다는 것도 범죄율 감소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하나의 그럴듯한 설명은 ‘미국 경찰들이 너무 사람들을 교도소에 집어넣어 범죄를 저지를 만한 사람들이 모두 감옥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죄지을 사람이 사회에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는 현재 미국 감옥에 수용된 재소자 수가 무려 3500만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1950년대보다 무려 4배나 증가한 수다. 미국 인구가 대략 3억명 정도니까, 15% 가까운 사람들이 감옥에 있는 셈이다.

아무리 경제가 호황이라고 해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갈수록 심해지고, 세상이 좀더 복잡해질수록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런 탓에 ‘감옥’의 역할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감옥은 단지 ‘체벌의 공간’이나 피해자의 복수심을 충족하기 위한 ‘고통의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사회로 돌아왔을 때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역할과 의무를 수행할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에는 감옥이 어떤 형태로 바뀔까? 공상과학(SF) 영화를 보면 미래의 감옥은 지금보다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경우가 많다. <데몰리션 맨>에는 ‘냉동감옥’이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사람을 얼려 80년씩 냉동 보존하면서 뇌에 호르몬을 주입해서 성격을 바꾸는 프로그램을 돌린다. <페이스 오프>에 나오는 교도소는 감옥 바닥이 철로 돼 있고 재소자들의 발에 전자석으로 만든 사슬이 채워져 있다. 화성에 감옥을 만들어 범죄자들을 화성으로 보내는 설정의 영화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탈출할 엄두를 못 내도록 사막 한가운데 교도소를 짓자는 의견이 있었다.

현재 미국에는 미래감옥으로 선보인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1981년 워싱턴DC에 있는 여성 교도소의 한 재소자를 우연한 기회에 맹도견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고 한다. 실제로 이 훈련은 상당히 힘든 일이었는데(훈련받은 개 20마리 중 한두 마리만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개를 키우고 훈련시키면 사람의 정서가 순화되어 재소자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뒤 재소자들이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프로그램들이 조금씩 늘어나기도 했다.

다른 하나로 현재 유럽의 잘사는 나라에서 시행하는 방법이다. 먼저 교도소가 매우 깨끗하고 마치 학교 기숙사처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다.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고 운동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시설이 너무 좋으면 사람들이 죄를 마구 지을 것 아니냐고? 그런데 이 시설에는 곳곳에 외로움이 배어 있다. 사람들과 자주 접촉할 수 없게 만들어놓았을 뿐 아니라 <시사매거진 2580> 같은 (자기 동료들이 나오는) 사회고발 프로그램만 보여준다. 생활 자체가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애정과 소중함, 더불어 사는 사회의 고마움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외로운 천국보다 북적이는 지옥이 낫다”는 스위스의 속담에서 힌트를 얻었다고나 할까?

미래감옥이 전과자를 위험인물로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진정으로 교화하는 ‘믿을 만한 감옥’이 되면 좋겠다.

고려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jsjeong@complex.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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