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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2년04월17일 제405호 

사이보그가 된 ‘엽기 과학자’


일러스트레이션/ 차승미


지난해 한 과학잡지에서 ‘엽기적인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과학분야에서 발견되는 ‘엽기’의 징후들을 정리해달라는 원고청탁을 받았다. 기획의 발단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빅히트가 아니었나 싶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기획인 것 같아 글을 쓰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엽기적인 과학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것이었다. 도대체 엽기적인 과학자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것일까? 그때 원고 청탁을 한 기자가 가장 먼저 예로 든 과학자는 케빈 워릭 교수였다.

지난해 내한하기도 했던 그는 영국 리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의 인공두뇌학과 교수이자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그는 1998년 8월 자신의 팔에 실리콘칩을 이식해 9일 동안 장착하고 있으면서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직접 실험해 전 세계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가 장착한 실리콘칩에는 전기 코일이 달려 있어 라디오파를 받으면 전류를 발생시켜 실리콘칩으로 하여금 독특한 파를 만들어내도록 디자인돼 있다. 그래서 그가 자신의 연구실 문에 다가가기만 해도 이를 포착한 센서로 인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연구실 불도 켜지게 하면서 읽지 않은 이메일이 몇개나 되는지 알려준다.

연구실 불을 손으로 켜기 귀찮아서 팔에 실리콘칩을 이식하다니! 물론 그가 이런 실험을 하는 것은 이런 까닭 때문이 아니다. 인간과 기계의 커뮤니케이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기계나 인간의 신경회로는 모두 전기적인 신호라는 같은 언어를 쓰기 때문에 정보 교환이 가능할 수 있다. 그는 그러한 가능성을 알아보려 한 것이다.

그런 그가 최근 다시 손목 신경에 실리콘칩을 집어넣었다고 한다. 방송에 따르면, 워릭 교수는 옥스퍼드 래드클리프 병원에서 자신의 왼쪽 손목에 가로 세로 각각 3mm 크기의 실리콘칩을 이식하고, 이 칩에서 나온 머리카락 굵기의 전극 100개를 주변 신경과 연결하는 시술을 2시간에 걸쳐 받았다고 한다. 워릭 교수는 이 장치를 통해 고통이나 분노 같은 감정까지도 전송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기신호 해석이 척추손상 등으로 인한 신경마비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연구에 회의적인 연구자들도 많다. 그들은 하나의 신경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는 현재의 과학기술로 포착할 수 없을 만큼 미약하다고 주장하면서 워릭 교수의 실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의 한 교수는 이러한 실험이 “바퀴벌레나 파리 등 단순한 신경체계를 가진 생명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본 후 인간에게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워릭 교수는 한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실험에 왜 동물을 이용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영국에서는 동물보호협회의 힘이 세서 동물실험이 오히려 더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아내의 팔에도 같은 칩을 이식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상대방이 느끼는 감촉과 감정을 서로 느낄 수 있는지 실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과연 엽기적인 과학자일까, 열정적인 과학자일까?

고려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jsjeong@complex.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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