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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2년04월10일 제404호 

애완동물인가 수난동물인가

정재승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일러스트레이션/ 차승미


“사랑에 빠지려거든 개를 키워라.” 이 개장수 같은 이야기를 한 사람은 영국의 한 심리학자다. 그가 영국 심리학회지에 제출한 논문에 따르면, 평소 개를 데리고 다니면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올 확률이 10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이 여성심리학자가 직접 1주일 동안 개를 데리고 다녀본 결과 156명의 남자가 개에 관한 이야기로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남자가 개를 데리고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지나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도 말을 걸기란 쉽지 않은데 이때 개가 좋은 매개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이 논문의 결과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 정도로’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과연 어떤 애완동물을 키우게 될까?

우선 로봇 애완동물이 인기를 끌 것이다. 2년 전 일본 소니사에서 만든 로봇 개 ‘아이보’는 꽤 비싼 가격임에도 나오자마자 3만여개가 팔렸다. 아이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완구업체 반다이에서는 로봇 고양이를 만들어냈고 로봇 물고기도 등장했다. 로봇 물고기는 등지느러미에 태양전지가 달려 있어 빛만 있으면 수영을 하고 어항 벽에 부딪히면 자동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물고기 외에도 해파리, 새우, 게 로봇도 앞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노인을 돌보는 애완용 로봇도 나올 계획인데, 주인의 행동과 말에 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병원으로 전송해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중이다. 아직은 장난감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진짜 그럴듯한 로봇 애완동물이 쏟아져나오지 않을까 싶다.

유전자 조작된 ‘주문형 애완동물’도 조만간 선보일 것 같다. 예를 들면 개나 고양이 털에 사는 벼룩은 아기에게 해롭기 때문에 아기를 키우는 집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털이 없는 강아지’나 ‘벼룩이 살지 못하는 털을 가진 강아지’를 키우려고 할 것이다.

또 언젠가는 “털이 하얗고 머리에는 사슴뿔이 달린 마르치스를 하나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유전공학 회사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그런 동물을 만들어줄 날도 올 것이다. 앞으로는 길거리에서 ‘코끼리 코를 가진 고양이’나 ‘기린 목을 가진 치와와’와 마주칠지 모르니 놀라지 마시라. 그런 동물을 데리고 다니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다 말을 걸 것이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온도나 습도, 날씨를 자동으로 관리하고 조절하는 시스템을 집집마다 설치할 수 있어서, 팬더나 코알라처럼 지금까지는 집에서 키우기 어려웠던 동물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집에 컴퓨터로 제어되는 ‘작은 동물원’이 하나 생기는 셈이다. 마이클 잭슨 집처럼.

미래 애완동물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았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만은 않다. 마당 없는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그 자체로 ‘폭력’이라고 믿는 내겐 더욱 그렇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인간 중심적인 애완동물 키우기’가 될까봐 걱정이다. 아파트는 더 많이 생기고 개나 고양이가 뛰어놀 공간이 점점 줄어들 미래. 앞으로도 ‘동물들의 수난시대’는 계속될 것이다.

고려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jsjeong@complex.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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