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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2년03월20일 제401호 

‘오픈 DVD’를 아시나요?

암호화 프로그램 풀어낸 복제 DVD… 업체는 ‘일회용 DVD’ 상용화 예정


사진/ DVD는 비디오테이프를 골동품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DVD는 안방극장으로 실현하고 있다. (이코노미21 이주노 기자)


머지 않아 VCR 테이프를 대체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DVD의 4대 특징이라면 고화질·고음질·대용량·다기능이다. 화질이나 소리는 기존의 비디오테이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명료하고 풍부하다. 그리고 이전의 VCR에서와 같이 특정한 장면을 찾기 위해 조그셔틀을 돌려가며 화면을 뒤져볼 필요도 없다. CD에서 특정한 곡을 고르듯 한번에 옮겨갈 수 있다. 자막도 원하는 형식대로 볼 수 있다.

원래 DVD에 담긴 내용은 CSS라고 하는 아주 단단한 암호화 프로그램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거의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즉 특정한 암호가 없으면 그 내용을 읽을 수 없도록 고안되었다. 암호는 약 5바이트(40비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을 깨려면 엄청난 파워의 슈퍼 컴퓨터를 동원한다고 해도 며칠이 걸린다. 그래서 겨우 몇만원짜리 DVD를 불법복제하기 위하여 시간당 수백만원의 슈퍼컴을 빌려다 쓸 바보는 없었기에 이 사업은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 암호체계는 1999년 노르웨이의 MoRE(Master of Reverse Engineering)라는 해커팀에 의해서 산산조각 났다. 그 중 이름을 밝힌 한 명은 존 요한센이라는 청년인데 이들이 사용한 방법은 사실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리얼네트워크사의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


사진/ MIT 대학원생이 Perl코드로 <매트릭스> DVD를 해독한 모습.


현재 DVD를 구동할 수 있는 각 프로그램이나 기계는 약 400종 정도가 있다. 예를 들면 WinDVD, ATIDVD, COMPAQ DVD 등인데, 각 DVD에는 이들 프로그램이나 기계에 맞추어 따로 작동할 수 있는 약 400개의 암호키가 내장되어 있다. 애당초 DVD의 암호화 방식은 완벽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 그런데 한 업체가 그 암호키를 관리하는 데 커다란 실수를 하는 바람에 해커들의 침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마치 수십만원짜리 특수 자물쇠로 문을 잠근 뒤에 그 열쇠를 그 문에 걸어두는 격이었다. MoRE 해커팀이 리얼네트워크사의 XingDVD 프로그램은 암호키를 조작없이 그대로 기록한다는 엄청난 사실을 알아낸 것이었다. 따라서 무심코 저장한 XingDVD사의 암호화키로부터 다른 DVD도 줄줄이 풀렸다.

요한센과 두 해커는 이 허점을 이용해 다른 나머지 약 170종의 DVD 프로그램의 암호도 풀 수 있는 60K바이트 정도의 프로그램인 DeCSS(CSS해독기)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공개 이후 이 DeCSS는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갔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쓰면 대부분의 DVD의 내용을 다른 형식의 동영상 파일로 복제할 수 있다. 이 엄청난 일에 미국영화인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가 발끈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한센과 그 친구들의 주장은 “단순히 DVD를 Linux에서 돌려 볼 수 있도록”하기 위한 방편으로 내부를 수정한 것이므로 죄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DVD 관련 사업체는 이미 DeCSS를 공개한 미국 내 사이트를 포함하여 무려 72명을 디지털 밀레니엄법(Digital Millennium Act)위반으로 법원에 제소해둔 상태다. 이러는 중에 요한센은 지난해 노르웨이 당국에 의해서 체포되었고, 해킹방지법 위반으로 고발되어 적게는 6개월 길게는 2년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분개한 전세계의 LINUX 사용자와 공개코드 지지자들은 요한센의 석방을 위해 지난 2000년도 리눅스월드 대회장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하였다.

DeCSS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들은 비싼 DVD를 대신해 이를 복제한 Divx이라는 동영상 형식으로 얼마든지 고급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현재 DVD에서 복제된 Divx로도 2시간 정도의 영화는 공CD 한 장에 들어갈 수 영화동호회를 중심으로 맹렬한 속도로 번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불법이다. 마치 음반산업에서 MP3파일의 유통과 같다고 보면 된다. 사실 Divx 양식의 원래 목적은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DVD 판매시스템의 일종이었다. Divx의 판매전략은 50만원 정도의 Divx플레이어를 산 다음,플레이어를 Divx 배달업체와 모뎀으로 연결하고, 영화를 신청하면 이틀에 걸쳐 그 영화만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번거로운 과정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불법복제 때문에 골치 아픈 업계에 새로운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몇 번 보고 나면 저절로 내용이 없어지는 ‘일회용 DVD’인 것이다. 일회용 매체는 음반업체들의 오랫동안의 소원이었다. 사실 1997년에도 네덜란드의 한 회사에서 일회용 CD를 만들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 원리는 CD 위에 아주 얇은 화학소재의 막을 입히는 것이다. 모든 CD 재생기는 레이저를 쏘여 읽는 형식인데, 이 특수화학약품을 레이저가 몇 번 쏘면 그 막이 변형을 일으키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막의 두께를 이용하면 몇 번 재생을 허락할 것인지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 막을 어떻게 균일하게 입히는가 하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에서 풀리지 않는 매듭은 없었다. 머지 않아 일회용 DVD 기술이 특허를 받아 곧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한다.스펙트라디스크(SpectraDisc)사는 DVD 위에 아조벤젠막을 입힌 DVD를 만들었다. 이는 개봉하는 순간부터 공기와 접촉하여 그 막이 손상되기 시작하면서,특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거의 볼 수 없는 수준의 DVD가 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개봉한 뒤 재생시간을 제한하는 안정적인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제 DVD를 개봉하기 전에 매우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일회용 음악 CD도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스펙트라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틀 동안 무제한 볼 수 있는 DVD 하나의 가격은 약 2.5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다.

DVD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문제는 이것이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전의 Divx의 경험으로 볼 때 재생 횟수가 한정된 매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러나 DeCSS 해독에 대한 대응이 완성되고 DVD의 가격이 올라간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DVD를 빌려주고 이것을 대신 수거해주는 업체측은 “지금 DVD를 대여한 다음 이를 다시 수거해오는 비용이 개당 33센트 수준이다. 그런데 스펙트라의 일회용 DVD 디스크가 이보다 더 싸게 하기 힘들 것”이라며 경제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또 환경주의자들은 그런 식으로 버려지는 일회용 DVD, 특히 그 표면에 상당히 위험스런 공해물질을 입힌 엄청난 양의 일회용 디스크가 마구 버려지는 것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고 있다.

노르웨이 해커들에서 시작된 DVD전쟁은 불법 Divx 파일 복제를 거쳐 일회용 DVD에 까지 이르렀다. 최근에는 개봉관에 디지털 캠고더를 들고 가서 찍은 뒤 이를 Divx 파일로 만들어 공개하는 일도 벌어져 극장 입구에서 입장객의 몸수색을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더욱 놀랍게도 올 초에는 DVD를 풀 수 있는 단 7줄짜리 Perl 프로그램이 MIT 2학년 학생인 케이츠 윈스타인이 만천하에 공개했다. 코드 내용은 매우 교묘해 그것이 저작권법을 어기는지에 대한 판단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 DVD전쟁은 바야흐로 제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조환규/ 부산대 교수·컴퓨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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