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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2년02월19일 제397호 

도로에 지능을 심는다

합리적 도로 운용을 위한 첨단 기법들… 휴대폰 이용·E-ZPass 카드 등 도입



아무리 도로를 확충해도 명절에는 어김없이 귀경전쟁이 벌어진다. 마차, 자동차 같은 탈것이 발명된 이래 가장 그 진화의 속도가 더딘 게 도로사정일 게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교통상황이 바로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지표가 된다. 교통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전국 교통혼잡비용이 무려 19조5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은 자동차 안에서 운전자가 대기하는 시간이 1982년에 11시간이었는데 지금은 무려 3배가 훨씬 넘는 36시간이라고 한다. 우리도 미국의 36시간보다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도로사정이 미국보다 훨씬 열악한 탓이다.

미국은 세계 제1위의 공해물질 배출국가라는 불명예에 시달린다. 그것도 따지고보면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비롯된다. 전 미국 일산화탄소 배출량의 58%, 질소화합물의 30%, 휘발성 유기물질의 27%의 주된 원인은 자동차 배기가스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은 이전과 같은 마차나 개썰매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는 현실성이 없다. 다른 방책으로 자동차세나 주행세를 올리는 방법이 있지만 대중의 엄청난 저항에 부닥칠 게 틀림없다. 따라서 유일한 현실적인 대책은 저공해 자동차를 개발하거나 또는 기존의 도로를 합리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도로연장이나 포장률이 각각 3%, 10% 미만이면서 자동차증가율은 매년 약 17%에 이르는 국가라면 합리적인 도로운용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어떤 자동차가 어느 도로에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로 귀결된다.

자동차 위치·속도를 감지하는 기법


사진/ 고속도로의 통행량과 속도를 파악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첨단 장치들. 정보고속도로(왼쪽)와 휴대폰 신호등(왼쪽).


교통상황을 가장 단순하게 파악하는 방법은 도로 위에 설치된 무인카메라를 이용해 센터에서 훈련된 전문가가 일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지금의 교통방송에서 하는 방식인데, 때로는 이런 정보로 인해 역설적인 상황도 생긴다. 예를 들어 어떤 도로가 아주 한가롭다는 정보가 라디오를 통해서 모두에게 전달될 때에는 이미 그 도로방향으로 수많은 자동차가 몰려가고 이 때문에 엄청난 정체가 생기게 된다. 운전자들이 경험상으로 이야기하는 “밀리더라도 끝까지 넓은 도로를 고집하라”는 말은 이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 자동차의 위치를 모두 파악해서 전체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지능형교통체제(ITS)의 핵심이다. 문제는 어떻게 수많은 자동차의 위치와 속도 등을 감지하는가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우리나라와 일본, 영국, 프랑스 등처럼 도로에 루프검사기(Loop Detector: 도로에 1cm 안팎의 흰색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를 이용해 그 위를 자나가는 자동차 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측정한 정보를 곧바로 라디오를 통해 운전자들에게 전달해 대략적인 도로의 정체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는 획기적인 한 가지 방법은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이용하는 것이다. 휴대폰은 켜져 있는 동안에는 항상 근처의 기지국과 교신을 해야 하므로 이 정보를 이용하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01년 10월부터 법이 개정되어 모든 이동통신 회사는 미국식 응급전화인 911요청을 한 휴대폰의 위치를 파악하여 관계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높은 빌딩이 있는 도심에서 휴대폰의 신호를 사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일은 오차가 큰 작업이므로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기술이 사용된다. 먼저 휴대폰을 시험용 자동차에 싣고 도심의 모든 지역을 다니면서 각 기지국에 감지된 휴대폰 신호의 특정한 형태(fingerprint)를 기록한다. 휴대폰 신호는 빌딩의 위치에 따라서 반사가 되기도 하고 굴절이 되어 특정한 패턴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빌딩 사이에 들어가거나 교차로에서 감지되는 신호는 그 세기가 다르다. 이 신호를 모두 그것이 측정된 위치와 묶어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후 각 휴대폰에서 감지되는 신호를 기존의 데이터베이스에 검사하면 역으로 각 위치가 파악된다. 이 작업을 분당 수회에 걸쳐 반복 시행하면 최종의 정확한 위치가 파악되어 해당 운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게 된다.

이런 방식은 현재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에서 연구중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획득된 자료에는 운전자의 위치뿐만이 아니라 운전자들의 특성도 모두 기록되어 도로통제나 교통정책수립에 유용한 자료가 된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는 휴대폰이 있는 근처의 3개의 기지국으로부터 삼각측량법을 사용하여 위성항법장치(GPS)와 유사한 방법으로 자동차의 위치를 감지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휴대폰을 이용하는 방식에는 아직도 그 실용성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 그리고 GPS를 이용한 전통적인 방식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방식은 인공위성 신호의 정밀도에 전적으로 의존해 기존의 디지털 지도와 적절히 결합하여 길 찾는 데에는 사용될 수 있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오차의 한계가 15m에 이르는 문제와 터널에서의 처리에 어려움이 따르고 위치정보를 종합해 전체적인 교통통제에 활용되기까지 난관이 수두룩하다.

도로의 합리적 운용을 위한 다른 한 가지 방식은 뉴욕에서 시행중인 E-ZPass 카드이다. 이 방식은 사용자의 자동차에 특정한 신호를 내는 카드를 장착하고 거리를 다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카드를 장착한 자동차가 도로 주위에 설치된 카드인식기를 지나칠 때마다 각 자동차의 개별정보가 입력된다. 이 방식은 이전부터 톨게이트에서 요금 자동정산 방식에 사용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방식을 채택해 톨게이트에서의 정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정산된 요금은 월말에 일괄적으로 청구된다. E-ZPAss카드로 뉴욕의 400만 자가운전자들은 이전에 비해서 상당히 나은 도로상황을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한 가지 단점은 짧게는 400m부터 길게는 2km에 이르는 단위마다 한대씩의 카드인식기를 설치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와 같은 환경에 설치되면 모든 과속차량을 완벽하게 추적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교통정보 제공하는 거대 IT시장 형성

앞으로 교통정보는 매우 새로운 IT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큐(Cue)사는 매달 10달러 정도의 비용을 받고 운전자들에게 개별적인 도로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여 보내면 큐사의 컴퓨터로 계산된 가장 적절한 길을 합성된 음성을 통하여 알려준다. 예를 들어 “다음 맥도널드 가게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들어가시오” 식으로 친절하게 개인별 안내방송을 해준다. 향후 음성인식 기술이 발달하면 대화형 도로안내시스템도 가능할 것이다. 남은 문제는 자동차의 위치정보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에 있다. 모든 운전자의 운전정보가 자동차 보험회사, 시장조사 등에 오용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만일 각종 불법행위(과속, 주정차위반)에 대한 정보가 교통정보회사에서 경찰에 넘어간다면 엄청난 재난(?)이 일어날 것이다. 이를 해결할 한 가지 방법은 개별식별장치를 탑재한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그 차액을 국가에서 대신 부담해도 좋을 듯싶다.

조환규/ 부산대 교수·컴퓨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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