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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 2002년01월23일 제394호 

천재 수학자의 감동적 인생

정재승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일러스트레이션/ 차승미


비범한 수학적 재능과 정신분열증이 가져다준 정신적 고통을 동시에 감내해야만 했던 ‘게임이론의 대가’ 존 포브스 내시 주니어. 요즘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올해 골든글로브에서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3월에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존 내시 교수는 1948년 수학계에 홀연히 나타나 현대 경제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게임이론의 수학적 기초를 정립하는 논문으로 학계를 놀라게 했다. 프린스턴대학 박사과정 재학 당시 학위논문으로 제출된 27쪽짜리 이 논문을 썼을 때 그의 나이는 21살. 그의 업적은 계랑경제학, 대수기하학, 비선형 동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저명한 기하학자 미하일 그로모프의 말대로 21살에 이미 ‘20세기 후반 가장 주목할 만한 수학자’가 되었다.

사회적 행동이 게임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착안한 사람은 존 폰 노이만으로, 그는 경제적 선택을 제로섬 게임에서 ‘이익추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문제’로 보았다. 그러나 내시는 상호이익의 가능성이 있는 게임이론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모든 행위자가 저마다 경쟁자의 전략에 최선의 대응을 하기만 하면 되며, 탈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과정이 유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정교수가 되기 직전인 서른살 무렵, 그는 갑자기 ‘정신분열증’이라는 고독하고도 괴팍스런 병마의 덫에 걸려 편집증적인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교수 휴게실에 <뉴욕타임스>를 들고 나타나 신문 1면 왼쪽 위에 자기만이 해독할 수 있는 다른 은하계 거주자가 보낸 암호문이 실려 있다고 외치는가 하면, 프린스턴대학 구내를 배회하며 빈 강의실 칠판에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자들을 적어놓곤 했다.

90년대 초반, 35년간 그를 괴롭혀온 정신분열증이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199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그의 삶은 극적으로 정상 궤도로 귀환하게 된다.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가 내시 역을 연기한 <뷰티풀 마인드>는 그 어느 소설보다도 드라마틱한 내시의 삶을 진지하면서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영화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뉴욕타임스> 기자 실비아 네이사가 쓴 동명의 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시의 삶을 감동적인 드라마로 풀어낸 이 전기는 전미비평가협회 전기상, 론-풀랑 과학도서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폭넓은 찬사를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아름다운 정신>(승산 펴냄, 2000)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냉철한 수학의 세계와 비극적인 광기가 어우러질 영화 <뷰티풀 마인드>. 흥행에 목숨을 건 할리우드에서 수학자의 삶이 영화화됐다는 사실에 자못 놀라며, 조심스럽게 영화를 기대해 본다.

고려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jsjeong@complex.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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