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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칠 줄 모르는 유가 급등, 그 향방은?

부시 행정부와 투기 금융 자본의 농간으로 유가 급등 초래

유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6일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하고 필요시에는 5월 이후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급상승세는 이어지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17일 장중 배럴당 57 달러를 돌파하기도 하였고 18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56.72 달러)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유가 급등세의 기본 요인으로는 원유 시장에서의 수급상의 불균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미국의 성장세 지속으로 원유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이에 반해 OPEC를 중심으로 하는 산유국의 원유 공급이 팽창하는 원유 수요에 원활히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OPEC 내부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의 친미 성향 국가와 이란, 베네주엘라 등 반미 성향 국가로 분열되어 유가 급등에 효율적이고 통일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의사 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북동부 지역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난방유를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증대되었고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기초로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겠다고 나서면서 원유에 대한 가수요가 커진 것도 유가 급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유가 급등은 이러한 순수한 수급상의 논리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도리어 지금의 유가 급등은 국제 투기 금융 자본이 세계적인 달러 약세 기조 속에 투자의 대상을 원유 상품 시장으로 집중시키면서 가격에 거품이 발생한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고 사료된다.

최근 유가 급등에 대해서 중국의 고도 성장세로 원유 수요의 확장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원유 공급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과잉 수요론의 만연은 국제 투기 자본이 원유 상품 시장에서 자신들의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

엄밀히 볼 때 현재 중국의 강력한 성장세는 이미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충분히 예견되었던 현상이다.

또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사실은 미국 부시 행정부의 원유 정책의 편향성이다.

부시 가문은 본래 텍사스 석유 자본을 경제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석유 자본은 군수 자본과 더불어 부시의 강력한 정치적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부시가 석유 자본에 지속적이고 강력한 이윤을 부여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간 급속히 상승한 유가에 대해서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역대 행정부와는 달리 매우 온건하고 유화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부시 행정부는 금년 들어서도 유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미국 경제에 심각한 인플레 압력으로 부각될 조짐을 보이고 나서야 OPEC 내 친미 성향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에 유가 상승을 경고하는 등 매우 안일하고 나태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로서도 그간 석유 자본에 충분한 이윤을 제공했고 현재의 유가 급등세로 향후 미국 경제에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어 원유 수요도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이전처럼 마냥 뒷짐만 지고 바라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OPEC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 역시 그 동안 유가의 상승세를 즐겨 왔지만 지금과 같은 유가의 과도한 급등은 세계 경제에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회복세로 전환하려는 세계 경제를 위축시켜 원유 수요의 감소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이전처럼 마냥 즐거워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국제 유가는 국제 투기 금듕 자본의 높은 수익률에 대한 집요한 집착을 감안할 때 배럴당 60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결국은 과도한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2/4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원유 비수기인데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할 경우 OPEC 내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인 친미 성향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발빠른 증산이 단행됨으로써 유가는 약세(배럴당 45-55 달러대, 평균 49 달러)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3/4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원유 수요가 증대되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으로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는 틈을 탄 국제 투기 자본의 준동으로 유가는 상승세(배럴당 50-60 달러대, 평균 52 달러)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4/4분기에는 동절기의 한파를 염두해 둔 국제 투기 세력의 원유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유가는 또 다시 60 달러를 돌파하는 초강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각국의 통화 당국이 유가 급등과 성장세 지속에 따른 인플레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킴으로써 원유 수요가 완화되고 달러 가치의 하락세도 진정되면서 유가는 초강세 국면을 마무리짓고 일정한 상승세(50-65달러대, 평균 54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튼 부시 행정부의 등장과 재집권으로 인류 공동체와 한반도는 반테러리즘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전쟁의 고통과 위기로부터 한시도 벗어날 수 없었다.

사실 부시 행정부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반테러리즘 전쟁도 그 주된 맥락은 중동 지역 등의 석유 자원에 대한 장악력을 높임으로써 미국의 주도력을 공고히 하려는 세계 패권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부시 행정부의 권력 기반인 석유 자본의 배를 살찌우고 이에 편승하려는 세계 투기 금융 자본에 의해 인류 사회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와 경제 성장세 둔화 압력으로 또다시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하니리포터 이용길 기자 yongkillee@korea.ac.kr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yongkillee.do)

편집시각 2005.03.22(화) 14:0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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