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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교민사회의 비극

아르헨티나는 지금 외부와 내부에서 중병을 한꺼번에 앓고 있습니다.외부로는 디폴트로, 내부에서는 굶주림과 경제공황으로 삶이 많이 피폐해진 상태에 있습니다.

지난해에 발생했던 냄비시위는 미국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상징적인 시위로 변했습니다. 앞으로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반세계화, 반미시위는 냄비시위로 표준화하자는 말도 있습니다. '모두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본받자'라는 표어를 내걸 정도라고 하니...오 아르헨티나여...

현재 아르헨티나의 모든 주에서 굶주리는 사람은 많지만 가장 위급한 주는 뚜꾸만 주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1만8천명의 힘없고 생계를 유지할 힘과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이 마냥 대책없이 굶기만 하고 있으며 그중 15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이미 목숨을 잃었으며 수많은 어린이들이 신경계가 마비될정도의 영양부족으로 병원에 실려가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현 두알데 대통령의 영부인인 치체두알데가 군대를 동원하여 뚜꾸만주에 어린이들을 위한 위급 구조단을 파견하고 현장에서 일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현지인들만 비극을 맞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그곳에 살고있는 우리 한국교민들도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있는건 마찬가지지요.

일이 없고 수입이 없어 굶주리는 교민들이 있다는 소식은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 때 한인회를 중심으로 각종 교민단체에서 굶주리는 교민들에게 쌀을 나눠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무엇보다도 가슴아픈 일은 2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강도사건입니다.

내용이 무엇이냐구요? 바로 한국사람들이 현지인 강도들과 연계해서 교민사회의 가정집을 털었다는 사건입니다. 강도사건의 주인공들은 3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연관된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현지 경찰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잡힌 교민들은 J 귀국상품의 J모씨, 동료 K모씨 그리고 H 옷가게의 L모씨가 연행되었습니다.

J 귀국상품점을 조사했더니 그동안 강도당한 교민가정집 장물들이 쏟아져 나왔답니다. 경찰말로는 대략 20-30 교민가정이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50가정 이상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중 한 가정은 한인과 연계한 현지강도단에 의해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하니... 그동안 1년6개월여 동안 조사하고 추적한 결과라고 하니 이 나라 경찰들도 많이 부지런해졌다는 생각입니다.

당연히 교민들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그중 J 모씨는 현지 마피아에게 교민사회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책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것은 그는 교회의 집사였다고 합니다. 참...진짜 신앙인이냐 가짜 신앙인이냐를 우선 떠나서 어떻게 강도짓을 하면서 태연하게 신앙인인척 할수있는지 놀랍기만 하다는 사람도 있고 소름이 끼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튼 모두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엄청난 충격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 사건으로 TV 채널 9에서 '한인사회 강도단 두목 검거'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습니다.

두번째는 개고기 문제입니다.

아르헨티나 현지인들이 지극히 싫어하는 것이 바로 '개고기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고있고 또한 외국인들도 개고기를 먹는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이곳은 머나 먼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입니다. 개를 잡으면 신문 1면에 나오고 TV에 방영됩니다.

몇년전 한 교민이 개를 잡는 것을 이웃사람이 비디오로 촬영을 해서 TV와 거의 전 일간지에 "한국인 개를 잡아 먹다" 라고 대서특필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몇년동안 한국인은 야만인, 도둑놈, 탈세하는 민족들의 대표, 현지인을 착취하는 외국인, 더러운인종, 추방당해야 할 사람들, 가장싫어하는 민족 1위에 랭크되었습니다. 현지언론에 그렇게 나왔으니 저도 뭐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과장된 면모도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중국사람들의 만행도 한국사람들이 했다고 현지 언론에 보도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이 나라에서 문화를 존중하고 사람을 존중하고 칭찬받는 한국교민들도 많은데 소수의 이런 사람들로 인해 교민전체가 도매금으로 취급을 받았습니다. 한국어린이들은 현지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따돌림받았고 서러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따돌림 당하고 창피해서 학교 못가겠다고 우는 어린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한국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도 한국사람들을 모두 그렇게 보면 안된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월드컵으로 인해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좋은 쪽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물론 연합뉴스 성기준 기자의 보도를 보셨으리라 생각되지만...) 현지교민사회에서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개고기 판매식당이 대여섯군데가 생겼다고 하는 생각하기도 싫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전해오는 소식은 현지 언론에서 이것을 비밀리에 조사했고 "현지사회에 보도되는것은 시간문제" 라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일이 다시 보도된다면 현지에 교민들이 애써서 심어놓은 좋은 이미지가 모두 사라지고 또다시 교민사회는 혼란과 핍박의 소용돌이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각 단체는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개고기를 절대 먹어선 안되면 식당과 개고기를 파는 사람들은 별도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신문에 호소문을 연일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경제적으로 힘든데 이런 문제까지 생기니 정말 비극이 아닐수 없습니다.

며칠전 한인 1.5세와 2세의 연합 클래식 & 성가 콘서트가 이곳 아르헨티나 제일교회에서 있었습니다. 우리의 다치고 상한 마음을 음악과 성가로 다스리고 한마음으로 현지사회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시간이었으면 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부임하신 대사님도 오셔서 한말씀하시더군요. "비록 현재 교민사회가 많이 뒤숭숭하고 힘들지만 클래식과 성가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하고 진정한 신앙으로 생활해야 하겠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하니리포터 성기성 기자 /sksiskorean@hanmail.net

편집시각 2002.11.28(목) 10:4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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