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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는 '폴란드 정부'(?)

폴란드 정계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국민당 (PSL), 민주좌파연합(SLD), 노동당(UP) 세 정당의 연합정당으로 구성되어있다. 그 3당 연합체계에 금이 갈 수 있는 위기에 폴란드가 놓여있다.

[사진설명] (위)sejm 폴란드 국회의사당/ (아래)현재 정부해산의 위기까지 몰고가게 된 폴란드 에너지 회사 STOEN

지난 주 화요일 폴란드 재무부는 폴란드의 에너지회사 STOEN의 지분 85%를 독일의 RWE plus AG에 팔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 이후 폴란드의 여야정당은 이 결정에 대해 많은 비판을 퍼부었다. 이 에너지업체의 민영화에 대한 논쟁이 정부 해산의 위기로까지 몰고 가게 될 것이라고는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사건이 발단은 지난 주 수요일 폴란드가족연합(LPR)이라는 야당 소속의 하원의원인 가브리엘 야놉스키 씨가 국회 토론회 도중 발언대에 올라가 STOEN사의 민영화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발언대에서 내려오지 않겠다고 단독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계획대로 그는 목요일 새벽까지 약 20시간 동안 시위를 진행하다가 끝내 경찰력이 투입되어 국회 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가게 되었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었다. 야놉스키가 국회 회의장에서 끌려나간지 불과 몇 시간이 안되어, 농민당의 성격이 강한 야당인 ‘자기방어(Samoobrona)’ 당의 당수인 안제이 레페르(Andrzej Lepper)를 비롯한 여러 당원들이 역시 국회 발언대에 올라가 "도둑질을 중단하라! 그 치욕적 매매를 취소하라! 그 일이 진행되지 않는 한 이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재무장관인 비에스와브 카츠마렉이 STOEN사의 민영화 결정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려는 순간 발언대에 우르르 몰려가 시위를 감행하였다.

그 시위는 불과 한시간 반 만에 끝나고 말았지만, STOEN사의 민영화에 대한 국회 토론회는 지방자치선거가 끝난 10월 28일로 연기되고 말았다. 폴란드 언론에 의하면, 자기방어당의 당수 안제이 레페르의 행동은 폴란드가족연합의 야놉스키의 국회 발언대 점거시위가 폴란드 매스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에 크게 고무된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말한 바와 같이 가브리엘 야놉스키는 STOEN의 민영화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던 수요일 발언대에 올라가 20시간 동안 점거하여 국회 토론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그러던 중 목요일 아침 4시 20분께 경찰력이 동원되어 야놉스키 의원을 회의장 밖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하였고, 야놉스키 의원이 경찰들에게 팔과 다리를 붙들려 끌려나가는 모습은 목요일 아침 뉴스시간을 통해 전 폴란드에 공개되었다. 하원 관계자들이 공개한 비디오 테이프에 의하면 경찰들이 야놉스키의 팔과 다리를 잡고 밖으로 끌고 나가기만 할뿐 공격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폴란드가족연합(LPR)측은 알려진 사실과는 달리 경찰들이 국회에 투입되었을 때, 의원들에게 적지않은 물리적 행사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들이 당원들을 행한 물리적 행사가 촬영된 비디오 카세트를 가지고 있었으나, 경찰들이 그 카세트를 파손했다고 덧붙혔다. 그러나 가브리엘 야놉스키 의원 본인은, 그 장면을 촬영한 친구의 감정이 경찰력 투입 사실로 지나치게 흥분되어 단추를 제대로 누르지 않아서 촬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여 상반된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목요일부터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여 발전한다. 폴란드 가족연합은 하원의장인 보롭스키의 해임권을 제출했고, 폴란드의 주요 야당인 ‘시민연대(Platforma Obywatelska)’와 ‘법과 정의’당 역시 이 해임권에 찬성의견을 내놓았다.

폴란드국민당(PSL)의 한 의원은 '폴란드의 이익을 수호하는 하원의원들이 어떻게 대접받고 있는지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을, 하원의장은 두려워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폴란드 가족연합측에서는 '밤 1시 정도에 회의장에서 기자들을 전부 나가도록 한 저의를 설명하라'고 요구했으며, '폴란드가 사회주의 정부에서 민주주의 정부로 개혁한 이후 기자들이 국회 밖으로 추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하원의장은 뭔가 숨기려 하는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STOEN사의 민영화는 폴란드 의원들의 대다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일이며, 재무장관과 하원의장이 그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 국민당과 연합정부를 이루고 있는 민주좌파연합(SLD)측은 물론 하원의장을 변호하고 있다. 민주좌파연합은 폴란드의 대표적인 여당으로 현 폴란드 대통령인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엡스키(Aleksander Kwasniewski)와 국무총리인 레셱 밀레르(Leszek Miller)를 배출한 정당이다. 민주좌파연합측은 그런 폴란드 국민당의 반응에 대해서 만약 폴란드국민당이 하원의장 해임건에 동의한다면 현재의 연합노선을 포기하겠다고 경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사건이 이렇게 되니 한 야당 의원이 단독시위가 끝내 폴란드 정부 해산의 위기로까지 몰고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러 여당세력이 하원의장의 해임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며, 하원의장 보롭스키의 해임건에 대해서 현재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해임권을 제출한 야당측 의원들 중에서도 다수가 하원의장 해임이 가져오게 될 엄청난 결과를 고려하여 해임권을 철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 정부 해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폴란드국민당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토요일 실시된 설문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39%가 정부를 해산해야하는 것에 찬성을 표했고, 근소한 차이인 40가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현재 폴란드 국민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여러 상반된 의견들이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적인 의견은 아직 내보이지 않았다. 정부 해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감수하면서 폴란드 에너지 회사를 민영화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싸움을 계속 벌일 수 있을지 모든 국민들의 관심이 현재 폴란드 국회에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폴란드의 개혁 이후 최대의 정치적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니리포터 서진석 기자/ perkunas@netian.com

편집시각 2002.10.22(화) 15: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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