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error occurred while processing this directive]









하니리포터 > 해외
[동화]축구심판이 된 베이브

필자 주 - 이 글은, 독자 여러분들이 귀여운 아기돼지가 출연하는 영화 '아기돼지 베이브'를 모두 보신 것으로 가정 하여 쓴 것이지만, 혹시 못 보신분이라 하더라도 이해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기돼지 베이브는 '양치기 돼지'입니다. 베이브가 양치기 돼지가 되기 까지, 농장의 가축들과 주인 아줌마로 부터 받아야 했던 비웃음과 놀림이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어려운 시절을 다 보내고, 이제 베이브는 어엿한 양치기 돼지로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베이브는 그런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베이브는 양을 치면서 개, 말, 양, 소 등 농장의 동물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화합하여 지내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베이브 농장에 사는 동물들은 가축들의 화합을 위하여 매년 '농장 공놀이 대회'를 개최 하곤 했습니다. 개, 소, 말, 거위, 양 등 농장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그날 만큼은 모두 힘을 합하여 자신이 속한 종의 우월성을 내보이면서 열띤 경쟁을 치루어 냈습니다.

이 행사는 보통 개들이 주관하는 것이 상례였습니다. 아무래도 주인아저씨의 사랑도 가장 많이 받고 있어서 농장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도 잘 알고, 그리고 모든 동물들의 관리를 맡아서 하는 만큼 동물들 사이에서 입김도 가장 세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라고는 주인아저씨 응접실 외에는 고양이 같은 동물이 그런 큰 행사를 조직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위계 질서적 관계를 떠나서도, 개들이 주관하는 행사는 항상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그 행사에 참여한 동물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베이브도 그 행사에 매년 참가하면서 개들의 능력과 정성에 감탄해 마지 않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개들은 성적도 항상 좋았습니다.

베이브는, 이 행사를 통해 농장의 동물들을 서로 잘 이해 할 수 있고 모두 친밀 해진다는 믿음이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올해 공놀이 대회를 시작할 때는 좀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양들이 농장 공놀이 대회의 조직을 맡겠다고 개들에게 제의해 온 것입니다. 공놀이의 규정을 그대로 준수하면서, 개회의 시작과 마지막, 그리고 행사장 마련과 모든 순서를 양들의 힘으로 치러낼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양순하고 얌전하기로만 알려졌던 자기들도 이런 행사를 통해 농장의 큰일에 참여할 수 있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개들 뿐 아니라, 말이며 소며, 심지어 오리들까지 양들의 제의에 많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양들은 공놀이 대회에서 한번도 제대로 경기를 해 본 일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말이지 농장 뒤편에서 하루종일 풀만 뜯으면서 뒹굴 거리기만 하는 그 순해빠진 것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 전부 의아해 하기만 했습니다. 한달 전에 태어난 농장의 귀염둥이 점박이 젖소는 우리 농장에 양들이 사는 것도 몰랐다고 신기해 했습니다.

사실 양들은 항상 안 보이는 곳에서만 풀을 뜯고 살고 있었으니까요. 주인 아줌마 치마 속에서만 사는 고양이는 양들을 그때 처음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것이 무슨 동물인지 엄마한테 묻자, 주인 아저씨 응접실이 세상의 전부인 엄마고양이는 말했습니다.

"음.... 염소 비슷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구나."

제비뽑기를 통해서, 올해에는 양들이 조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양들은 뛸 듯이 기뻤습니다. 이 농장에서 우리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우리도 그냥 먹고 놀기만 하고 가끔 털만 내주는 그런 약한 동물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 양들의 의지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더 놀라운 일은, 이번 공놀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맞붙게 될 개들과 양들의 경기에서 베이브가 심판을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베이브는 너무 놀라웠습니다. 베이브의 그동안의 노력과 결과가 모든 동물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돼지 중에서 심판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올해 공놀이 대회는 정말 놀라운 일로 가득한 행사였습니다. 정말 농장의 모든 동물이 관심을 가지고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양들의 노력은 정말 놀라왔습니다. 그들은 모든 동물들에게 손수 초청장을 만들어 보냈습니다. 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잔디밭도 가꾸었습니다. 초청 받은 동물들이 경기를 가지게 될 일정도 하나하나 빈틈 없이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베이브 역시 공놀이의 심판을 준비하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베이브가 공놀이의 규칙을 공부 하면서, 배운 것은 공놀이 에서는 모든 동물이 네 발을 전부 사용할 수 있지만, 공을 몰 때는 뒷발만, 슛을 쏠 때는 앞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의 부위는 어떤 것도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외는 오직 머리였습니다. 또 머리 받기를 할 경우에는 앞발을 같이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기술은 오직 개들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개들 에게만 유리하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베이브는 어차피 그 머리받기기술은 개들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개들과 같이 경기를 할 양들은 뒷다리에 힘이 없어서 개들 처럼 높이 뛸 수가 없으므로 머리 받기는 무의미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겼지만, 모든 규칙을 숙지하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마침내 개들과 양들의 경기의 날이 밝았습니다. 며칠 동안 이어질 농장의 축제를 시작하는 경기였던 만큼 농장의 동물들은 물론, 옆 농장의 동물들도 모두 구경하러 왔습니다.

다리가 불편해서 밖에 잘 나오지 않아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암탉 할머니도 병아리들을 데리고 오랜만에 산책 삼아 경기장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옆마을에 아기를 물어다 주던 황새들도 잠시 아기를 옆에 내려놓고 이 농장에 내려 앉았습니다.

황새가 아기들을 돌보지 않고 경기에만 정신을 쏟는 바람에, 옆집에 사는 꼬마는 갑자기 동생이 세 명이나 생기고 말았습니다. 틈나는 대로 아기염소를 물어 가던 마음씨 나쁜 매와 독수리도 이 날 만은 장난꾸러기 쥐들만 잡아먹고, 베이브 농장의 동물들에게는 해꼬지 하기 않기로 작정했습니다. 연못의 개구리들도 응원을 돕고자 열심히 목청을 가다듬었습니다.

베이브는 개들과 양들이 다 모이자, 그 예쁘고 맑은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이런 뜻 깊은 자리에 왔는데, 정말 공정하고 깨끗한 심판을 볼 것이다. 그래서 모든 동물이 화합하는 아름다운 행사를 만들리라....

마침내 호각이 울렸습니다. 개들과 양들은 서로 동그란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전부 개들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양들도 빨리 달리긴 하지만, 개들처럼 재빨리 움직일 수는 없고, 그리고 운동신경도 개들처럼 발달 되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경기 초반에 양들은 개들의 동작에 밀려 잘 싸우질 못했습니다. 양을 밀치는 개도 있었고, 양의 등을 밟고 뛰어 올라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건네 주느라 하얀 털이 피로 물든 양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베이브는 그럴 때마다 매번 호각을 불었습니다.

"다른 편 선수를 아프게 하지 마세요!"

동물들은 베이브의 그런 주의를 눈여겨 듣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관중석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보며 기분 좋아 하는 동물들 까지 있어서, 베이브가 그런 일로 호각을 불 때마다 핀잔을 주기 바빴습니다.

"이봐, 꼬마 심판, 우리 농장의 경기는 항상 그랬어, 양들도 전부 다 알고 경기에 참가하는 거라구!"

베이브는 바보가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양들의 실력도 정말 만만치 않았습니다. 베이브 농장의 동물들은 양들의 괄목할 성장에 입을 다물 줄 몰랐습니다. 정말 하늘을 붕붕 날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개들의 억센 어깨를 밀치고 공을 몰고 질주해 나갔고, 농장의 공놀이 대회를 주최 하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를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날던 독수리들도, 개똥을 밀고 가던 개똥벌레도, 그리고 그늘을 찾아 바쁜 걸음을 움직이던 달팽이들도 그런 양들의 공놀이를 보려고 모두 모였습니다.

그러던 중 개들 몇 마리가 공을 몰고 가던 양 한마리를 포위하여 공을 빼앗아 하늘 높이 던졌습니다. 그리고 개들의 주장 누렁이가 머리 쪽으로 공을 몰기 위해서 뒷 다리에 힘을 주고 하늘로 껑충 솟아 올랐습니다. 저것은 머리받기의 동작이었습니다.

뒷다리에 힘이 없는 양들은 저만한 동작을 해낼 수 없으므로 저것은 양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기술 이었습니다. 오직 개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공이 충분이 높이 올라가지 않아서 누렁이의 목덜미 까지 밖에 올라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그 공이 무슨 힘을 얻었는지 하늘로 치솟으면서 누렁이의 머리에 닿았습니다. 순간 베이브는 호각을 급하게 불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양들과 다른 개들은 모든 동작을 멈추었지만, 머리받기를 시도 하던 누렁이의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모든 관중은 베이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올해 공놀이 대회의 첫 번째 골이 될 순간인데, 이런 중요한 순간에 호각을 불다니. 베이브는 외쳤습니다.

"파울!"

순간 개들과 관중 속의 야유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달걀과 토마토 등 자신이 먹던 음식 까지 사정 없이 경기장 안으로 던졌습니다.

베이브는, 공이 목덜미 쯤에 올라왔을 때, 누렁이가 재빨리 앞발로 공을 밀어 올리는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공을 머리로 받고 골을 성공시킨 것입니다. 베이브가 호각을 불었으므로 그 골은 어쨋든 무효가 되었습니다. 엄연히 머리와 앞발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베이브는 개들과 관중에게 그런 사실을 설명 했지만, 개들과 개들을 따르는 다른 동물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장은 엄연히 머리만 사용 했다는 것입니다. 베이브가 보았던 그 앞발은 자기 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머리받기 기술은 양들은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므로, 베이브는 그 불공정한 헤딩 기술로 넣은 골도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소리 높여 말했습니다. 양들은 뒷다리에 힘이 없어서 개들과 같은 기술을 구사할 수 없으므로, 정말 불공평한 방법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개들은 베이브가 양의 편을 들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말은 들은 당나귀들은 콧바람을 일으키면서 같이 베이브를 싸잡아 욕하기 시작했고, 거위들은 꽥꽥 거리며 엉덩이를 흔들면서, 베이브를 놀렸습니다. 누렁이는 베이브를 불러 말했습니다.

"이봐, 베이브, 난 네가 농장을 정말 생각하고, 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건 잘 알겠다. 그리고 난 네가 양들과 친하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잘들어. 이건 너한테만 이야기하는 건데, 양들이란 하나 같이 멍청하고 게으르고 말을 해도 잘 못 알아듣고 둔하기 그지 없는 놈들이야.

우리가 아무리 친해지려고 해도 개와 양들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구. 정말 무식해서 우리가 배울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게 저 양들이야. 우리 개들이 그 놈들을 앞에서 이끌어 주고 다스려 줘야 이 농장의 평화가 유지되는 거라구, 그거 알아?

이건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진실이라구. 그리고 머리로 받는 기술은 농장이 생긴 때부터 존재하는 거야. 양들 편을 들려고 그것 가지고 지금 왈가왈부 해봐야, 너만 피곤해, 그러니까 알아서 해.'


베이브는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양들에게 달려가 따지듯 물었습니다.

"주장 아저씨. 왜 아저씨는 개들이 이 행사 때마다 해대는 기만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보고도 가만히 계시는거죠? 머리로 받는 기술은 양에겐 의미가 없잖아요. 그리고 아까 주장이 앞발로 공을 미는 것을 분명히 보셨잖아요. 왜 아무런 말을 안해요?"

그러자 양 대표단의 주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베이브 잘 들어둬, 이건 너한테만 이야기하는 건데, 우리는 개들이랑 근본적으로 달라. 개들은 지들이 엄청나게 고상하고, 잘나고, 인정 받는 동물들인 것으로 알고 우리를 항상 무시 해왔지만, 개들처럼 근본이 없고 무식한 동물들은 세상에 또 없다구.

우리는 힘이 없어서 그 사실을 알고도 항상 가만히 있었지만, 우리는 언제나 개들을 같이 무시해 왔었어. 개들이 저러지 않아도 우리는 개들 충분히 증오해. 개들은 항상 저런 식이야. 이건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진실이라구.

경기 하면서 우리 기를 꺾으려고 물고 뜯고 밟을 거라는 거 우리도 알고 있었어. 언젠가 그 은혜를 갚아줄 날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었지. 우리는 기회를 만든 거야. 보라고 우리가 이기고 말테니까.

꼭 경기에서 이겨야만 하냐구? 천만의 말씀. 우린 개들이 항상 중심이 되었던 이 경기를, 보란듯이 성공적을 끝내고 말거야, 그런 우리도 개들과 동격으로 올라 서게 되는 거라구. 그럼, 우리 주위의 다른 동물들이 우릴 경외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거야."


베이브는 현재 상황을 다른 식으로 만회하려고 하는 미온적인 양들의 태도에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개들이 잘못 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한마디 크게 외치지 못하는, 그리고 자신들이 미워하는 개들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안위하고 있는 양들의 마음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는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양들은 정말 잘 싸웠습니다. 머리받기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개들 처럼 빠르지도 못하고, 그리고 개들을 밀어 부칠 힘도 없었지만, 마침내 보란 듯이 한 골을 넣고 말았습니다. 양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개들도 인상이 찌그러졌습니다.

베이브가 아까 그 공을 인정하지 않아서 자기들이 지게 되었다고 베이브를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중석에 있던 개들도 옆에 있는 다른 동물들에게 그 말을 해대기 시작했습니다.

"저 바보 같은 베이브. 양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어. 그 재미있는 개들의 머리받기 기술도 못하게 막으려고 하고. 정말 편파판정이 아닐 수 없군...."

경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양들 몇 마리가 개들의 앞발에 밀리고 밟히고 심지어 개들의 송곳니에 찢겨서 피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양들은 붕대를 감고 피를 흘리며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관중들은 개들이 양들을 공격하는 것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베이브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베이브는 메리라는 개가 양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자 호각을 불어서 메리에게 퇴장을 명했습니다. 메리를 베이브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너 미쳤지.... 네가 감히 나를 퇴장시켜... 일부러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네가 양의 다리를 일부러 거는 것을 봤어. 그리고 이게 처음이 아니야. 아까는 거의 턱으로 내려찍더군."

메리는 송곳니를 으르렁거리면서 베이브를 겁주었지만, 베이브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습니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

"이봐, 꼬마 심판, 네가 양들을 이번 경기의 승리자로 만들 계획인 것 같은데, 그러려면 우리 다 퇴장 시키고 차라리 저 애송이들한테 우승컵을 지금 주지 그래."

메리는 송곳니를 내보이며 관중석 밖으로 나갔습니다. 관중석의 개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베이브가 개를 퇴장시켰다. 저 돼지새끼가 양들 편을 들고 있다!."
"이 경기 무효화 시키고, 다른 농장에서 다시 하자.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농장 공놀이 대회가 아니다. "
"저 털복숭이 병신들이 이번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저 돼지새끼를 매수한 거야, 고작 양 다리를 걸어넘어뜨렸다고 퇴장을 시키다니......."

개들의 말을 들은 개구리들도 베이브에게 화를 냈습니다.

"양들이 이번 경기를 열었다는게 수치 스럽다!"

조금 전까지는 양들 틈에서 경기를 응원하던 박쥐가 말했습니다.
"사기극 그만 두라!"


그 순간 옆 농장에서는 베이브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매 한 마리가 옆 농장의 아기양 한 마리를 낚아 채어 푸른 하늘을 찢으며 날아갔습니다. 관중 속의 양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자기들 끼리 쑥덕 거리며 관중들의 반응이 맞느니 그르니 토의 하기에 바빴지만, 양들 중 그 누구도 대표로서 전체의 입장을 대변해서 다른 동물들이 납득 하도록 이야기 하는 양은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조용한 양들을 보면서 관중석의 동물들은 더 신이 났습니다.

"저 털복숭이 애송이들. 돼지 새끼 매수한 게 맞으니까 한마디도 못하는거봐."

베이브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양 여러분.. 한마디만 해보세요. 이건 여러분 잘못도, 제 잘못도 아니잖아요...."

그때 이 농장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냥개 할아버지가 다른 개 한마리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베이브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공놀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너 같이 어린 돼지를 심판으로 고용한게 정말 큰 실수였던 것 같구나. 다시는 농장 공놀이 대회에서 이런 실수가 없도록 돼지들은 다시는 심판으로 쓰지 않기로 했다. 이 옆의 분이 심판을 설 테니 베이브 너는 이제 집으로 가거라."

베이브는 말했습니다. "차라리 이 공놀이 대회를 '농장의 개들을 위한 친선공놀이대회'로 하세요, 농장 공놀이 대회라면서 왜 개들에게 불리한 것은 전부 제 실수로 돌리시죠? 왜 개들은 항상 그런 식이에요?"

"베이브야.. 너는 눈도 나쁘고, 몸도 너무 뚱뚱해."

"전 이래뵈도, 세계가 인정한 양치기 돼지에요. 시력도 좋고, 동작도 빨라요. 울타리 끝까지도 금방 뛰어갈 수 있다고요"

그 말이 다른 동물들에게 들릴 사이도 없이, 베이브는 다른 개들에 이끌려 경기장 밖으로 이끌려 나가고 말았습니다.

베이브는 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경기를 보려고 다 밖으로 나가버려 아무도 없는 돼지우리 안에 누워, 훌쩍훌쩍 울고만 있었습니다. 자기가 심판자리에서 쫓겨난 것이 서러워서 우는것이 아니었습니다.

경기장에서 개들에게 당한 모욕적인 사건이 부끄러워서 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경기가, 동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어마어마한 여러가지 차이들을 이해하고 서로 감싸안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다른 동물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서로 비방만 하기 바쁜, 그리고 그런 비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듯한 무책임한 동물들이 너무 미워서 정말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어야만 했습니다.

정말 모든 농장의 동물들이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줄만 알았는데. 공놀이가 진행되는 운동장은, 밤새 웃음소리와 응원소리와 폭죽소리가 끊일 줄 몰랐습니다.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유럽 여러나라의 '언론장난'으로 상처 받아 아픈 울음을 삼켜야 했던 나의 여러 친구들에게 이 동화를 바칩니다.

폴란드 = 하니리포터 서진석/ perkunas@netian.com

편집시각 2002년07월02일17시17분 KST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언론의 뜨거운 감자 리빈게이트 ...01/30 15:1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언론의 뜨거운 감자 리빈게이트...01/30 10:3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갈라지는 '폴란드 정부'(?)...10/22 15:3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나는 공산당이 좋아요!'...08/07 17:36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동화]축구심판이 된 베이브...07/02 17:17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거스 히딩크'과 미국의 문화패권주의...06/24 10:0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대통령은 패배를 원했다?'...06/07 10:2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신문 '한국은 이런 나라'...05/27 09:4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울지 않는' 바르샤바 사람들...05/23 16:25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바르샤바'에 길들여지기...05/17 15:1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경악 ‘살인응급차’ 사건...01/29 15:3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독, 폴란드 나치피해 보상시작...01/13 19:3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바르샤바에서 버스 타기...12/22 14:5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꽃속에 묻힌 폴란드 미대사관...10/25 15:35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매운탕 끓여먹기...09/04 15:2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유진규 몸짓' 바르샤바에 오다 ...08/28 17:52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한국의 수도가 하노이 맞죠? ...08/22 18:3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아직 식지않은 '한국 열풍' ...08/14 17:36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여성으로 살기...08/13 17:00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운전하기 ...08/09 17:10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연애하는 법 ...07/26 15:41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한국인들이여, 이름을 바로 씁시다! ...07/19 19:0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지나치게 자존심 강한 폴란드인 ...07/18 17:31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 살이 ⑤...06/19 16:1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 살이 ④...06/12 17:3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영화를 보려면 ...08/06 16:2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살이③ ...06/07 17:3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우린 일보다 퇴근이 중요하다' ...06/04 17:1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인들의 '진 도브리!' ...05/29 16:28


  • Back to the top   

    사회 | 경제 | 문화 | 스포츠 | 해외 | 사진 | 전체기사 | 하니리포터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