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error occurred while processing this directive]









하니리포터 > 해외
독, 폴란드 나치피해 보상시작

폴란드로 엄청난 외화가 몰려들어오고 있다. 폴란드의 경제성장과 해외투자증가 등에 의해 외화보유량이 상당히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엔 사정이 좀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집단수용소의 피해자와 집단노동에 징용된 폴란드인들을 대상으로 독일로부터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기억, 책임, 미래" 라는 이름의 피해자보상기금과 폴란드의 '독·폴 화합' 재단과의 기나긴 협상을 통해 2001년 5월부터 당시 강제징용된 폴란드인들은 최고 1만5천마르크에 이르는 피해보상금을 받기 시작했다.

[사진] 2차대전 당시 나치 강제노역에 동원된 사람들(출처:폴란드 방송 TVP1)

피해보상금은 양측의 합의에 의하여, 강제수용소에서 수감되었거나 대학살의 피해자인 경우 최고액인 1만5천마르크,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었을 경우 5천에서 1만2천마르크, 공업분야강제노동 4천마르크, 농업분야 강제노동 2천마르크, 당시 12살 미만 나이에서 가족들과 징용되었거나 징용된 지역에서 태어난 경우 2천마르크의 금액이 결정되었다.

그 당시 독일인들에 의해 강제노역을 한 사람들이 폴란드에만 국한되어있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중동부 유럽국가에도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살인공장 아우슈비츠가 위치하는 이곳에서,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폴란드인들도 상당수 나치들의 학살과 강제노동의 희생양이 되어야했다. 그 당시에 흘린 피와 땀의 댓가가 이제서야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독·폴 화합'재단측에서 이틀마다 한번씩 1만4천명의 피해자에게 공문을 보내고, 그 공문을 가지고 한 은행의 지점에 가면 장소를 불문하고 돈을 주는 식으로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 대상이 되는 층이 2차대전 중 청춘을 보낸 노인들이 대부분인 관계로, 그 보상금을 대행으로 받아준다는 사기꾼들까지 나타나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독일이 폴란드에 지불하기로 한 보상금 액수는 전부 약 19억 마르크로 미화로 바꿀 경우 10억불 가까이 되는 아주 엄청난 액수이다. 현재 그 액수의 70% 이상이 폴란드에 지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상금 기쁨 뒤 환차손 그늘

정작 이런 엄청난 돈이 몰려오는 상황에 폴란드는 기쁨보다 걱정이 더 많았다. 그 엄청난 액수의 보상금이, 환율결정 당일의 환차액으로 인해 손해가 막심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보상금은 독일 마르크나 유로화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폴란드 현지화인 즈워티로 바꾸어 지급하는데, 유로화로 결산된 금액을 즈워티화로 바꿀 당시 적용한 환율은 1유로당 3.3466 즈워티였다.

그러나 폴란드 국립은행이 발표한 그 날의 공식환율은 1유로당 3.41 즈워티! 우리 돈으로 환산도 안되는 0.007 즈워티 차이 밖에 안되므로 보상금이 그냥 한두 푼일 경우 '헤' 하고 웃어넘길 정도라고 해도, 보상금 금액이 십 억 단위를 넘는다고 보면 그 차이금액이 엄청나며, 현재 집계로 5천만 즈워티, 미화로 자그마치 '1250만 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어떤 경유로 독일이 그런 낮은 환율을 적용했는지 의견이 분분하며, 그것이 협상 양측간 계약을 위반한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 방치한 폴란드 쪽도 잘못인지 논쟁이 많았다.

폴란드 협상대표측은 그런 환차손이 있을 것을 알았지만, 이미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보상금을 받든지 아니면, 말끔히 포기하든지 그 양자택일 속에서 차선을 선택한 것이라 발표하였다.

그리고 계약을 이행할 당시, 마르크나 유로화가 아닌 즈워티화로 지불할 것이라 명시하긴 했지만, 당시에 정확한 환율을 명시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이야기이며, 독일측은 '최근 며칠간 진행된 환율변동을 바탕으로' 유럽중앙은행이 집계한 '평균환율'로 계산한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계약상 환율은 양측이 공동으로 결정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보상금 환차손에 대한 문제로, 각 협상주체 대표와, 피해자 협회, 법조인, 은행전문가들이 모여 여러 합의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결과를 얻지 못하다가, 얼마 전 그 ‘보상금 환차손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 정확하게 얼마만큼의 액수가 보태어질지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며, 빠르면 1월 말부터 추가지급이 시작된다.

독일·폴란드 새로운 미래 발판

현재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독일로부터 지급된 보상금을 받아간 상태이다. 그 당시의 당한 수모와 고통에 비해볼 때 위로도 안될 만한 작은 금액이지만, 양국간 관계에서 서로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간다는 차원에서 아주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정신대 할머니들이나 강제 징집되어 전쟁과 강제노역에 참가한 할아버지들이 얼마나 보상금을 받고 있는가? 월드컵 공동주최에만 정신이 팔려 잠시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폴란드보다 무엇이 못나서 보상금 한푼 못 받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폴란드=하니리포터 서진석기자 perkunas@netian.com

편집시각 2002년01월13일19시39분 KST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언론의 뜨거운 감자 리빈게이트 ...01/30 15:1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언론의 뜨거운 감자 리빈게이트...01/30 10:3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갈라지는 '폴란드 정부'(?)...10/22 15:3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나는 공산당이 좋아요!'...08/07 17:36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동화]축구심판이 된 베이브...07/02 17:17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거스 히딩크'과 미국의 문화패권주의...06/24 10:0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대통령은 패배를 원했다?'...06/07 10:2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신문 '한국은 이런 나라'...05/27 09:4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울지 않는' 바르샤바 사람들...05/23 16:25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바르샤바'에 길들여지기...05/17 15:1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경악 ‘살인응급차’ 사건...01/29 15:3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독, 폴란드 나치피해 보상시작...01/13 19:3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바르샤바에서 버스 타기...12/22 14:5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꽃속에 묻힌 폴란드 미대사관...10/25 15:35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매운탕 끓여먹기...09/04 15:2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유진규 몸짓' 바르샤바에 오다 ...08/28 17:52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한국의 수도가 하노이 맞죠? ...08/22 18:3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 아직 식지않은 '한국 열풍' ...08/14 17:36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여성으로 살기...08/13 17:00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운전하기 ...08/09 17:10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연애하는 법 ...07/26 15:41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한국인들이여, 이름을 바로 씁시다! ...07/19 19:03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지나치게 자존심 강한 폴란드인 ...07/18 17:31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 살이 ⑤...06/19 16:1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 살이 ④...06/12 17:3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에서 영화를 보려면 ...08/06 16:29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살이③ ...06/07 17:34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우린 일보다 퇴근이 중요하다' ...06/04 17:18
  • [서진석의폴란드살이] 폴란드인들의 '진 도브리!' ...05/29 16:28


  • Back to the top   

    사회 | 경제 | 문화 | 스포츠 | 해외 | 사진 | 전체기사 | 하니리포터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