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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어로 배우는 한국인의 폴란드 살이 ④

Nie wolno 니에 볼르노! /Nie mozna 니에 모즈나! ('그럴 수 없다, 불가능하다'라는 의미의 폴란드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

폴란드에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폴란드인은 말을 하곤 한다. 정말 폴란드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한국에선 금지된 것이라도 여기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일일이 다 여기에 기록하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사실 폴란드에는 못하는 일 투성이다. 어디를 가던지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무엇이 있어 안되고 저것이 없어 안되고........... 그래도 일이 다 끝나고 나면 하나 같이 이르는 결론은 같다. '역시 폴란드에는 불가능한 것이 없구나..'

폴란드는 세율이 상당히 높다. 그리고 아주 복잡하다. 일단 한 근로자의 월급에서 거의 50% 정도가 소득세 및 사회보장세 등으로 공제된다.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 하면 폴란드에서 내는 사회보장세는, 내는 사람조차도 그 돈을 사회보장으로 환급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세금이 많다는 것은 근로자 뿐 아니라, 회사 자체에도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이유로 폴란드에서는 정부에 보고하는 장부와, 고용인과 근로자 사이에서 사용되는 실제장부가 다른 경우가 아주 많다. 흔히 2중장부로 불리우는 이런 형태는 이미 폴란드에서 관례화되어있어, 뭐 그렇게 쉬쉬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기업체 뿐 아니라, 부동산 계약시나 심지어 무역시에도 관공서에 제출하는 문서에는 실제로 왔다갔다하는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가 적히게 되는 경우가 많고, 계약시에 장부를 2개 사인하는 것은 '정말 어느 곳이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상례화되어있다. 이런 바탕으로 법률상으로는 불가능한 일들이 곳곳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엄청난 비율의 사회보장세도 적용범위가 완전히 투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단 그 사회보장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폴란드 중년부부들 중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하는 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하거나 해서 한 부인이 혼자가 된 경우, 그는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아 생활할 수가 있다. 그러다 또 다른 이혼남이나 부인과 사별한 남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될 경우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그 연금의 근거가 사라지므로 혼인신고를 하지않고 동거에 들어가게 되고, 남자나 부인이나 아무 거리낌 없이 정부에서 연금을 받아 생활을 한다. 각 가정의 내부상황을 조사해야할 권리는 정부에 없으므로, 이러한 '편법'가정은 본인이 아는 바에도 상당수 있다. 만약 조사가 나온다고 하더라고 그 사람들은 태연하다. 뭐, 나만 그렇게 사나..... 정작 사회보장이 필요한 의료와 노동분야는 노동조건과연금 문제 때문에 정부와 힘든 싸움을 벌이면서, 간호원들이 몰려나와 국도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그들의 싸움의 결과는 항상 '어렵습니다. 힘듭니다. 안됩니다. 니에 모즈나!'

이런 세금이니 법률이니 하는 것은 빼놓고도,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누구에게는 안되고 누구에게는 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일단 어디를 가도 이것 저것 되는 것 안되는 것에 대한 규정이 많다.

예를 들어 아무 문제 없이 출입하던 수영장에 난데없이 한 할머니가 찾아와 수건을 가지고 들어가라고 '시비'를 건다. 수영장에는 수건을 가지고 들어가야되는 규정이 있대나 어쩐대나.. 그래서 열 받은 김에 이곳 몇 달을 다니면서 한번도 이 수영장 수건 가지고 들어가 본적 없다고 말대꾸하자, 사라져 버리는 할머니. 내 말이 맞군 하고 신나 하고 있는데, 저 외국인이 폴란드어를 못해서 이해를 못하나 보다 하고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직원을 대동하여 규정집을 보여주는 할머니..........

국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내용도 비슷한 책인데, 무슨 책은 대출시 관리에게 도장을 받아와야 되고, 어떤 것은 아니고... 어떤 것은 원본이라고 복사도 할 수 없다고 우기고, 어떤 것은 그래도 상태가 양호하다고 복사를 허용하고....

학생인 경우 기차나 대중교통 수단 이용시 이용료가 반 값으로 할인된다. 그러나 만 26세가 되면, 이 이용권리가 사라져 버리는데, 그런 말은 학생증 어디를 뒤져봐도 없다. 사실 그럴 경우 정식으로는 반값의 표를 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행히 폴란드의 학생증은 마음만 먹으면 나이 고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단 이것저것 이유를 들어 Nie mozna하고 거절을 하더라도,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뇌물이나 그런 게 없더라도 정말 말만 잘 하면 일이 잘 풀리는 경우가 아주 많다. 정말 가끔씩은 그 Nie mozna소리가 '방법이 있다'는 소리로 들릴 때가 있다.

폴란드에 뇌물문화가 아주 보급화되어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일단 아직은 (아마 이전 회에 몇 번 이야기한바 있지만) 폴란드인들의 낮은 소득수준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자신들의 월급만으로 생활을 지탱하기가 어려운 경찰들이 뇌물을 받는 것은 차라리 동정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그리고 뇌물과 타협이 가능한 사회구조가 아직까지 많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문제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결정을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이 내리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교통과 교육에 관련된 문제가 그렇다.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폴란드에서 가장 쉽게 당하는 문제가 바로 그런 교통문제이다. 대학에서도 한 학기의 성적이 학생의 마지막 행동과 교수의 기분의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시험결과나 학점이 정식문서로 상부에 보고되는 것이 아니라, 교수가 주는 사인 하나면 충분하다.

폴란드는 미국 다음으로 성문헌법을 채택한 나라이다. 그만큼 폴란드는 법에 대한 역사도 깊고, 그에 대한 자긍심도 깊다. 여기저기 사슬처럼 치렁치렁 얽혀있는 법률과 조항을 보면, 가끔씩은 이곳 사람들은 저런 복잡한 법률 속에서 안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 보이기도 한다.

Nie mozna나 Nie wolno라는 문장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뜻을 본인이 얼핏 비쳤지만, 이 말 앞에 Absolutnie (압솔루트니에)라는 말이 붙으면 정말 노력이고 시도고 다 버리고 그냥 돌아가야 한다. 그러면 정말 안되는 일이다. 그 말이 붙지 않았을 경우, 폴란드 친구를 한명을 대동해서 일을 해결하면 해결될 확율이 높다.

그래도 왠지 이번에 기사를 쓰면서 단순히 남의 나라 얘기 같다고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하니리포터 서진석 기자 http://my.netian.com/~perkunas

편집시각 2001년06월12일17시34분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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