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외의의학] 의사도 속는 아동학대=MSBP

꾀병과 (보호자에 의한) 뮨하우젠(Munchausen) 증후군//

의사들을 괴롭히는 병중에 하나가 꾀병임은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사실 꾀병도 의학적으로는 병으로 취급합니다. 그 이유는 꾀병이란, 미성숙한 인격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즉 어린아이의 꾀병은 병이 아닐 수 있지만, 어른들의 꾀병은 문제나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회피나 퇴행으로 보고, 정신적 병의 하나로 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꾀병은 경험이 많은 의사라면 알아차릴 수 있으므로 사실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보험 적용여부 때문에 외상 환자가 가끔 다친 이유를 속이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의사라면, 외상의 경우, 다친 모양과 위치만 보아도 교통사고인지, 혼자 다친 것인지, 싸워서 다친 것인지 알 수가 있으며, 더더구나 다친 부위나 정도가 환자나 보호자가 말하는 다친 이유와 일치하지 않으면 필자의 경험으로는 90%이상 알 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의사도 속아 넘어 가는 병이 있습니다.

즉 자기가 스스로 병을 만드는 경우에는 꾀병이나, 다친 이유를 속이는 경우와는 달리 의사도 대개 속아 넘어 가고, 오랜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거나, 끝내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뮨하우젠 증후군'과 '보호자에 의한 뮨하우젠 증후군' 이라는 병인데, '보호자에 의한 뮨하우젠 증후군은 아동학대와 관련되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뮨하우젠 증후군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보통 병명에 사람이름이 붙는 경우는 그 병을 확실하게 규명한 발견자의 이름을 따는 것이 보통이나 뮨하우젠은 필자가 알기로는 독일의 소설 중에 거짓말 잘하는 허풍선 남작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병은 작위병(作爲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자기 스스로 외상을 만들거나 복통을 유발하는 물질을 먹거나 하여 실제적인 병을 만드는 것으로 대개 의료와 관계된 직업을 가졌거나 가진 사람이 의사에 대한 원한이 있는 사람이 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환자는 의사가 만족할 만한 실제적인 병명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곧 다른 병원과 의사를 찾아가며, 심지어 수술까지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뮨하우젠 증후군과 관련된 병으로 '보호자에 의한 뮨하우젠 증후군' 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MBPS라고 약자로 쓰며 1977년 Meadow에 의해 알려진 병명으로 영어로는 Munchausen syndrome by proxy라고 하며 이는 아동학대의 특수한 유형으로 쉽게 말해 부모나 보호자가 아동의 병을 만드는 것으로 의료와 관계된 직업을 가졌거나 가진 보호자가 병을 만듭니다. 즉 인슐린을 주사하여 아동을 저혈당으로 만들거나, 폭행을 가하여 병을 만드는데 너무나 교묘하여 처음에는 의사들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니면, 병이 없더라도 계속하여 검사와 치료를 요구하며, 각종검사에서 혹 질병이 의심되는 검사결과가 나오면 행복(?)해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개 겨우 걷기 시작한 나이 이하의 아동이 대상이 되므로 표현을 못하는 아이이기 때문에 의사들도 병의 원인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뮨하우젠 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의사나 병원에 대한 원한으로 결코 환자의 나타난 질병을 치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심지어 이러한 학대의 결과로 아동이 사망한 예도 외국에서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뮨하우젠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중증의 증상으로 간질, 발육장애, 구토, 설사, 천식. 두드러기 감염 등이 있는데, 문제는 이모든 증상을 가해자인 보호자가 만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사실 의료인이 아니면 만들기가 어려운 증상이고, 그래서 의사들도 실제 병으로 착각합니다. 어느 정도로 진단이 어려운가 하면 보통 6개월 이상 검사와 치료를 한 다음에야 진단이 되었고 피해자의 형제자매가 이유 모른 채 사망하여 원인이 밝혀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 98%이상의 가해자가 여성이며 대개 의사이거나 간호사였습니다.

이 병은 진단이 위에서 보다시피 아주 어렵기에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없는 한국에서는 더더욱 진단이 어려운 병일 것입니다.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의료인, 일반인 막론하고 혹, 이유 없이 병든 아동을 보시면, 한번쯤 의심 해보는 것만이 '보호자에 의한 뮨하우젠 증후군에서 아동을 구하는 길일 것입니다.

하니리포터 김승열 antius@hani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