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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회 등록 2005.04.04(월) 13:38

OPEC, 고유가만이 능사는 아니야!

적정 수준의 유가 정책으로 전환해야

유가 급등!

현재 세계 경제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암적 존재.

유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 비용이 증대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물가 상승을 초래, 민간 소비를 저해하게 된다.

민간 소비의 저하는 기업의 생산과 투자를 둔화시켜 결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유가는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최근에 유가(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는 배럴당 57 달러를 돌파하기도 하였고 지금도 53 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쉽게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유가가 상승하는 일차적 요인으로 중국과 미국 등 세계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함으로써 원유 수요가 급증하는데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유가 상승 속도의 과도함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본적으로 원유 수급상의 순수한 경제적 논리보다는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의 기조 속에 국제 투기 금융 자본이 원유 상품 시장에서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사료된다.

현재 국제적 투기 자본은 중국 등의 폭발적인 고도 성장으로 원유 수요가 원유 공급을 초과할 것이기 때문에 유가의 고공 행진은 불가피하다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고도 경제 성장은 이미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충분히 예견되었던 사안이다.

국제 투기 금융 자본에 못지 않게 유가 급등에 일조한 세력이 미국의 부시 행정부이다.

부시 행정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정책에 대해 긴밀한 개입을 주저하지 않았던 클린턴 행정부와는 달리 지금까지 OPEC에 대해서 놀라울 정도의 철저한 방관으로 일관해 왔다.

이는 부시가 자신의 권력 기반인 석유 자본의 고이윤 확보를 위해서 유가 상승을 방조해 왔음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간 부시는 반테러리즘을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침략 전쟁을 벌여 중동에서의 패권 장악에 주력해 왔다.

그런데 부시 행정부의 중동 지역에 대한 침략은 이 지역 내 반미 세력의 전면적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원유 생산 시설이 파괴되는 등 원유의 원활한 공급에 차질을 가져와 유가 급등의 지정학적 요인을 제공하였다.

만일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가 중동에서 표방해 왔던 일방적 패권주의를 계속 견지해 나간다면 향후에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이며 결국 원유 공급 체계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국제 투기 금융 자본과 부시 행정부보다 현재의 유가 급등을 초래한 더 크고 근본적인 책임 주체는 전 세계에 원유 공급을 중추적으로 담당하는 OPEC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간 OPEC는 부시 행정부의 의도적인 철저한 방관과 국제 금융 자본의 투기적 행태에 힘입어 유가 상승을 부단히 이끌어 내면서 막대한 이윤을 추구해 왔다.

사실 OPEC가 유가 상승을 통해 이윤 추구에 몰두하는 것은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자로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그렇지만 OPEC도 이제는 유가 급등의 양면성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즉 유가 급등은 단기적으로 OPEC 회원국의 수익 증대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를 떨어뜨려 원유 수요의 감소를 초래, 자신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최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따른 인플레 압박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인상하였고 향후에도 지속적이고 공세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정책은 회복세에 있는 세계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키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어 OPEC의 고이윤 추구 의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다.

그간 자신의 권력 기반인 석유 자본에 대한 충실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일관되게 이행해 왔던 부시 행정부도 이제는 미국 경제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압력에 직면하면서 유가 상승을 방관해 왔던 기존의 원유 정책을 재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로 원유 등 상품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던 국제 투기 세력 역시 FRB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서서히 상품 시장에서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와 국제 투기 금융 자본의 수익 논리에 편승해 왔던 OPEC도 단기적인 고이윤 추구의 욕망에서 탈피하여 세계 경제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룩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중장기적 유가 정책(배럴당 30-40 달러대)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OPEC는 우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고도 성장에 따른 급증하는 원유 수요에 원활하고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공급 능력을 확충해야 함으로 원유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신속하고 대규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

그 동안 OPEC가 유가를 자신이 의도했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원유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에 인색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가오는 2/4분기는 계절적으로 원유 비수기이므로 유가는 급등에 따른 상당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원유 수요가 점차 증대되면서 국제 투기 자본이 원유 상품 시장으로 재집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OPEC는 내부적으로 지금보다 통일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확보하여 국제 원유 시장을 향해 유가 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다 빠르고 분명하게 전달함으로써 국제 투기 세력의 발호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이다.

하니리포터 이용길 기자 yongkillee@korea.ac.kr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yongkille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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