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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사..자살일까,타살일까?

여성이 끈에 목이 매달린 채 사망한 뒤 발견되었습니다. 이 여성은 자살일까요? 타살일까요? 먼저 결론을 내리면 타살일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다른 증거를 제외하고 여성이 끈이 목에 매달린 채 발견되었다면 일단 타살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성은 자살을 시도해도 대개 온건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물론 사회와 문화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여성은 두렵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는 아주 적습니다.

통계를 보아도 여성은 대부분 약물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남성은 보다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기에 여성이 목에 끈을 매어 사망한 후에 발견되었다면 일단 타살을 의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와 같이 법의학을 알면 소위 말하는 완전 범죄는 거의 불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에는 질식사에 대한 법의학 이야기입니다.

1. 질식사 : 가장 행복한 자살?

가끔 지식 공동체, 무엇이든 묻고 답하는 '디비딕'에도 자살 방법이나 가장 편하게 자살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대개의 학자들이 인정하는 것은 질식사(자살을 의도로 목을 매는 것을 의사=hanging라고 합니다)입니다. 즉 목을 끈에 매달아 죽는 방법입니다. 목을 끈에 매달면 일산화탄소가 뇌에 축적되어 일산화탄소로 인한 황홀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것을 영어로는 CO narcosis라고 하며 이 황홀감은 성교 때의 오르가즘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황홀감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목을 매는 사람도 있어 정말 자살인지, 아니면 이러한 황홀감을 맛보기 위해 죽지 않을 정도로 목을 매었다가 실수로 죽은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2. 질식사에서 자살과 타살의 감별

의학에서는 몇 개의 가능한 병명을 두고 어느 것이 더 타당한 진단인지 구분하는 것을 감별, 감별진단이라고 합니다. 목을 매달아 죽은 경우 자살인지 타살인지 감별은 아주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살인 경우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깊게 들어가면 수없이 많지만 경찰, 검찰, 의사가 아닌 독자 여러분들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부딪힐 수 있으므로 쉽게 알 수 있는 몇 가지만 감별진단의 요점을 말해보겠습니다.

1) 자살일 경우에는 목을 맨 흔적(삭흔)이 깊게 파인 V자 형으로 목에서 양측 귀 아래로 생깁니다. 만약 타살이라면 삭흔이 평행에 가깝게 생기거나 V자 형이 라고 해도 옆으로 퍼진 V자 형이 될 것입니다. 단 살인자가 법의학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자살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뒷짐을 지는 것처럼 목을 조르면, 즉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살인자의 등뒤로 돌려 끈을 당기면서 살해하면 타살임에도 깊은 V자가 생기게 됩니다.

2) 사망자가 남성 성인이고 자살이라면 대개 정액을 방출하고 사망합니다. 실제로 경험한 몇 명의 자살 남성들은 예외 없이 사정을 한 상태였습니다.

3) 정상 성인이라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개 노약자, 소아에 국한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또 스스로 목을 매어 죽을 가능성은 체력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4) 타살인 경우 대개는 목에 있는 설골이 골절됩니다. 즉 강한 힘으로 목을 누르면 설골이 부러지고 자살인 경우는 드물게 부러집니다. 이 뼈와 이 뼈 주위의 상태를 보아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이미 죽인 후 자살을 가장하려고 하는 경우 이 뼈의 상태로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5) 목 끈이 매어진 점(현수점)이 자살인 경우 뒤쪽의 한가운데 있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타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6) 자살에 사용한 끈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넥타이 등을 사용합니다. 만약 구하기 어려운 끈이었다면 타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7) 삭흔이 여러 개 생겼다면 말할 것도 없이 타살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8) 자살인 경우에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장소에서 시도합니다.

3. 마지막으로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해도 사실은 죽는 이유가 숨을 못 쉬어 죽기도 하지만 경추 골절이나 기타 뇌의 급격한 충격으로 인한 2차 손상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위의 자살, 타살 감별점은 외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는 것이고 법의학적으로, 부검으로는 더 철저히 가려낼 수가 있습니다. 혹 완전범죄를 꿈꾸는 분들은 꿈에서 깨어나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자살인지, 아닌지 확인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개의 자살 시도자들은 5분만 더 생각하면 자살을 포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미국의 자살 시도 장소인 금문교에는 " 잠깐 5분만 더 생각해보세요"라는 표지판을 세워 두었고 실제로 자살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즉 자살은 대개 순간적인 충동으로 시도한다는 뜻이 됩니다. 혹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마지막으로 5분만 더 생각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하니리포터 김승열 응급의학과 의사/ notwho@daum.net



편집시각 2002년04월03일16시18분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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