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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9.14(화) 18:02

잎차례의 비밀, 햇빛에 있었네


△ 종이잎을 단 인공식물을 함께 관찰하고 있는 김지원양과 고경석 교사

과학전람회 대통령상 받은
김지원양·고경석 교사

“들풀의 꽃잎을 살펴보라는 방학숙제를 하려고 지난해 여름 집 근처 풀들을 관찰했어요. 그런데 꽃보다 잎들이 더 신기했어요. 잎은 아무렇게나 나는 게 아니라 어떤 규칙에 맞춰 생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집에 돌아온 김지원(12·충북 제천 중앙초등학교 6학년)양은 백과사전과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곧이어 ‘잎차례’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됐다. ‘식물의 잎이 줄기에 배열하는 차례와 방식’이란 풀이조차 생소했다. 뭔가 신기한 세상이 숨어 있는 듯했고 궁금증은 더했다.

개학하자마자 지원이는 담임선생님인 고경석(44) 교사한테 ‘식물에는 잎차례가 있다는데 왜 이런 게 생겼나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선뜻 답하지 못했다. “잎차례란 말은 처음 듣는 터라 뭐라 해줄 답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답을 찾아보자고 했죠.” 그날 이후 지원이는 모산동 아파트 집과 부근 공원, 그리고 학교 정원에 난 풀들을 샅샅이 관찰하기 시작했다. 120여종의 풀들이 그의 눈과 손에 기록됐다. 잎차례의 비밀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이런 호기심은 ‘잎차례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라는 관찰·실험보고서를 낳았고, 그 덕분에 지원이와 선생님은 올해 50돌을 맞은 전국과학전람회에서 학생 부문 대통령상 수상자로 최근 선정됐다. 고 교사는 “만일 그날 충분한 답을 다 해주었다면 지원이의 호기심도 더 자라지 않았을 것”이라며 “학생과 교사가 궁금한 점을 같은 눈높이로 탐구하다보니 뜻밖의 상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잎의 크기는 위로 갈수록 작았다 커졌다 작아져요
왜? 최대한 빛을 받으려고!

지원이는 먼저 이름 모를 풀들을 관찰했다. 식물도감을 뒤져 이름을 찾고 잎의 갯수와 위치·각도를 꼼꼼이 측정해 기록했다. 잎이 나는 모양은 금세 분류됐다. 달뿌리풀과 여뀌는 줄기에 난 마디마다 잎이 하나씩 붙는 ‘어긋나기’ 잎차례를 지녔다. 꼭두서니는 마디 하나에 2장씩, 덩굴곽향은 2장 이상씩 잎이 붙는 ‘마주나기’와 ‘돌려나기’를 보였다. 줄기나 가지 없이 잎들이 뿌리에서 직접 아나는 질경이·민들레는 ‘뿌리나기’로 분류됐다. 지원이는 “사람도 민족이 있듯이 풀들도 자기만의 잎차례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어긋나기·마주나기 풀 몇종을 골라 줄기 마디의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잎의 길이와 너비를 쟀다. 그래프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역시 일정한 규칙이 나타났다. 아래에 매달린 잎은 작았으나, 조금 위로 올라가자 최대값이 됐다. 그렇지만 그 위로 갈수록 잎은 작아져 맨 꼭대기에선 잎이 가장 작았다. “봉숭아에선 맨 아래쪽 첫째 마디의 잎은 길이가 66㎜였는데, 넷째 마디에선 92㎜, 열째 마디에선 45㎜, 그리고 맨 위인 열셋째 마디에선 20㎜였어요.“ 지원이는 “명아주나 해바라기도 비슷했고 분꽃이나 들깨·백일홍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는 남아 있었다. 식물은 왜 이런 잎차례를 고집할까. “잎은 광합성을 하는 거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잎차례의 규칙도 광합성, 햇빛과 어떤 관계가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고 확인하고 싶었어요.” 지원이와 선생님은 잎차례와 햇빛의 관계를 증명하는 실험방법을 모색했다. 그 방법은 올해 6월 전국과학전람회 충북도대회에서 특상을 받고 뒤에 고안됐다. ‘종이잎을 단 인공식물’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종이에 모눈칸을 그려 만든 잎을, 이미 조사한 풀잎의 길이와 너비를 흉내내어 종이 줄기에 매달아 ‘실험용 표준식물’을 만들었다. 하나는 자연의 잎차례를 재현했고, 다른 2개는 각각 마디 높이와 상관없이 모두 같은 크기의 잎을 지닌 잎차례와 위로 갈수록 작아지기만 하는 잎차례의 종이식물로 만들었다.

“그냥 생각엔 맨 아래의 잎이 가장 크고 위로 갈수록 작아지는 피라미드 같은 잎차례가 햇빛을 제일 많이 받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지원이는 종이식물들에 불빛을 쪼여 빛이 드는 모눈칸만을 세는 방식으로, 식물마다 햇빛을 얼마나 다르게 받는지를 조사했다. 여러 날의 실험과 측정이 거듭됐다. 신기하게도 자연의 잎차례에 오히려 가장 많은 빛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렇게나 난 것 같은 잎도 사실은 가장 많은 빛을 받으려고 가장 좋게 배열된 것”이라는 결론을 증명할 수 있었다.

자연의 신기함을 발견한 초등학생과, 이런 호기심을 길러주어 열매를 맺게 한 선생님은 누구보다 친한 ‘단짝’처럼 보였다.

제천/ 글·사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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