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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11.03(월) 18:59

시민단체 '정보트러스트 운동'


인터넷 문화에서도 1등 먹자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터넷을 통한 나눔의 문화가 상업화에 희생되는 것을 막고, 사이버공간의 지식정보 가운데 보전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골라 공공화해 사라지지 않게 하자는 ‘정보트러스트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사라지는 인터넷 문화유산
전자공공도서관에 보존하자"

이 운동에는 함께하는시민행동, 문화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다음세대재단, 정보공유연대, 사이버문화연구소 등 6개 시민·사회단체가 앞장서고 있다. 네티즌들에게 이 운동의 필요성을 알리고, 이 운동 추진을 맡을 기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조양호 함께하는시민행동 간사는 “시민들이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자연이나 명승지를 사들여 국가나 단체에 위탁하는 내셔널트러스트와 같은 운동을 사이버공간에서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하나?=인터넷의 상업화와 저작권 남용으로 사이버공간의 지식정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접근과 열람이 갈수록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의 정보접근권이 침해되고, 정보 불평등으로 빈부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아무런 조건과 대가 없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던 초기 인터넷의 나눔 정신도 사라지고 있다.

또 인터넷 사이트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그 곳에 담겼던 가치있는 지식정보들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 시장원리에 따라 상업성을 가진 것만 살아남게 되다보니, 사이버공간의 정보가 연예, 오락, 섹스 등과 관련된 것으로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정보트러스트운동은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을 네티즌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공유와 나눔의 정신을 살려 누구나 사이버공간을 통해 지식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가치있는 정보를 보전해 사회적인 부의 손실을 막자는 것이다.

'시민행동' '문화연대'등 사이버 유물 선별 복원, 공유와 나눔의 정신 계승

어떻게 하나?=정보트러스트운동은 사이버공간에 ‘전자공공도서관’ 건립을 목표로 한다.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지식정보를 공공화시켜 이 곳에 두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네티즌들과 함께 인터넷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 가운데 복원할 가치가 있는 정보와 기록을 정리하기로 했다. 별도의 게시판(event.media.daum.net/infotrust)을 마련해 네티즌들로부터 초창기 인터넷 이용 경험과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콘텐츠 정보를 모으고 있다.

조양호 간사는 “전자공공도서관에 둘 정보는 네티즌들의 추천과 시민사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선별 과정을 거쳐 선정된 뒤, 복원과 공공화 단계를 밟게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공유연대 주도로 별도의 라이선스 모델도 개발되고 있다. 박병길 정보공유연대 간사는 “공개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는 것(GPL)처럼 공유 정신을 살릴 수 있는 라이선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개인이 갖고 있던 지식과 정보를 사회에 기부하는 통로로 활용되게 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공공도서관 건립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 역시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한 모금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2001년 이미 시작=미국에서는 정보트러스트운동이 2001년에 이미 시작됐다. ‘인터넷 아카이브’( www.archive.org)라는 이름의 비영리 기구가 발족돼, 인터넷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웨이백머신이라는 검색로봇을 이용해, 1996년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진 100억여개 사이트의 홈페이지를 모아 관리하고 있다. 데일리클릭, 스폰지, 뉴스보이 등 지금은 네티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것들도 있다. 데이터 분량만도 100테라바이트(700메가바이트짜리 시디롬 14만장)에 이른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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