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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정보통신 등록 2004.11.30(화) 20:42

‘탄소하나 화학’으로 남북 하나됐으면…

[북한 과학의 어제와 오늘]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석유 원료에 의존하는 국내 화학공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단, 북한의 화학공업은 이런 추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느낌이다. 북한은 초기부터 공업원료의 70% 이상을 국내산으로 조달하는 정책을 고수하였고, 이 과정에서 석탄화학을 근간으로 하는 화학공업 체제를 구축하였다. 국제 유가 상승이 북한의 화학공업에 끼치는 영향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석탄에 의존하는 북한의 화학공업 체제가 마냥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석탄은 캐낼수록 탄층이 깊어지고 장거리 수송과 환경오염으로 부대비용을 증가시킨다. 또한 석탄은 불균일 반응으로 연소효율이 떨어져 제품 생산량보다 월등히 많은 원료와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점을 낳는다. 이는 석탄을 카바이드로 전환하는 데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북한 화학공업의 특성과 겹쳐져 원료난과 에너지난을 가중시키는 커다란 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과학원 함흥분원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탄소하나(C1) 화학’이다. 석유화학이 분자량이 높은 원유를 짧게 끊어가면서 필요한 것들을 얻어내는 데 비해, 탄소하나 화학은 탄소가 하나인 일산화탄소나 메탄올 등으로부터 분자량을 높여가면서 필요한 원료를 만들어낸다. 북한 과학자들이 석탄의 지하가스화나 제철소 부생가스로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얻고, 이를 토대로 공업원료를 합성하는 연구에 매달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천연가스 메탄올을 이용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탄소하나 화학을 이용하면 국내산이나 값싼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이전 석탄화학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다. 석탄가스를 이용해 카바이드를 거치지 않고 비날론을 합성할 수 있고, 이를 공중질소와 반응시켜 비료원료인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 환경오염이 적고 가격이 싸 차세대 연료로 각광을 받는 디메틸에테르(DME)도 이를 통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간단계인 카바이드 생산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북한식 화학공업의 전기 사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가 닥치면서 세계적으로 탄소하나 화학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화학연구원 등 국내 관련 연구소에서 상당한 경비와 인력을 투입해 이를 연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원료난과 에너지난의 해결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이면서, 남북이 거의 대등한 기술 수준을 가지고 상호존중하면서 협력을 가속화할 수 있는 분야다.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분야에 치중된 현행 남북 과학기술 협력이 탄소하나 화학을 매개로 화학 분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이춘근/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cglee@step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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