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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5.04(수) 18:08

강화도 내리교회 김병내 신부


시골로 온 ‘어린신부’
어르신들과 오순도순

인천시 강화도 화도면 내리. 마니산 기슭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언덕 위의 하얀 집 내리교회(성공회 소속)에서 시작된 범종소리가 들과 바다의 고요 속에 스며든다.

산사에나 있을 법한 종각에서 김병내(37) 신부가 치는 종이다. 종소리가 아름다워 몇 번 더 쳐보았더니 김 신부가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렇게 여러 번 치면 누군가 죽은 줄 안다”는 것이다. 이 종은 토요일과 주일 저녁 9번씩 치지만, 마을에서 누군가 별세할 때도 그의 나이만큼 종을 치기 때문이란다.

이날 아침엔 계란찜을 맛있게 하는 옆집 어머니 집(김 신부는 나이든 마을 사람들을 아버지·어머니로 표현했다)에 가서 아침밥을 얻어먹고, 이렇게 종을 치고 있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있을까.

그러나 1년 전 그가 이곳에 부임할 때만 해도 곰삭을 대로 곰삭은 104년 전통의 내리교회 신자들과 어울리기엔 생짜 신부일 뿐이었다. 교회 50여명의 신자들은 모두 이 마을 주민들이다. 그가 도착하자마자 할아버지·할머니 신자들이 가장 먼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교회는 104살
신자들은 환갑 훌쩍…
“막걸리 못먹는다
처음엔 쫓겨날뻔”

“신부님, 술 좀 할 줄 아세요?”

“잘 못하는데요.”

“그러면 한 두어달만 있다가 돌아가세요.”

그는 이렇게 오자마자 쫓겨날 뻔 했다. 또 사순절이 돼 고해성사를 하라고 하니 어르신들은 “뭐, 지은 죄가 있어야 고백하지요”라고 했다. 신부가 할 일이 없는 교회였다.

원래 김 신부는 정열이 넘치는 사람이다. 인천 제물포고에 다닐 때부터 ‘열린 소리’라는 노래패로 활동했던 그다. 사제 서품을 받은 뒤에도 그 끼를 발휘해 성공회대학교에서 “주말엔 지역민들에게 학교를 개방하자”고 주장하며 ‘깨다청소년문화센터’ 소장으로서 여름문화학교를 열었다. 수원 교동성당에 머물 때는 ‘학교밖문화제’를 열어 교회 마당에서 풍물과 밴드를 울리고, 노래를 불렀다. 또 ‘신나는 공부방’도 열어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 청소년 전문가인 김 신부에게 평균 나이 65살의 내리교회가 버겁지 않을 리 없었다. 동갑내기 아내는 어려서 할머니까지 계신 시골집에서 살았기에 시골 어른들을 모실 줄도 알고, 종묘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해 텃밭 정도를 가꿀 줄 알았지만 도시에서 펄펄 날던 그는 이곳에선 무지렁뱅이가 됐다. 80살도 넘은 신자 할아버지가 신부님 집 앞이라고 새벽녘 빗자루로 쓸 때는 좌불안석이었다.

그러나 이젠 그 할아버지의 기쁨을 뺏지않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겉으론 무뚝뚝한 것 같지만 속정이 깊은 시골 인심도 알게 됐다. 지난 가을엔 신자들이 수확해 가져온 15포대의 고구마를 강화도에서 성공회가 운영하는 치매노인 시설인 성안나의집이나 장애인시설들에게 나눠 주었다. 얼마 전엔 신자들과 함께 인근 고려산의 진달래축제에 다녀왔다. 오는 길에 감자탕 집에서 막걸리를 나눠 마셨다. 제삿날 집에서 드리는 미사인 별세만도를 드릴 땐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예배를 하고 한담을 나눈다. 그리고 농사일 때문에, 혹은 자식 문제 때문에 마음이 아픈 어른의 사연을 잘 들어주는 이가 되어가고 있다.

‘행복’이란 감각 언어 이전의 자연 속에서 교회와 사람과 산과 들이 하나로 어우러지고 있다.

강화도/글·사진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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