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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엔터테인먼트 등록 2005.07.05(화) 16:53

‘울림’ 비슷한 여성·동남아 이색적 영화들

SBS ‘써클’ 등 여성주간 특선
홈CGV 동남아 열기 속으로

‘여성’과 ‘동남아’는 울림이 유사하다. 남성 중심, 서구 지배 세계에서 둘 다 열등하고 연약하며, 통제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자리지워진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여성이 최후의 식민지라면, 동남아는 현재진행형의 제3세계다. 물론 점점 깨지고 있는 착오적 시각이다.

이들의 현실과 내면을 영화를 통해 들여다보는 기회가 마련된다. 모르거나 잘못 이해했던 세계의 한 지평을 발견하는 재미가 색다를 듯하다. 먼저 여성은 에스비에스가 마련했다. 5일 방영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하얀 풍선>을 시작으로 9일까지 8일을 빼고 4편의 특선 영화를 내보낸다. 가장 주목되는 건 6일 방영될 <써클>(밤 0시45분)이다. 역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2000년작으로, 57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검은색 차도르로 대표되는 억압받는 이란의 여성 문제를 돌아보고 있다.

<써클>이라는 제목처럼 여성 억압의 폐쇄적 순환구조를 냉정하게 드러낸다. 영화는 삶의 시작인 분만실에서 시작해 감옥에서 끝난다.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축복받지 못하는 여자 아기들은 커서도 차도르를 쓰지 않으면 공공장소에 출입할 수조차 없다. 여성들은 매춘과 낙태, 어린아이 유기 등 충격적인 현실을 거쳐 결국 어둡고 차가운 감옥에서 다시 만난다. 이란 영화에서 보기 힘든 암울한 현실 묘사 때문에 베니스영화제 개막 사흘 전에야 이란 정부의 검열을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

7일엔 샤론 스톤 주연의 <글로리아>(밤 0시55분)가 방영된다. 마피아 보스 애인에게 배신당한 글로리아가 교도소 출감 뒤 여섯살짜리 꼬마 니키와 만나, 조직을 향한 복수를 펼친다. 9일엔 신은경 주연의 <조폭마누라2>(밤 11시55분)가 나간다. 남성적 시각에서 여성을 비틀었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강인하고 주도적인 여성상을 선보인 건 새롭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던 영화다.

놀라운 건 10일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 주연의 <귀여운 여인>(밤 0시55분)을 후속 편성한 거다. 여성주간의 마지막 날 신데렐라 판타지물을 내보내는 게 스스로도 쑥스러웠는지 여성주간 특선에는 넣지 않고 정규 프로그램인 ‘씨네클럽’으로 따로 편성하긴 했지만, 아귀가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이쯤 되면 상업방송의 한계인지, 근성인지 헷갈린다.

동남아 특집은 케이블 영화채널 <홈 시지브이>에서 마련한다. 동남아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면서도, 정작 거기 사람들의 삶에는 가장 무지한 곳이기도 하다. 휴가를 떠나기전 미리 그들의 삶의 모습을 접해볼 기회가 될 것 같다. 8일부터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 오전 2시 ‘코스모폴리탄 시네마-동남아시아 영화의 열기’라는 제목으로 4편을 준비했다. 타이 전국체전에 출전한 드랙퀸 배구팀의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 <아이언 레이디2>를 시작으로, 게이바 댄서로 일하는 삼형제의 초상을 그린 필리핀 영화 <미드나잇 댄서>(15일), 타이를 대표하는 감독 논지 니미부트르의 <낭낙>(22일), 가수가 되고 싶은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타이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의 코미디 <몬락 트랜지스터>(29일)가 차례로 방영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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