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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10.21(화) 19:26

연극 <비언소>의 연출가 박광정씨와 배우 류승범씨


박-"대본 20% 최신버전으로 바꿔"
류-"연극무대 신고식 새도전 설레"

올해 대학로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극단 차이무·동숭아트센터·공연기획 이다 기획의 ‘생연극 시리즈’ 마지막 작품 <비언소>(이상우 작·박광정 연출)가 다음달 4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17일 오후 동숭아트센터 3층 연습장에서 마무리 연습에 여념이 없는 연출가 박광정(43·극단 파크 대표)씨와 ‘껄렁껄렁한’ 이미지의 영화배우로 잘 알려진 류승범(24)씨를 만났다.

박광정씨는 지난 96년 8월 이 작품을 처음 무대에 올려 5개월간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았던 연출가로 7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으며, 류승범씨는 극중의 화장실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녹취하고 감시하는 ‘이상한 남자’와 특수수사요원 역으로 연극무대에 데뷔하는 신인 연극배우이다.

류씨는 “오래 전부터 연극을 해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아는 선배가 알맞은 배역이 있다고 권유해서 극단쪽에 요청해 허락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때마침 형인 류승완 감독과 호흡을 맞춘 영화 <아라한-장풍대작전>의 촬영을 마친 후라서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연극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다”면서 “연극배우로서 또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데뷔작으로 좀더 진지한 연극을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처음부터 어려운 작품을 하면 쉽게 진이 빠질 것 같다”면서 “연극과 연기에 흥미를 느끼면서 무대에 빨리 적응하려면 코믹하고 재미있는 연극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광정씨도 “승범이가 가장 막내인데 열심히 하려고 하고 워낙 끼가 많은 친구라서 쉽게 연극무대에 적응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공연계 일각에서 배우를 영화배우, 방송배우, 연극배우 등으로 자꾸 구분하려는 시각이 있는데 배우는 배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년 전과 달라진 것을 묻자 “배우가 바뀌었으니 작품도 달라져야 하지 않느냐”면서 “96년 버전의 대본 내용의 80% 정도를 유지하고 나머지 20%는 96년 이후 발생한 사건들을 담았다”고 밝혔다. 당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의 ‘주사파 발언’과 ‘포르노 연극에 대한 토론’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한 모 국회의원의 발언, ‘로또 열풍’ 등을 추가했다.

연극 <비언소(蜚言所)>는 ‘변소’와 터무니없는 말인 ‘비언(蜚言)’이 난무하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화장실을 찾아 육체적·심리적인 욕망과 고민을 ‘배설’하는 뒤틀린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묘사하며 사회의 더러움과 모순을 고발한다.

96년 초연 당시 송강호 명계남 정은표 박원상 오지혜 등 굵직굵직한 배우들이 공연을 했으며, 이번 공연에도 김승욱 이대연 박철민 조희봉 최덕문 전혜진 등 중견배우들이 참가한다. (02)762-0010.

글·사진/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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