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대신 머리로 말싸움하는 법
<생각 발전소>는 독일의 소장 철학자 옌스 죈트겐(38)이 2003년에 낸 책이다. 머리말에서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언급하고 있는데, 원제가 ‘스스로 생각하기(Selbstdenken!)’인 이 책을 내심 <수사학>의 21세기 버전으로 여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두 20개의 장으로 나누어진 책의 본문은 철학 토론이나 논쟁에 동원되는 수사학의 기술들을 예거하고 있다. 사실과 인용, 권위, 관찰, 정의, 비유, 추론, 반전, 패러디, 조합 등이 그 몇몇이다. 지은이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해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쇼펜하우어, 헤겔,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아도르노 등 철학사의 거장들은 물론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 작가 거트루드 슈타인과 마틴 발저,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화학자 멘델레예프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을 들어 가며 생각하는 기술을 알려준다. 미국의 괴짜 록 기타리스트 프랭크 재파가 조 파인이라는 사람이 진행하는 토크쇼에 초대되었을 때의 일이다. 조 파인은 게스트의 외모나 신념을 꼬집으며 악의적인 농담을 일삼던 인물. 다리 절단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그렇게 나타났다는 견해도 있었다. “제 느낌입니다만, 당신의 긴 머리가 어딘지 모르게 당신을 소녀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라는 조 파인의 ‘공격’에 재파는 이렇게 받아친다. “제 느낌입니다만, 당신의 나무다리가 어딘지 모르게 당신을 책상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말싸움을 할 때 공연히 목청을 높이거나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머리’를 쓰라는 게 이 책의 메시지다.최재봉 기자



기사등록 : 2005-07-07 오후 05:46:00기사수정 : 2005-07-13 오전 02: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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