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수구 · 극우는 어떻게 이어져왔나
역사 교양서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대한민국사(史)> 시리즈의 세번째 책. 이번에는 특히 한국 수구·극우 세력의 역사적 변천을 살펴보는 내용이 중심이다. 역사를 말하지만, 언제나 오늘과 대화하는 지은이의 날렵한 글솜씨는 한국의 수구파를 친일과 친미, 그리고 변절의 코드로 엮어냈다. 그 대표인물인 박정희와 그를 칭송하며 군국주의를 그리워하는 한승조, 변절을 통해 우익인사로 거듭난 김문수와 이재오, 이들의 외곽에서 새로운 우익을 자처하며 등장한 뉴라이트 등이 도마 위에 오른다. 역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수구파들의 유사성에 대한 분석도 날카롭다. 결국 지은이가 말하는 역사는 과거의 시간대에 박제화된 기억이 아니라, 현재에도 살아 움직이는 현실에 대한 것이다.

그 현실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 날마다 달마다 일어나는 희망과 반전의 무대다. “조선말하는 일본놈들이 해방된 새 나라를 다스릴 것이라고, 이름도 모르던 육군 소장이 18년이나 나라를 농단할 것이라고, 내로라하던 민주투사들이 저렇게 처참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그런 일들은 거의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그 혼란 속에서 지은이도 현기증을 느낀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되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상상력 부족’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비틀어진 역사의 질곡을 아우르는 참된 ‘역사적 상상력’이 더욱 절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쩌면 처음부터 길이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초심을 간직하고 있으면 길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과 믿음이 3년여에 걸친 그의 역사 이야기를 가능케 했다. <한겨레21>에 연재되고 있는 그 이야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안수찬 기자 ahn@hani.co.kr



기사등록 : 2005-07-07 오후 05:00:00기사수정 : 2005-07-13 오전 02: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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