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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6.16(목) 18:22

바랑둥이가 아닌 ‘화가’ 피카소 전기


△ 창조자 피카소 1, 2
피에르 덱스 지음. 김남주 옮김.
한길아트 펴냄. 각권 1만5000원


‘피카소 화방’ ‘피카소 크레파스’. 그는 ‘그것’이었다. 나중에는 화가보다 바람둥이로 이름났다.

25년 지기 피에르 덱스가 쓴 전기 <창조자 피카소>는 어느 것도 아닌 화가로서의 피카소 복원이다.

작품순서로 그의 삶을 엮었다. 아니 그 반대로 작품 연대기라는 표현이 옳아 보인다. 그래서, 여자 편력을 기대하면 실망이다. 하지만 페르낭드, 에바, 올가, 마리 테리스, 도라 마르, 프랑수아즈, 자클린, 그리고 사이사이에 여인들로 그의 삶과 예술이 점철된 만큼 굳이 작품으로 본 여성편력기로 읽힐 수도 있겠다. 그 동안의 피카소 전기가 너무 벌거벗겨졌다면 이 전기는 인간의 옷을 입혔달까.

적절한 예가 청색시대. 일반적으로 그 시기의 작품이 빈자의 고통과 예술가의 고독을 표현했다고 보는 데 반해 덱스는 카사헤마스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해석한다. 그는 피카소가 갓 파리에 입성했을 때의 친구. 애인 제르멘과 다툼 끝에 권총 자살한다. 덱스는 이 사건이 청색 시대를 여는 ‘카사헤마스의 죽음’과 그 시대 대표작인 ‘삶’에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삶’의 왼쪽에 서있는 남녀는 제르멘과 카사헤마스. 기존의 평가는 제르멘과 ‘잠깐 관계를 맺은’ 피카소의 죄의식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덱스는 친구가 죽은 뒤에도 여전히 남자를 유혹하며 사는 여자에 대한 분노가 드러나 있다고 해석한다.

몇몇 선화 외 피카소의 작품이 실려있지 않아 그의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 읽기가 무척 괴롭다. 작품집을 옆에 놓고 찾아가면서 읽으면 재미가 배가할 듯하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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