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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1.19(금) 17:12

악은 없앨수 없는 인간존재의 본질


인간은 왜 악에 굴복하는가
찰스 프레드 앨퍼즈 지음·이만우 옮김
황금가지 펴냄·1만5000원

파괴적 충동 완충지대 확보해
악과 공존하는 방법 찾아야

부시가 ‘악의 축’을 말할 때, 어떤 이는 그렇게 말하는 부시를 ‘악’이라고 규정했다. 폭탄세례를 받은 자들은 또한번의 대규모 테러로 악을 응징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누가 악인가.

<인간은 왜 악에 굴복하는가>는 이 질문에 대한 매혹적이고 고통스런 실마리를 던져준다. 지은이는 먼저 악에 대한 ‘정의내리기’ 시도를 들쑤신다. 사람들은 악을 필사적으로 정의내리려 하지만, 이는 언제나 ‘악에 대한 억압’과 관련돼 있다. 악이 무엇인지 특정하지 않는다면 악을 퇴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선악의 이분법적 구분은 한쪽이 다른쪽을 오염시키지 않게 하려는 편집·분열증적 위치에서 나타나는 선택적 방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지은이는 이 저술의 목적이 “악을 정의하는 데 있다”고 당당히 밝힌다. 이때의 정의란 악을 어떤 범주와 경계에 ‘한정’하는 시도가 아니라, 그 무한한 경계를 드러내는 노력이다.

지은이는 “악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을 경험하는 것이며, 동시에 두려움을 다른 이에게 전가해 그 경험을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정의한다. 끝내는 파멸(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인간운명에 대항하는 자기방어라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자기 파멸’에 대한 공포를 타자에게 ‘투사’해, 나 대신 그가 두려워하도록 만든다. 지은이는 그래서 “악은 인간의 마음 상태가 아니라 세계의 존재상태”라고 선언한다.

따라서 인간 존재 본연의 양상인 악은 결코 ‘제거’될 수 없다. 흉악범죄자와 일반인을 구분시키는 유일한 기준은 ‘악의 상징화 능력’에 있다. 소설이나 그림 등을 통해 추상적으로 악의 충동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일반인과 달리, 범죄자는 악에 대한 두려움을 육체적으로 행동화하는 방법만 알고 있다. 실제로 범죄자들은 악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일반인보다 더 어려워한다. 심지어 ‘악을 생각하는 것은 사악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범죄자들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일반인은 ‘아니다’라고 반응했다.

따라서 (악의 한 형태인) 범죄는 우리 자신의 과장된 모습이다. 그것은 “파괴적 충동의 결과가 아니라, 그 충동이 문화적으로 포용되지 못한 결과”다. 지은이는 악의 제거가 아니라, 악과 공존하는 한 방법을 일러준다. “문화에 파괴적 충동의 완충지대를 확보해, 범죄자들의 가학증에 배설통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이때의 관건은 ‘다양한 상징형태의 확보’다. 상징형태가 단순할수록, 포용되지 않는 악의 충동은 증가한다.

이 책이 고통스러운 건,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결국 읽는 이는 내 안의 악을 인정하고 이를 직시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아우구스투스·칸트·니체·프로이드·아도르노 등에 이르는 광대한 사색의 줄기를 따라잡는 과정도 고통이긴 마찬가지다. 이를 감내할 수 있다면, ‘악’과 함께 이 삶을 살아갈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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