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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0.15(금) 17:35

항일운동 이념적 나침반 한국 아나키즘 역사 복원


△ 한국 아나키즘 100년/ 구승회 외 지음/ 이학사 펴냄·1만9500원

1980년대 말 현실사회주의체제가 몰락하고 그 체제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던 마르크스주의 혁명사상에 대한 회의가 커지면서, 한동안 몰락한 듯 보였던 아나키즘이 사회변혁운동의 새로운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또 그런 흐름을 타고 아나키즘 운동의 인물과 사상을 소개하는 책들도 속속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아나키즘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은 박열이나 이회영 같은 인물을 다룬 책말고는 아예 없다시피 했다.

왜곡·망각됐던 한국 아나키즘
공동작업 통해 정리한 첫 결실
실학파·다산·동학에서 맹아찾고
민족주의와 연합한 일제하운동 부각
대안이념으로서 현재적 의의 모색

구승회 동국대 교수를 비롯해 아나키즘 연구자들이 모여 집필한 〈한국 아나키즘 100년〉은 지금껏 역사 바깥에 흩어져 있던 한국 아나키즘 운동을 처음으로 가지런히 정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책이다. 서구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와 이론을 먼저 소개한 뒤 한국 아나키즘의 태동에 직접적 영향을 준 일본과 중국의 아나키즘 운동을 요약하고, 이어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현대사에서 아나키즘의 활동양상을 비교적 소상히 살핀다. 또 아나키즘을 이론적 배경으로 깐 문학·예술 작품들을 처음으로 다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한국 역사 속에서 아나키즘적 요소를 찾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체의 강권적 지배에 반대하고 자유·자치·평등을 지고의 가치로 삼는 아나키즘 사상의 중요한 구성 요소들이 20세기 이전 사회 사상과 운동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아나키즘적 요소는 17세기 이후 실학파 학자 유형원·이익의 토지개혁사상에서 먼저 확인되며, 다산 정약용에 이르러 상당히 풍성하게 나타난다. 이 책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다산의 ‘자주지권’ 사상인데, 인간에게 선악을 선택할 자유의지가 있음을 주장하는 이 사상은 상호부조를 통한 선의지의 실행을 사회발전의 원리로 세운 아나키즘의 근본 사상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또 동학농민군이 설치한 ‘집강소’도 아나키즘의 지역자치와 흡사한 행정기관으로서 주목받는다.

이 책이 가장 힘을 주어 서술하고 있는 대목이 일제하 국내외 아나키즘 운동이다. 한국 아나키즘은 1919년 3·1운동 직후 운동으로서 태동했는데, 가장 중요한 특징은 민족해방운동과 인간해방운동이 결합돼 나타났다는 점이다. 아나키즘은 한편으로는 민족주의 운동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산주의(볼셰비즘)와 경쟁하고 적대했다. 일제하 아나키즘의 민족주의적 성격은 유럽 아나키즘 운동의 국제주의적 성격과 뚜렷이 구분되는 지점이다. 한인 아나키스트들은 민족해방을 인간해방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런 특징은 나라 밖 운동에서 더 두드러졌다. 신채호·이회영을 비롯한 중국의 한인 아나키스트들은 ‘급진적 민족주의’ 노선을 걸으면서 공산주의 세력보다는 민족주의 세력과 연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민족해방 이론으로 아나키즘을 수용한 이유를 이 책은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중국 내 민족주의 세력이 분열하여 준비론이나 교육론으로 빠진 것에 대한 실망이었다. 아나키즘은 민중의 직접행동으로 민족해방을 쟁취한다는 선명한 항일투쟁노선을 제시했다. 둘째는 독재 지향적인 공산주의 운동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타협적 민족주의 노선에 실망하면서도 볼셰비즘의 독재적 중앙집권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아나키즘은 반볼셰비즘적 해방노선을 제시해주었다. 아나키즘은 반자본주의와 반독재주의를 민족주의와 결합해 실천했던 것이다.

해방 후 아나키즘 운동은 정치투쟁보다는 사회운동에 주력함으로써 정치 향방을 주도하지는 못했지만, 우익과 좌익 사이에서 자주적 민족통일 노선을 견지했다. 이 책은 냉전대결과 전체주의가 서서히 붕괴해 가고 있는 오늘날에 아나키즘이 “자주적 평화통일과 자유·자치 시대의 대안 이념으로서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 속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고 그 현재적 의미를 설명한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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