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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0.01(금) 17:32

숟가락은 저렇게 큰데


△ 유용주/소설가

점심때 일식집 주방 안은 전쟁터였다. 각종 매운탕 그릇이 작은 봉분을 이루는 사이 가스불은 도처에서 펑펑 터지고 회정식과 어묵백반과 장어구이와 전복죽이 날아다녔다. 뚝배기를 닦는 고정된 자리는 없었다. 맨 밑바닥 하수구가 흐르는 곳이 자리라면 자리였다. 고춧가루가 범벅이 된 장갑으로 뚝배기를 닦았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고참들은 모두 쉬러 가고 어두컴컴한 주방에서 칼을 갈았다. 칼을 갈다 보면 졸리기도 했지만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모양과 크기가 다른 각종 칼들을 거친 숫돌과 부드러운 숫돌에 번갈아 갈다보면 내가 칼을 가는지 칼이 내 몸을 가는지 몰랐다. 그러다 보면 지문이 없어지고 토성 띠나 목성 띠 같은 상처가 생겨 핏물이 배어 나왔다. 상처는 뼛속까지 아렸다. 그 아픔은 너무 느리게 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베인 것 같지도 않았다. 어쩌면 인생이란 뼈를 갈고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뼈를 갈고 갈아 쌀뜨물처럼, 몸에서 뼛가루가 모두 빠져나가면 사람은 죽는 것이다. 아픔은 뼈의 중심부에서 모세혈관까지 천천히 퍼져 나갔다.

내 인생을 통틀어 영혼을 울리는 말 한 마디가 없었다. 말보다는 주먹이, 주먹보다는 주걱이나 망치가 먼저 날아왔다. 그러나 바로 그 때, 얻어터지는 순간, 시는 매운탕처럼 끓어올랐다. 어떠한 경우에도 문학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땀과 생선 내장과 그을음과 핏물 범벅이 된 작품을 써서 시 창작 모임에 나갔더니 스승께서 한 말씀 하셨다. “숟가락은 저렇게 큰데….”

유용주/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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