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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책과 사람 등록 2004.06.04(금) 17:53

정태춘씨 시집 '노독일처' 냈다

저항과 탈출‥노래는 '진짜 시'가 되어

‘저항가수’ 정태춘(50)씨가 시집 <노독일처(老獨一處)>(실천문학사)를 내놓았다.

“아, 시를 써야겠다/황지우처럼 시를 써야겠다/‘저물면서 빛나’지 않고/그저 무너지는 바다/잿빛 바다/그의 전생과 엇비슷한 전생쯤에서/그가 아닌 내가 보았던/벼랑의 바다, 단애의 바다”(<황지우처럼> 첫째 연)

<회상> <북한강에서> 같은 초기곡의 ‘순수 서정’에서부터 <92년 장마, 종로에서> <저 들에 불을 놓아> 등 후기의 전투적 서정에 이르기까지 정씨의 노랫말들은 곡조에 어울리는 리듬과 이미지로써 이미 ‘시적인 것’을 구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시적인 가사’가 아니라 ‘진짜 시’를 쓰겠노라고 말한다. <노독일처>의 시들은 그의 다짐이 흰소리가 아님을 웅변하고 있다.

경기도 남단 평택 출신인 그는 충청도 사투리를 닮은 걸쭉한 고향말로 미군의 고향 침탈을 야유하거나(<지 고향이 원래>), 자본과 권력의 거대한 손을 고발하거나(<거대한 손>) 한다. “우리 사무실 동네에 있는 쭝국집 이름”에서 제목을 따 온 표제작에서는 “이 야만의 문명, 숨막히는 현대사회/모든 체제 조직으로부터 탈출해서/전혀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그의 시들은 저항에의 의지와 탈출 충동 사이에 놓여 있는데, 신석정의 1930년대 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를 연상시키는 장시 <어머니>에서 그것은 “끌려가는 이탈자”와 “해방된 자의식”의 결합으로 그려진다.

“어머니,/전 자유 찾은 이탈자가 아니고/끌려가는 이탈자예요/하지만,/제게/해방된 자의식이 있다면/문제없을 거예요”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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