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초록마을 | 교육과미래 | 투어 | 쇼핑

통합검색기사검색

한토마

사설·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문화 | 과학 | 만평 | Editorials | 전체기사 | 지난기사

구독신청 | 뉴스레터 보기

편집 2004.04.30(금) 18:01

기, 세계를 움직이는 대자연의 숨


△ 기학의 모험1/ 김교빈·이정우·이현구·김시천 지음/들녘 펴냄·1만원

‘기’가 부활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양생술이나 한의학을 통해 대중화하기 시작한 ‘기 담론’은 요즈음 텔레비전에서 최한기의 <기학>을 강의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가히 ‘기의 르네상스’라 할 만한 현상이다. 동서 철학 연구자들이 함께 쓴 <기학의 모험1>은 이렇게 생활세계와 학문세계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기, 기학을 담론사 차원에서 살피고 그 현대적 의미의 구성을 모색하는 책이다. 재야 철학연구집단인 철학아카데미에서 했던 강의와 토론이 책의 원료가 됐다.

동북아시아 사유 전통에서 기는 뿌리 깊은 개념이다. 그 최초의 흔적은 갑골문에서 나타난다. ‘기(氣)’자는 아지랑이나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였다. “이 글자의 모양은 대자연이 숨쉰다고 보았던 고대인들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기 또는 기학을 현대 학문의 장 안에 자리매김하려면 서양철학과 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기의 의미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서양철학에서 자연이나 질료의 의미 변천 과정과 조응관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의 원초적 의미는 고대 그리스 철학의 ‘퓌지스’(자연) 개념과 매우 유사하다. 초기의 기는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바탕, 터였고, 그 세계 자체였다. <장자>의 ‘지북유’에 “사람이 태어남은 곧 기의 모임이니 기가 모이면 곧 삶이요, 흩어지면 곧 죽음이다”라고 했듯이, 기는 애초부터 생명이었다. 그리스의 ‘퓌지스’ 또한 존재하는 세계 자체이자 세계를 살아 있게 만드는 생명을 뜻했다.

이 기-퓌지스는 동서양에서 거의 동일한 변천과정을 밟는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퓌지스는 질료와 형상(이데아)으로 개념이 분화하는데, 마찬가지로 주자 시대에 이르러 기는 만물의 본질적 법칙성을 뜻하는 ‘이’와 대립하는 개념으로 재정립된다. 그리하여 기는 질료에 대응하고 이는 형상에 대응하게 되며, 기-질료는 이-형상에 사로잡혀 종속적 지위로 떨어진다. “동북아시아에서 성리학, 서구에서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기-질료를 이-형상에 복속시킴으로써 합리주의적 철학을 전개했다.”

이런 이-형상 우위의 조선 성리학 질서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화담 서경덕과 율곡 이이다. 서경덕은 “세상 모든 것이 한 순간도 멈춤 없이 변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런 변화의 원인을 기가 변하는 데서 찾은” 기 우위의 사유를 펼쳤다. 이율곡도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모두 기의 변화이며 이는 그 기의 변화 속에 담길 뿐”이라는 기 중심의 사유를 폈으며, 거기에서부터 사회의 능동적 변화에 참여하는 개혁의 논리를 끌어냈다. 기-질료에 대해 이-형상의 우위라는 중세적 사유의 틀이 깨진 것은 근대 자연과학의 발달과 관련 있다. 최한기는 그런 시대 정세 속에서 기학을 세웠지만, 아직 충분한 내용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힘들며, 기학의 현대적 국면에서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

☞ 기사에대한의견글쓰기 | 목록보기 | ▶ 토론방가기

1474괄목상대(刮目相對)이건달2006-01-11
1473大學에서 몇 구절童蒙2006-01-07
1472자진 삭제하였습니다童蒙2006-01-07
1471자진 삭제하였습니다aaaaa098762006-01-04
1470자진 삭제하였습니다aaaaa098762006-01-04

  • [지성] 인류 최후의 남녀, 그들의 선택은?...11/19 18:50
  • [지성] 악은 없앨수 없는 인간존재의 본질...11/19 17:12
  • [지성] 충실히 복원된 니체의 삶...11/19 16:58
  • [지성] 역병을 무릎꿇린 근대의학 새로운 고통의 씨앗이 되다...11/12 17:11
  • [지성] '잡종 지식인' 에코를 이해하는 지름길...11/12 17:06
  • [지성] 정의에 관한 모든 것...10/22 17:46
  • [지성] ‘실천철학’ 개념들의 변화를 해부하다...10/22 17:41
  • [지성] 당대 현실의 눈으로 본 과학·과학자...10/15 17:44
  • [지성] 항일운동 이념적 나침반 한국 아나키즘 역사 복원...10/15 17:35
  • [지성] 대처·레이건 집권이 '역사학 위기' 불렀다...10/08 18:15
  • [지성] 패권에 맞서 희망 일구는 평화운동...10/08 18:12
  • [지성] 문학 주인공 통해 본 개인주의 역사...10/01 17:49
  • [지성] 폭력은 피할수 없는 인간 존재의 조건...10/01 17:45
  • [지성] 시대의 등불이 된 예언자들의 외침...05/21 18:25
  • [지성] '제국'의 몰락은 거스를수 없는 역사의 흐름...05/21 18:21
  • [지성] 기, 세계를 움직이는 대자연의 숨...04/30 18:01
  • [지성] 헤겔에 갇힌 스피노자 구하기...01/30 18:32
  • [지성] 거시적 연구와 미시적 연구 사이에서...01/09 19:51
  • [지성]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넘어서...01/02 18:26
  • [지성] 몸, 세계속에서 세계로 나아가는...01/02 18:23
  • [지성] 기독교 세계에 남겨진 ‘오컬트’의 무늬...12/26 19:25

  • 가장 많이 본 기사

    •  하니 잘하시오
    •  자유토론방 | 청소년토론마당
    •  토론방 제안 | 고발합니다
    •  한겨레투고 | 기사제보

    쇼핑

    한입에 쏘옥~
      유기농 방울토마토!

    바삭바삭 감자스낵!!

    속살탱탱 화이트비엔나소시지~
    딱 1번만 짜는 초록참기름~
    건강한 남성피부 포맨스킨~

    여행

    신개념 여름 배낭의 세계로
    2005 실크로드 역사기행!
    천년의 신비 앙코르왓제국
    전세기타고 북해도로~!

    해외연수/유학

    캐나다 국제학생?!?
    세계문화체험단 모집
    캐나다 대학연계 프로그램
    교환학생 실시간 통신원글

    질문가이드

    [삼순이]15kg빼고 47kg회복!
    청국장이 암을 물리친다!!
    누구나 땅부자가 될수있다
    남자가 바람을 피는 이유
    새로운 남성으로 태어난다?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지적재산보호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Copyright 2006 The Hankyor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