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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1.09(금) 19:14

“왜 히틀러에게 끌릴까 파헤쳤죠”


장편소설 '볼프' 쓴 이헌씨

문단이라는 제도적 장의 공식적 인증절차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헌(28)씨는 소설가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소설 쓰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그 규정 속에서 소설을 쓰고 펴냈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히 소설가다. 문단의 자장 바깥에서 문학이라는 본질적 장으로 직행하는 열차를 탈 때 그의 손에 들린 티켓이 장편소설 <볼프>다.

문제는 이 소설의 주제 또는 소재다. 제목만 보면 언뜻 독일책을 번역한 것 같은 이 소설의 배경은 일제강점기의 조선과 히틀러 치하의 독일이다.그 무대에 작가의 상상력에서 튀어나온 인물들이 모인다. 그러니까, 통상 가상역사소설로 분류되는 소설인 셈이다. 그러나 그 역사의 무대가 국제적이라는 점, 다시 말해 2차세계대전의 추축국이라는 고리로 연결된 독일과 일본(의 식민지 조선)이라는 점은 이 소설의 색다른 면이다. 게다가 이 소설이 탐구하는 대상이 히틀러라는 역사적 존재라면, 색다름은 낯섦이 된다. 그는 왜 히틀러를 문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일까

“히틀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히틀러에게 끌립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히틀러를 혐오하면서도 히틀러에게 매혹당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나는 히틀러에게 끌리나, 내 안에 히틀러가 있는 것은 아닐까, 히틀러를 규명해야만 나를 규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이어졌죠. 나를 끌어당기는 히틀러의 정체를 파헤쳐 본 것이 이 소설입니다.”

줄거리만 따지면 이 소설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2차대전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1941년 다섯 청년이 제3제국의 심장부 베를린에서 만난다. 조선 유학생 이현영과 윤덕한, 독일 청년 악셀, 미하엘, 안드레스가 그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나의 투쟁>을 바이블로 여기는 열렬한 히틀러 숭배자라는 점이다. 조선 청년은 히틀러의 지도력에서 조선 민족 독립의 미래를 보고, 독일 청년은 독일 민족 구원의 화신을 히틀러에게서 발견한다. 그러나 이 ‘히틀러의 아이들’은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정치적·사상적 아버지’ 히틀러의 본질을 알게 되고 그를 암살할 계획을 짠다. 그렇다면 이들이 히틀러에게서 마침내 발견한 본질은 무엇일까

“히틀러가 유대인만 안 죽였으면 멋있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히틀러와 인종청소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히틀러와 인종주의는 한몸입니다. 나치즘은 홀로코스트라는 인종주의적 범죄를 실어나르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인종에 해가 되는 인종은 없애야 한다는 이념을 히틀러만큼 가공할 파괴력으로 실행한 사람은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은 그걸 깨달아 가는 것이죠.”

이씨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특히 니체·칸트·헤겔·비트겐슈타인에게 매료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게 철학은 방편일 뿐 목적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꿈꾸어온 문학을 위해 철학을 공부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에는 그런 이력이 짙게 반영돼 있다. 하이데거의 나치 철학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물들의 고민 자체가 철학적이다. 지나치게 주제에 몰입한 탓일까, 간간이 소설의 뼈대가 소설의 살을 뚫고 드러난다. 문장은 때때로 주제를 감당하기에 위태로워보인다. 그러나 문제의식의 생생함은 긴장의 끈을 당긴다.

“히틀러는 자기비판을 몰랐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몰락합니다. 모든 메피스토펠레스적 존재들의 특성이지요.” 이 소설은 지은이 자신에게, 그리고 히틀러의 유혹을 겨우 견디는 사람들에게 바로 이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갈무리/9800원.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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