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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의 ‘산가요록’에 기록된 온실설계


△ 우리문화가꾸기회가 <산가요록>의 기록에 따라 온실 모습을 스케치한 모습이다.

<산가요록>의 저자 전순의는 입지적인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는 궁중에서 음식을 담당한 의사인 식의에서 출발했으면서도 세조 정난때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좌익원종공신으로까지 봉해지는 등 입지전적 출세를 했다. 하지만 생몰연대 조차 알려지지 않는 등 기이한 부분이 많다.

<조선왕조실록> 단종조에는, 사헌부에서 전순의에 대해 “움직이는 것과 꿩 고기는 종기에는 금기하는 것인데 전순의는 문종이 종기가 난 초기에 여러 운동을 해로움이 없다고 생각하고 구운 꿩 고기를 바쳤다”고 말한 기록 등이 곳곳에 있어, 문종의 단명과 관련해 여러 가정을 해볼 수 있게 한다. 어쨌든 <의방유취>의 공동 편찬자이며 <식료찬요>의 저자였던 전순의가 당시로선 권위있는 의사며 식품학자였던 것은 틀림없는 듯 하다.

책의 상태와 내용

18㎝×26㎝ 크기의 한문 묵서로 된 이 책은, 앞 뒤부분이 심하게 상해 있다. 책의 끝부분에 `산가요록 마침'(山家要錄終)이라는 기록이 있고 전순의찬(全楯義撰) 최유준초(崔有濬抄)라고 적혀있어 책명과 지은이 및 기록자를 확인할 수 있다.

농업분야의 내용은 고려 공민왕대의 <농상집요>와 상당부분 일치한다. 고려판 <농상집요>는 1273년 중국 원나라의 사농사에서 간행된 것을 그대로 고려에서 찍어낸 것인데 그나마 일부분만 개인소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농상집요> 내용가운데 중국에만 있는 채소나 과일, 동물 기르는 방법은 삭제돼 있다. 대신 <농상집요>에는 없는 양잠 부분이 포함돼 있는 등 <산가요록>이 우리 실정에 맞게 재편찬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술 63가지 김치 38가지

조리 부분에는 200여 가지의 조리법과 27가지 채소·과일·생선·육류의 보관법이 기록돼 있다. 그동안 조리서로는 16세기초 중종대에 간행된 <수운잡방>이나 17세기 중반 장씨부인이 한글로 남긴 <음식지미방> 정도만 전해져 왔다. <산가요록>에는 술 제조방법만 63가지에 이르며, 김치도 배추김치·금방먹는 김치·송이김치·생강김치·동아김치·토란김치·동침·나박김치 등 38가지에 이른다. 또 생선, 양, 돼지껍질, 도라지, 죽순, 꿩, 원미를 재료로 한 식해도 일곱 종류나 나와 있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은 “특히 동물성 식품을 삭힌 식해법이 이렇게 이른 시기에 나온 건 처음”이라며 “오늘날 대통령 주치의에 해당하는 의관이 이 정도로 음식에 해박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와 온돌로 만든 한국식 온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역시 온실 설계법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집을 짓되 크고작기는 임의대로 할 것이며 삼면을 벽을 쌓고 기름종이를 바르고 남쪽면은 살창을 달아 역시 기름종이를 바른다. 구들을 놓되 연기가 나지않게 잘 처리하고 그 온돌 위에 한자반 높이의 흙을 쌓고 봄 채소를 심어 가꾼다.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하고 날씨가 아주 추우면 반드시 두껍게 거적을 덮어주고 날씨가 풀리면 즉시 철거한다. 날마다 물을 뿌려주어 방안에 항상 이슬이 맺히도록 하고 온화한 기운이 항상 감돌게 하고 흙이 마르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솥을 벽내에 걸어 아침 저녁으로 불을 때서 솥의 수증기로 방을 훈훈하게 해줘야 한다.”

물론 이것이 전순의의 단순한 구상인지 당시 일반적으로 쓰이던 방법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용원 교수는 “불과 몇십년 전 비닐이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농촌에서 기름 먹인 창호지를 이용해 겨울철 농사를 지었다”며 조선전기에도 이런 방법이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문화가꾸기회(02-3443-2513)는 터를 확보해 여기 적힌 온실 설계법을 겨울중에 실재 재현할 예정이고 <산가요록>을 집중분석하는 대규모 심포지엄도 계획중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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