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을세우자] “학벌서열 사슬끊기 서울대부터 바꿔야”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 서열화의 틀을 깨야 합니다”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의 저자이면서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www.antihakbul.org)'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국민대 김동훈(법학·사진) 교수는 “우리 사회를 얽어매고 있는 학벌의 사슬을 깨기 위해 서울대의 위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가 몸담고 있는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은 반세기 이상 지속돼 한국인의 무의식까지 지배하고 있는 학벌에 도전장을 낸 최초의 엔지오이다. 1년여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10여명의 교수와 교사들이 지난해 10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오는 3월 `학벌신화 깨기'를 주제로 한 심포지움을 열며 안팎에 학벌사회와의 `전쟁'을 선포할 예정이다.

모임 구성원들은 학벌체제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입시성적만'을 기준으로 서울대 이하 수백여개의 대학이 일렬로 줄을 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처럼 10여개의 동부 사립명문대학들이 나름대로의 특성을 보이면서 나란히 명문반열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서울대의 모든 학과가 그 분야의 최고로 간주된다. 서울대 안에서도 학문 특성과는 상관없이 소수의 몇개 학과가 첨탑과 같은 정점에 올라있다.

“학벌체제에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른바 일류대학들은 기를 쓰고 점수가 명백히 드러나는 시험체제를 고수하려고 합니다. 언론도 성적에 따른 지원가능대학표 등 입시정보를 전달하면서 서열화를 부추기지요.”

김 교수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대의 위상을 변화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사립대학처럼 재단을 만들어 더이상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최정점 구실을 하는 서울대의 위상을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대학 서열화의 사슬을 하나씩 끊어가야 한다는 방법론이다.

“학벌에 대한 저희들의 비판은 명문대학을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입시성적이 아니라 학교시설과 교수진, 연구업적 등 진정한 내용으로 대학이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모임 구성원들은 “지식인들이 학벌사회를 극복하는 것을 포기하는 비관적 태도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지식인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강남규 기자k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