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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문화/생활 등록 2005.07.06(수) 17:54

SBS 진실게임 ‘진실’ 조작 논란, 웬 통통미인 대회?


진짜라는 ‘통통미인대회 1등’
사실은 ‘빅우먼 패션쇼’ 모델

행사주최 여성재단, 사과 요구
“있지도 않은 대회 1등이라니
미인대회 꼬집은 취지도 훼손”

지난 6월7일 방영된 <에스비에스>의 ‘진실게임’(275회)의 내용이 조작됐다며 여성단체들이 방송위원회와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사과방송 청구를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번 방송 조작 논란은, 같은달 12일 방영된 <문화방송>의 ‘파워TV’가 1박2일간 촬영한 ‘스타 양성 프로젝트 극기지왕’ 꼭지를 2박3일간 촬영한 것처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불거져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진실게임’은 각종 대회의 수상자들이나 다양한 장기를 지닌 출연자들 가운데서 심사위원인 유명 연예인들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진짜 미인대회 수상자를 찾아라!’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는, ‘통통미인대회 1등’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온 정혜련씨가 여러 명의 ‘가짜’ 출연자들을 따돌리고 ‘진짜’로 판정을 받아 ‘진실의 종’을 울렸다. 정씨는 ‘통통미인대회’가 어떤 대회였느냐고 한 심사위원이 묻자 “88 사이즈 이상의 빅 사이즈 여성 400명이 참가해 미를 겨뤄 이 가운데 최종 20명이 뽑혔고, 이들이 한국빅우먼패션쇼에 참가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날 ‘진짜’로 판정난 정씨는 지난 4월9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빅우먼패션쇼’에 참가한 모델 20명 중 한 명이었을 뿐 ‘통통미인대회’ 1등은 아니었다.



‘빅우먼패션쇼’를 주최한 한국여성재단쪽은 “‘통통미인대회’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진실게임’ 제작진이 ‘빅우먼패션쇼’를 ‘통통미인대회’로 마음대로 바꿔 방송함으로써 행사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재단은 ‘빅사이즈 여성들의 당당함’과 ‘빅사이즈 여성들의 패션’을 선보이는 자리를 통해 ‘뚱뚱한 여자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을 바꿔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갖춘 미의 가치관을 새로 세워보려고 ‘빅우먼패션쇼’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실게임’에서는 ‘빅우먼패션쇼’가 기존 미인대회처럼 덩치 큰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순위를 매긴 ‘통통미인대회’라는 가짜 대회명으로 바뀌었고, 빅우먼패션쇼의 모델이었던 방송 출연자는 존재하지도 않는 ‘통통미인대회’에서 1등으로 뽑힌 ‘진짜’로 둔갑해 시청자들 앞에 섰다고 여성재단쪽은 비판했다.

여성재단은 특히 ‘진실게임’이란 프로그램 이름으로 진실을 찾는 방송에서 버젓이 ‘가짜’를 ‘진실’로 왜곡시킨 행위는 민간 공영방송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6월10일 에스비에스에 정정보도와 함께 사과방송을 요청했다.

여성민우회 미디어팀 강혜란씨는 “이번 사건은 시청률만 올리려는 방송 제작자들의 무사안일주의와 관성이 빚은 결과”라며,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지상파 방송사가 거짓을 진실이라고 구성한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이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프로그램의 백정렬 프로듀서는 “‘빅우먼’을 ‘통통미인’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아 행사 이름을 바꿨다”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재단쪽은 지난 6월21일 방송위원회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에 이 사건 처리를 요청했다. 이어 24일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이에따라 6일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만난 여성재단쪽과 에스비에스쪽은 14일치 ‘진실게임’방송때 “‘통통미인대회의 실제 명칭은 한국여성재단 주최의 빅우먼패션쇼로 무순위 패션쇼임을 알립니다’라는 정정보도를 하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여성의전화연합 등 다른 여성단체들도 에스비에스가 정정보도에 이어 공식사과를 할 때까지 여성재단과 연대활동을 펴나가기로 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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