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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4.26(화) 18:05

‘일 전철 참사’ 민영화 후유증


△ 26일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 열차 탈선사고 현장에서 사고 발생 15시간만에 구출된 한 여성 부상자를 구호요원들이 긴급후송하고 있다. 아마가사키/로이터 뉴시스

‘소요시간 단축’ 경쟁…발차 지연땐 과속
비용절감 위한 차체 경량화도 피해키워

철도강국 일본의 자존심을 뭉개뜨린 지난 25일 효고현 제이알(JR) 열차 대참사의 이면에는 국철 민영화 이후 철도업체의 과열 경쟁으로 인한 안전소홀 등 구조적 허점들이 얽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6일 일본 현지 언론들의 분석을 보면, 1987년 국철 민영화로 출범한 뒤 과도한 채무와 경영기반 약화에 시달려온 제이알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승객 감소로, 기존 민영 철도회사들과의 승객 유치 경쟁이 격화하자 안전설비 투자는 뒷전으로 돌린 채 무리한 운행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알 니시니혼은 상주 인구가 많은 주요 노선을 중심으로 철로 복선화, 쾌속열차 고속화와 증편 등을 통해 수송력을 크게 높였다. 출퇴근 시간에는 3~4분 간격으로 열차를 배치하고 있으며, 경쟁사보다 최고 3분의 1이나 시간을 단축시켜 손님을 늘렸다.

특히 국철 시대부터 ‘시간 지키기’에선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자랑해온 제이알은 역의 도착·발차시간을 15초로 정해놓고 지연되면 허용속도 범위 안에서 이를 만회하도록 규정해 기관사가 느끼는 중압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과속을 하기 쉬우며, 운행 실수에 따른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큰 것이다.

사고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 도입도 다른 투자에 밀렸다. 제한속도를 넘으면 자동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도록 하는 신형 자동열차정지장치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진척 속도는 더디다. 이번 사고 열차의 낡은 정지장치는 6월에 신형으로 바꿀 예정이었다. 게다가 제한속도를 넘지 않도록 속도를 자동조절하는 자동열차제어장치는 선로의 속도제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도쿄 일부 노선을 뺀 기존 노선에선 거의 도입되지 않고 있다.

피해 규모를 키운 차체의 경량화도 민영화 이후 급속히 확산된 흐름이다. 전동차는 과거 철제였으나, 80년대 이후 철도회사들은 전력소모량과 소음이 적고, 재도색이 필요없어 비용이 적게 드는 스테인레스나 알루미늄제를 경쟁적으로 들여왔다. 2000년 3월 도쿄 히비야선 전철 탈선사고 때에도 경량화로 전동차 차체의 강도가 떨어져 인명피해가 늘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차체 강도의 구체적 기준치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전후방이 아닌 옆면 충돌에 대비한 차체의 필요 강도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이와 함께 철도를 따라 도시가 발전하면서 선로에 건물이 바짝 붙어 있는 일본의 도시구조 또한 열차탈선 뒤 충돌로 인한 대형사고의 위험을 늘 안고 있다. 이번 사고 구간에선 콘크리트 아파트가 선로에서 6m 정도 떨어졌지만, 그 간격이 1m도 되지 않은 곳도 드물지 않다. 국토교통성은 노선에 인접했다는 이유로 건축을 제한하는 법률은 없으며, 관련 규정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의 인명피해는 26일 사망 73명, 부상 442명으로 늘어났다. 재일 한국인도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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