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다큐 제작하는 미국 젊은이들
“성노예 진실 알고 충격받았어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그 진실을 규명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미국인 앤서니 길모어(사진 왼쪽)와 라이언 실이 그들이다.

뉴욕에서 단편연극 감독으로 활동하던 앤서니 길모어는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던 중 한국 문화에 흥미를 느끼고 2003년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접했다.

“대학원에서 현대 한국 문화에 대한 한 학기짜리 수업을 들으면서 일본 식민지 지배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식민지 시절 한국 여성들의 군위안부 피해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 때 이 주제로 논문을 쓰고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일본의 횡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앤서니는 지난해 6월께 다큐멘터리의 제작 방향을 구상한 뒤, 라이언 실을 비롯한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찾아 증인인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6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는데도 할머니들은 당시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인터뷰 내내 분노에 치를 떨더군요. 할머니들은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은 것 같았어요. 자료 등으로만 알던 내용을 피해자의 육성으로 직접 들으니 그들의 슬픔과 분노가 함께 느껴졌습니다.” 앤서니와 함께 나눔의 집에 찾아가 촬영 작업을 한 라이언 실은 할머니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다큐멘터리 작업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했던 일본 군인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까지 건너가 일본군 출신 할아버지들에게서 위안부에 대한 진솔한 참회의 심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필리핀, 미국의 역사학자들과 시민운동가 20여명도 인터뷰했다.

현재 필름 편집을 하고 있는 앤서니와 라이언은 “올해 말까지 다큐멘터리가 완성되면 해외 독립영화제 등에 출품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디브이디(DVD)로도 만들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아리랑국제방송의 토크쇼 <하트 투 하트>는 13일 낮 12시30분부터 앤서니 길모어와 라이언 실을 초대해, 두 명의 젊은 외국인이 한국인들조차 점차 잊어 가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땀을 쏟고 있는지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기사등록 : 2005-07-12 오후 06:43:00기사수정 : 2005-07-13 오전 0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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