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 사흘간 열린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가 8일 아프리카 빈국에 대한 지원을 2010년까지 연간 500억달러로 배증하기로 합의한 뒤 폐막했다.

전날 런던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에도 아프리카 빈곤 문제 해결에 주력했던토니 블레어 총리는 "오늘 우리는 테러의 그림자 속에서 이야기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와서 이루고자 하는 것을 가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8 및 아프리카 7개국 정상들과 함께 한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아프리카 빈곤의 끝은 아니지만 끝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라이프 8' 콘서트를 기획한 봅 겔도프 등 저명 빈곤퇴치운동가들은 G8 정상들의 아프리카 지원 확대 합의에 "수많은 생명을 구할 조치"라며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아프리카 대륙의 문제가 현실적이고 합당하게 해결될 수 있다는 고무적인 조짐을 보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은 "지구촌 주민들은 함성을 질렀지만 G8 정상들을 소곤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그쳤다"며 "실망스럽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에 30억달러를 지원하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세계 빈국들에 대한 개발원조를 2010년까지 기존의 500억달러에서 1천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 정상은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공동성명에 "심각하고 장기적인 도전"이라는 점을 적시하고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공업국과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미국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온실가스 가스 배출 감축 목표나 일정을 잡는 등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는데는 실패했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 문제에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고비난했으나 교토의정서 체제를 지지해 온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인 것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호평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우리가 희망한 것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문제 해결에필수적인 대화와 협력의 틀을 재건했다"고 말했다.

G8 정상들은 세계 경제 문제와 관련해 고유가 대처를 위해 정유시설 투자 확대와 석유 부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용이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농업보조금을 철폐하고 무역자유화에 대한 합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농업보조금 철폐 문제는 올해 말 홍콩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G8 정상들은 2만명의 아프리카 평화유지군을 훈련하기로 약속했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은 민주주의와 법치체제, 투명한 원조금 관리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