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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4.21(목) 19:03

아시아-아프리카 경제협력 ‘주메뉴’


△ 22일 개막하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온 김영남(왼쪽)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1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그의 배웅을 받으며 대통령궁을 떠나고 있다. 자카르타/로이터 연합


106개국 참가…반둥서 다시 모여
남·북·중·일 ‘북핵’ 양자회동 관심
중-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주목

아시아·아프리카 정상들이 비동맹운동과 제3세계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반둥회의’ 50주년을 기념해 22일 인도네시아에 다시 모여 반둥정신의 21세기적 의미를 되새긴다.

이번 회의에서는 탈냉전 이후 국제질서의 변화된 모습을 수용해 개도국에 대한 개발 지원 문제가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 개최 배경과 규모=반둥회의 주최국이었던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를 대표해 남아공이 공동주최하는 형식인 이번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56개국 정상을 포함해 106개 국가 및 지역이 대표단을 파견했다. 규모면에서도 5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50년 전 반둥회의가 미국과 소련으로 대변되던 동서 양진영의 틈바구니 속에 전선을 분명했던 데 반해, 탈냉전 이후 비동맹의 의미가 퇴색하면서 참가 대상국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2002년 11월 아세안 정상회의 때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이 아프리카의 주요 관심사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협력을 요청한 데 대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가 주축이 됐던 반둥회의를 기념한 두 대륙간 협력 회의 개최를 제안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참가국 정상들은 23일까지 자카르타에서 회의를 연 뒤 24일 반둥에서 50주년 기념식을 할 예정이다.

◇ 아프리카 개발지원이 초점=이번 회의의 의제는 아시아-아프리카 신전략파트너십 구축 및 자연재난 감축을 위한 협력 등 아시아-아프리카간의 포괄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초점은 두 지역 경제협력 강화다. 따라서 그동안 경제성장을 거듭한 아시아 국가들이 여전히 기아와 빈곤, 전염병에 허덕이는 아프리카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냉전 이후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된 아시아·아프리카의 평화정착 및 번영을 위해 호혜평등의 반둥정신을 부활시킨다는 것이다. 정상들은 정부·지역기구·민간이라는 3중 협력 체제로 두 대륙의 협력 틀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한 중국과 인도의 긴장관계 해소 등 아시아 지역의 상대적 안정은 아시아·아프리카 두 대륙간의 협력 모색에 대한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 중-일관계, 북핵문제도 주목=최근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로 한-일, 중-일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다 북핵 문제가 역내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한-일, 중-일, 남북한 간의 신경전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동북아 4국 지도자의 양자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2인자’인 이 총리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과 남북 당국간회담 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자리가 마련될지가 관심거리다. 고이즈미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를 3~4년에 걸쳐 2배로 늘리겠다고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일본의 ‘지도국으로서 자질’을 문제삼고 있는 한국과 중국 쪽의 기조연설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도 주목거리다.

중-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최대의 관심거리다. 일본은 중국이 반일시위에 대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면서 정상회담 성사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21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시간과 장소는 결정돼 있지 않지만, 서로 전향적으로 조정을 하고 있다. 실현되지 않겠는가”라며 매우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 쪽은 아직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다. 류재훈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hoonie@hani.co.kr





55년 신생독립국 “반제국” 기치 출범


△ 1955년 4월23일 열린 반둥회의에서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대통령이 아시아·아프리카 신생독립국 정상들에게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주의’를 통한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평화공존 등 ‘반둥 10원칙’
제3세계 비동맹운동 원천

반둥회의는 1955년 4월 아시아·아프리카 신생 독립국들이 중심이 돼 미국·소련 중심의 냉전적 세계질서를 거부한 채 ‘반제국주의’ ‘반식민주의’를 내걸고 출범한 국제회의이다. 반둥은 첫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부 고원분지도시의 이름이다.

반둥회의에 참석한 29개 국가·지역 정상들은 1954년 네루 인도 총리와 주언라이 중국 총리가 합의한 ‘평화 5원칙’(영토주권의 상호존중, 상호불가침, 내정불간섭, 호혜평등, 평화공존)을 포함한 ‘반둥 10원칙’을 채택했다. 2차 정상회의는 알제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알제리 정변으로 무기한 연기됐고, 10주년 기념 정상회의가 열리기는 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국제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반둥 10원칙으로 대변되는 ‘반둥정신’은 제3세계 국가들의 ‘비동맹운동’으로 계승됐다. 1961년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28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처음 개최됐던 비동맹회의는 △평화공존 △민족해방운동 지지 △군사블록 불참여 등 ‘비동맹주의’를 표방했다. 이후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국가들의 지속적인 참여로 현재 116개국으로까지 회원국 수가 늘어나는 등 국제사회의 엄연한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둥회의를 계기로 한 비동맹과 제3세계의 등장은 유엔 등에서 세력분포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등 국제 정치 판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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