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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12.23(화) 23:54

2003년 해외10대뉴스


미 이라크침공과 후세인 체포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를 겪은 미국은 전세계 민중의 반전 목소리와 국제사회의 여론을 외면한 채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라크에 3월20일 침공을 강행했다. 영국 등 일부 동맹국들과 손잡고 ‘힘의 논리’를 앞세운 일방적 공격이었다. 미군은 압도적 군사력으로 3주 만인 4월9일 수도 바그다드를 함락시켰으나, 5월1일 주요전투 종료선언 이후에도 이라크 저항세력의 끈질긴 반미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12월13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잠복 8개월 만에 체포했지만 침공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슬람 차량폭탄테러 잇따라

미국이 이라크를 무력점령한 올해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테러가 거듭돼 유혈사태를 빚었다. 테러는 대부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특히 11월 중순 무려 800여명의 사상자를 냈던 터키 이스탄불의 유대교 회당·영국영사관·홍콩상하이은행에 대한 연쇄 차량폭탄 자살테러는 터키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대한 항의로 읽혔다. 테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외국인 거주지(5·11월)와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벨기에영사관(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미국계 메리엇호텔(8월) 등지에서 잇따랐다. 이른바 대테러전쟁 이후 세계는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남미 줄줄이 좌파정권 출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루시오 구티에레스 에콰도르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모두 올해 남미에서 잇따라 좌파정권을 출범시킨 주역들이다. 이들은 고실업, 고물가, 저성장 등의 공통된 국내경제 상황 속에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세우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취임 뒤 이들이 친시장주의 노선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자, 남미의 좌파정부 도미노 현상을 우려한 미국은 일단 한숨을 돌렸으나 나라 안에서는 논란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서유럽의 ‘우향우’ 경향과 달리 남미의 ‘좌향좌’ 실험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섭게 큰 중국 세계중심으로

중국이 또한번 일취월장한 한해였다. 세계무역기구 가입, 올림픽 유치 등에 이어 지난 10월 ‘우주 영웅’ 양리웨이(38)가 탄 유인 우주선의 발사 성공은 상징적이었다. 사스로 인한 경제타격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8.5%로 10년 연속 고성장 행진을 계속했다. ‘세계의 공장’답게 외국투자도 올해 500억달러, 4만여건에 달했다. 세계 4위의 무역국으로 부상했으며,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 됐다.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경제의 급속한 비중 확대는 남북한 등 역내 및 세계의 역학구도와 안보정세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은 수입제한 등으로 중국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긴잠깨 기지개 펴는 세계경제

미국이 감세와 소비지출 증가 등에 힘입어 3/4분기 8.2%의 기록적인 성장을 하며 2000년 이후 3년간의 경기후퇴 부담을 털어냈다. 일본과 유럽 경제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였다. 아시아 지역도 대체로 낙관적인 분위기가 주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가 오랜만에 전반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회복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국내총생산의 5% 수준인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달러가치를 17% 이상 급락시켜 환율 안정을 과제로 남기는 등 불안감을 떨쳐버리진 못했다.

WTO 칸쿤회의 입장차 결렬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폐막됐다. 농업분야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차로 협상이 결렬된 뒤 협상재개조차 난항을 겪고 있어 내년 말까지 모든 협상을 끝내도록 한 도하 개발아젠다(DDA)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칸쿤 각료회의 결렬로 세계무역기구 안에서는 선진국의 요구에 맞서 개도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브라질 주도의 ‘그룹22’(G22)이 부상했고, 밖에서는 농민운동가 이경해씨의 자결과 함께 ‘반세계화’ 운동이 한단계 도약했다. 안팎의 반대에 직면한 미국이 양자 무역협상과 지역경제통합 등에 집중하면서 세계경제 질서가 새 재편기를 맞았다.


‘사스’광풍 800여명 인명피해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처음 발생한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의 ‘광풍’이 올해 지구촌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인근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등에 이어 유럽과 미주 등 전세계로 확산된 사스에 8400여명이 감염되고 800여명이 숨지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다. 홍콩, 베이징 등에서 관광 금지와 휴교 조처가 내려지고 출입국이 통제되는 속에 전세계 경제활동이 큰 타격을 받았다. 홍콩과 베이징 등을 탈출하는 한국인들의 엑소더스 속에 김치가 사스 예방식품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세계는 올겨울에도 사스재난 재발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팔 지혈되지 않는 유혈충동

이스라엘의 강경 점령정책과 이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저항이 이어지면서 오슬로 협정 조인 10주년을 맞은 올해도 중동지역은 여전히 피로 얼룩졌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흐무드 아바스에 이어 아흐메드 쿠레이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에 오르면서 평화협상의 전망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테러 연루자를 잡겠다며 전투기까지 동원해 자치지구를 공격하는가 하면, 유엔 안보리 결의까지 무시한 채 정착촌 분리장벽 설치를 강행하면서 자살공격과 보복대응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미국 주도의 중동평화 이정표에 대한 대안으로 이달 초 제네바 구상이 발표됐으나, 유혈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폭염·폭우등 지구촌 기상이변

올여름 유럽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달아올랐다. 이 때문에 주로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1만9천여명이 숨졌다는 보도와 함께 사회 시스템과 윤리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일기도 했다. 알프스산맥에서는 만년설이 녹으면서 눈사태 위험으로 등산로가 통제됐다. 이는 최근 20년 동안 지구 온도상승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는 기상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어난 이변이어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웠다. 중국과 북미주, 그리고 유럽 가운데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때아닌 폭우로 홍수가 났으며, 일본등에서는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 ‘딘’급부상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하워드 딘(55) 전 버몬트 주지사의 급부상은 워싱턴의 기성정치와 조지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보수화된 미국내 기류에 대한 반작용 탓이 컸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거의 모든 정책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 특히 이라크 침공 등 외교정책을 강력 비판해 미국내 양심적 진보세력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선거운동도 과거 거액기부 중심에서 벗어나 소액 및 인터넷 모금으로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거침없는 직설적 성격에, 안정성이 떨어지고 외교경험이 없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그의 등장으로 미국 대선전은 한층 더 극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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