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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06.03(화)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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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맥빠진 공동성명…북·이란 경고만




부시 떠난 뒤일찌감치 파장 분위기
이라크·달러문제 가시적 성과 없어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3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중동평화 정상회담 참가를 이유로 전날 출국해버리는 바람에 폐막 전부터 일찌감치 파장 분위기였다. 이날은 오전에 회의 결과를 결산하는 정리 회합에서 ‘형식적’인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정상들은 폐막 하루 전인 2일 대량살상무기와 테러에 관한 2개의 특별성명을 서둘러 발표하는 외교적 편법을 동원해야 했다.

[사진설명] 3일 끝난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폐막 하루 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먼저 회의장을 떠나기에 앞서 회의장 바깥 발코니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일본 독일 캐나다 러시아 프랑스 미국 영국 이탈리아 정상들(왼쪽 두번째부터) 외에 로마노 프로디(맨왼쪽)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유럽연합 순번제 의장국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맨 오른쪽) 총리가 함께 했다. 에비앙/AP 연합

이번 에비앙 정상회의는 △이라크 침공을 계기로 한 대서양 양안간의 갈등 해소와 △달러화 폭락과 경기침체 등 세계 경제문제 해결책 모색 등에 대한 기대를 모았으나, 이라크 문제나 달러화 폭락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공동성명 문안에서 모두 빠져버렸다. 초점은 미국의 의도대로 북한과 이란을 지목해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를 해소할 것을 촉구하고 테러에 대한 공동보조를 취하는 쪽으로 옮겨 갔고, 정작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선 이견을 미봉하는 데 그쳤다.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대책 2일 채택한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성명에서 정상들은 북한과 이란을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를 증대시키는 국가로 지목했다. 북한에 대해선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모든 핵무기계획을 해체할 것”을 촉구하고, 이란에 대해서도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른 의무의 전면적 이행과 국제원자력기구와의 추가협정”을 촉구했다. 성명은 특히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효율적 수단(사찰과 수출통제)을 갖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국제법에 따른 ‘다른 조처들’도 가능하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다른 조처들’에 대해 미국 쪽은 무력사용을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각국 정상들은 확대해석을 부인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할 계획이 없음을 정상들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고,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도 공동성명이 군사행동을 승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미국은 애초 공동성명에 핵과 미사일을 수출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나포와 수색에 대해 명기할 것을 희망했지만,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 문제 세계경제문제에 대해서 정상들은 세계경제의 성장 능력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으며, 성장 촉진을 위한 경기 부양 및 구조 개혁 노력을 계속한다는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지난 1일 주최 쪽인 프랑스정부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화안정이 경제성장의 중요한 조건이며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빠져 구체적인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프랑스가 제시했던 개도국에 대한 의약품의 할인 수출에 대해서도 미국이 의약품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대해 채택되지 못했다. 프랑스의 한 관리는 “합의했다는 점에만 합의했을 뿐”이라며 “모든 이견들은 실무진들의 협상으로 미뤄졌다”고 자조섞인 평가를 내렸다.

정상들은 또 빈국들의 에이즈 퇴치를 지원하고 기아와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리에서 열린 빈국 정상회의 참석자들과 반세계화운동그룹들은 빈국들의 부채탕감이 우선 해결되지 않는다면 부자클럽의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에비앙/외신종합,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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