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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정 국제 2001년 10대 뉴스


미국동시다발 테러와 탄저균 공포

9월11일 아침 납치한 항공기를 이용해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전대미문의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했다. 이 테러로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전체와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 일부가 무너졌으며, 사망·실종자만 2900여명에 이르렀다.

미국은 `본토가 사상 처음 공격당했다'고 흥분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애국주의의 물결 속에 이 테러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보복을 선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알카에다 조직이 테러를 한 것으로 지목됐다. 동시다발 테러 이후에는 미국 의회와 언론사 등에 우편물을 이용한 검썩음(탄저)균 테러가 시작돼 5명이 숨지고 미국민은 `백색가루' 공포에 떨었다.

미 아프간 공격 탈레반 붕괴

10월7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이 동시다발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이 나라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첫단계 `테러와의 전쟁'인 미국의 아프간 공격으로,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해 파키스탄·이란 등 이웃나라로 몸을 피했다. 미국은 항복한 외국인 탈레반 자원병의 포로수용소 폭동을 자극하고 무자비하게 진압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수도 카불에서 퇴각해 남부 칸다하르에서 저항하던 탈레반은 미국의 공격 시작 두달 만인 12월6일 항복을 선언했다. 반군이던 북부동맹을 주축으로 한 아프간 과도정부가 구성돼 12월22일 공식 출범했다.

세계경제 28년만의 동시 불황

올해 세계경제는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 침체에 빠져들었다. 미국은 신경제 거품의 후유증으로 3월께부터 침체가 본격화하자 한해 동안 11차례나 금리를 내렸다. 미국 정보통신산업의 부품기지화한 대만·싱가포르는 2/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유럽 경제의 주축인 독일·프랑스도 활력을 잃었다. 일본은 장기불황과 부실채권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9·11 동시다발 테러까지 겹쳐 세계경제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결국 `약한 고리'의 하나인 아르헨티나는 12월23일 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중국과 베트남·러시아 등 일부 나라들만 예외적으로 고도성장 또는 회복세를 보였다.

뉴라운드 출범·중국 WTO 가입

11월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의는 2002년부터 3년 동안 농산물·서비스·반덤핑·투자·환경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룰 다자간무역협상인 `뉴라운드'를 출범시켰다. 이번 회의는 못 사는 나라에겐 의무만 잔뜩 물리고 돈은 모두 선진국 주머니로 들어가게 해 `부익부 빈익빈'의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켰다는 그 동안의 협상과는 달리 개도국의 목소리가 상당히 반영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15년간 꿈꿔온 무역기구 정식 회원국 가입이라는 소원을 이뤘다. 세계경제 체제에 본격 편입하게 된 중국의 연간 무역량은 지금의 4700억달러 규모에서 2005년에는 7천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교과서 왜곡등 우경화

4월 말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의 퇴장에 이어 `영웅 대망론' 속에 등장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체제는 `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을 날려보낼 신풍(가미카제)을 우경적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와 미-일 동맹 강화, 군비확장 등에서 찾으려 했다.

3월 극우단체 편찬 역사왜곡 교과서의 문부과학성 검정통과, 8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9·11 미국 동시다발 테러 이후 테러대책특별법 제정과 자위대의 사상 첫 전투지역 파병, 구체화한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 등이 그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중국 등 아시아 나라들의 반발만 샀을 뿐 위기 해소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소비부진 속에 불황은 심화했고 실업률은 최악을 기록했다.

이-팔 유혈사태 격화

지난해 9월 `인티파다'(봉기) 이후 불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은 올 2월 강경파인 아리엘 샤론이 이스라엘 총리로 당선되면서 가속화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요인 암살정책을 펼쳤고 팔레스타인은 자살 폭탄공격으로 맞섰다. 8월 이스라엘은 최고위급 인사인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 지도자 아부 알리 무스타파를 살해했으며 10월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극우각료 레하밤 제에비 관광장관을 보복살해했다. 12월 1~2일 예루살렘·하이파의 중심가에서 연속으로 자살 폭탄공격이 벌어져 이스라엘인 30명 가량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지난해 9월 이후 팔레스타인인 800명, 이스라엘인 24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중 군용기 충돌 힘겨루기

4월1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정찰하던 미국 정찰기 EP-3이 중국 전투기와 충돌한 뒤 `잠재적국'인 중국의 하이난섬 링수이 공군기지에 비상착륙했다.

미국과 중국은 곧바로 사고 책임, 승무원 24명 및 기체의 반환 등을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고 두 강국의 갈등 격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사고 발생 11일 만에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대단히 미안'하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등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자 중국은 승무원을 송환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은 사태 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치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고려해 타협한 것이다. 중국은 6월3일 정찰기를 `고철덩어리'로 분해한 뒤 돌려보내 콧대를 높였다.

미 MD강행등 일방외교 마찰

1월 취임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군비증강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5월 미사일방어(엠디) 체제 구축을 공식 선언하고, 앞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일방주의적 외교를 펼쳤다.

`불량국가'들의 미사일·핵 위협을 엠디 체제 추진의 빌미로 내세운 미국은 동맹국의 안보도 보장한다며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애쓰고 있다. 미국은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내년 4월 알래스카에서 요격미사일 지상발사대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은 12월13일 탄도탄요격미사일(에이비엠)협정 탈퇴를 러시아에 공식 통보해 엠디 체제 추진 의사를 분명히했다.

인간게놈시대 본격 개막

인간게놈(유전정보) 시대가 막을 올렸다. 인간게놈 연구를 위한 국제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셀레라지노믹스는 2월12일 인간게놈 지도 완성을 공식 발표했다.

지구에 생명의 씨앗이 뿌려진 뒤 가장 고등한 생물로 진화한 인간은 마침내 자기 종족의 생명설계도를 손에 넣음으로써 `우주개척과 물리학의 20세기'에서 `생명 탐구의 21세기'로 진입했다. 게놈지도 완성으로 각종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의 길이 열렸지만,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게놈지도를 완성한 결과 인간의 유전자 수는 애초 예상의 절반 이하인 2만6천~4만개로 파리의 2배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세계화·반전시위 잇따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엔지오)들의 시위가 올해도 거세게 일어나 세계 주요 회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7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주요8국(G8) 정상회의에서는 15만여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시위자 1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독일·프랑스의 정상은 이 시위를 계기로 세계화로 인해 파생되는 부작용을 연구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위급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

11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주요20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도 시위가 계속됐다. 같은 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회의 때는 시위대의 입국이 원천봉쇄돼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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