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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각 2000년12월26일20시17분 KST 한겨레/국제
    한겨레가 뽑은 해외 10대뉴스

    ▶▷국내 10대뉴스

    법정투쟁끝 부시 미대통령 당선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격돌한 제43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유례없는 접전의 와중에서 개표분쟁이 발생, 결국 부시 후보가 선거 뒤 36일 만에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승자로 결정됐다. 전국 득표에서 30만표 이상 앞선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주에서 일어난 각종 비정상적 투개표 행태를 이유로 끈질기게 손작업 재검표를 위한 법적공방을 펼쳤으나 공화당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손검표는 위헌이라고 판결해 마침내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번 사태로 미국은 인종·지역·계층 간의 골이 더욱 깊어졌으며, 사실상 `법선' 대통령이 된 부시는 취약한 기반 속에서 이를 치유해야 할 무거운 과제를 지게 됐다.
    멀고도 먼 중동평화
    7월 미국 캠프데이비드 회담에서 타결 직전까지 갔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중동 평화협상이 두달여 뒤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에서 촉발된 유혈충돌 여파로, 1993년 오슬로협정 이후 8년째 계속돼온 협상 자체가 깨질 위기에 몰렸다. 두 민족의 극한 갈등은 이슬람 강경세력의 대이스라엘 성전 요구로 비화했고, 자칫 5차 중동전의 위기로 치달을 기세였다. 국제 사회의 중재와 양쪽 지도부의 막후접촉으로 확전은 피할 수 있었으나 폭력충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양 진영은 최근 평화협상을 재개했으나 예루살렘 지위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여전히 견해차가 커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멕시코-페루 남미민주주의 견인
    중남미 지역의 민주주의가 크게 진전된 한해였다. 멕시코에서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페루에서는 10년 간의 문민독재 정권이 무너졌다. 12월1일 취임한 멕시코의 비센테 폭스 대통령은 7월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20세기 초반 멕시코혁명 이후 계속된 제도혁명당의 장기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5월 부정선거 논란으로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3선 연임에 성공했으나, 9월 전 국가정보부장 블라디미르 몬테시노스의 야당 의원 매수공작이 폭로되면서 몰락의 길로 들어서 결국 11월 일본으로 망명했다.
    나스닥 반토막에 세계경제 비상
    닷컴기업 몰락,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지수 대폭락, 깨어진 신경제 환상 등이 올해 세계경제를 보여주는 대표적 단면이다. 나스닥 지수는 반토막난 채 한해를 마감했고, 잘나가던 온라인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70% 이상 뒷걸음질쳤다.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인터넷기반 기업들은 물론, 칩·소프트웨어·네트워크장비·피시 등 정보통신 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됐다. 나스닥과의 동조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세계 증시는 극심한 몸살을 앓았고, 미국 경제의 10년 호황이 끝나고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터키·아르헨티나 등 몇몇 개도국은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았다.
    유고 시민혁명 이끈 코슈투니차
    1991년 옛 유고연방의 해체로 시작된 발칸분쟁은 올해 9월 유고연방 대통령선거로 촉발된 민중혁명으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이 실각하고 야당후보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보스니아 내전부터 시작해 아직도 진행중인 코소보 분쟁 동안 벌어진 유고연방 민족 간의 학살, 두차례에 걸친 서방의 대대적 군사개입 등 유고분쟁은 냉전 이후 최장·최악의 분쟁으로 발전했다. 대세르비아주의 주창으로 민족분쟁에 불을 댕긴 밀로셰비치의 실각은 발칸 지역을 일단 서방의 통제에 밀어넣었다. 그러나 불씨가 살아있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와 인근 민족 간의 갈등·분쟁은 발칸 지역을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로 남길 전망이다.
    유전자 의학시대 개막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셀레라제노믹스와 다국적 공공 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는 6월26일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의 규명작업인 게놈지도 초안을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인간의 유전자를 이루는 31억개의 염기쌍을 해독한 이 작업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업적의 하나로 간주되며, 암 등 불치병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 의학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생물학의 달 착륙 프로그램'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게놈 지도의 완성은 신약 개발을 촉진시켜 암과 심장병 등 불치로 알려져온 각종 유전자 관련 질병에 대한 치료법과 진단기술을 한층 발전시킬 전망이다.
    엔지오, 연대투쟁 세계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비정부기구(엔지오)들이 세계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거대세력으로 성장한 한해였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처음 맹위를 떨친 세계 엔지오들의 연대투쟁은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 총회장인 미국 워싱턴과 9월 세계경제포럼이 열린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도 반복됐다. 체코 프라하에서 9월24일 막을 올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는 시위대의 강력한 투쟁으로 일정을 하루 앞당겨 폐막해야 했다. 10월 서울에서 열린 아셈회의에서도 엔지오들은 반대시위를 벌였지만, 민간포럼을 여는 등 활발한 대안활동도 벌였다.

    일왕 성노예전범 역사법정
    12월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히로히토 전 일왕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관들은 위안소 설치 운영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충분히 보상하도록 권고했다. 비록 강제력은 없지만,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55년 만에 일왕과 일본 정부의 범죄행위를 인정함으로써 국제적인 타격을 줬다. 그러나 고고학 연구가인 후지무라 신이치가 일본의 구석기 유물을 날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게 하려는 우익집단의 집요한 시도가 드러나는 등 일본의 역사 왜곡이 얼마나 광범하고 뿌리 깊은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
    대만 첫 정권교체와 시련
    3월18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지지파인 민진당의 천수이볜(49) 후보가 중국의 전쟁 위협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인 국민당의 롄잔 후보와 무소속의 쑹추위 후보를 누르고 5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대만 출신인 천 총통은 수도 타이베이에서 민선시장을 지냈으나 중앙 및 국제 무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독립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앞으로 최대의 관심사다. 그는 현재 원전건설 취소에 따른 탄핵론과 증권시장 침체 등 국내 문제에서도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등 소수정권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광우병 확산·핵잠함 침몰 등 '인재'
    과학문명에 대한 과신과 인간의 오만이 겹쳐 올해도 대형참사가 잇따랐다.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8월12일 노르웨이 북쪽 바렌츠해에서 원인모를 화재와 함께 침몰해 승무원 118명이 모두 숨졌다. 인양된 주검에서 발견된 `최후의 메모'에서는 승무원 중 23명이 폭발 직후에도 생존해 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7월에는 무사고 신화를 자랑해온 에어프랑스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파리 근교에서 추락해 탑승자 109명 전원과 주민 4명 등 113명이 숨졌다. 유럽에선 광우병 감염 소들과, 인간에게 발생하는 광우병 환자들이 또다시 나타나 세계인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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