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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7.07(목) 18:35

[야구삼국지] 감독으로 성공한 명선수들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

스포츠계에 전해지는 속설이다. 그런데 올 시즌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 프로야구에서는 이 말이 빗나가고 있다. 선수 시절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한국의 선동열(삼성 라이온즈), 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소프트뱅크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의 프랭키 로빈슨(워싱턴 내셔널스)이 감독으로서 팀을 나란히 리그 1위로 이끌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현역 시절 갖가지 전설적 기록을 남겼는데, 특히 3시즌 연속 0점대 평균자책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기록이다. 선 감독이 전성기 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어느 팀에 갔더라도 15승은 거뒀으리라는 게 야구계의 정설. 선 감독은 올해 첫 지휘봉을 잡은 초보감독이면서도 팀을 프로야구 중간순위 맨 위에 올려놓고 있다. 물론 요즘 부진하기는 하지만.

오 사다하루는 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홈런타자. 그가 기록한 868개의 홈런은 숫자상으로는 메이저리그를 능가하는 대기록. 자신이 현역으로 활약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984년부터 6년간 감독생활을 했다. 그 때 우승은 하지 못했다. 이후 야구해설가 등으로 야인생활을 하다가 95년 다이에 호크스 감독으로 현역에 복귀했다. 그리고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형같은 이미지로 변신했고,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을 99년과 2003년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1월에는 다이에를 인수한 소프트뱅크 호크스 부사장 겸 감독으로 부임했고, 올 시즌 퍼시픽리그에서 롯데 머린스를 제치고 팀을 1위로 이끌고 있다.

프랭키 로빈슨 감독은 1956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그 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역사상 13명밖에 없는 홈런·타율·타점왕 즉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됐고, 양대 리그에서 모두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 로빈슨은 75년 불과 39살의 나이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으로 데뷔했다. 아메리칸리그 최초의 흑인감독이었다. 81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해 내셔널리그 최초의 흑인감독 타이틀마저 따냈다.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거쳐 올해 창단한 워싱턴 내셔널스 초대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강팀이 즐비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선수들이 감독을 명장으로, 혹은 바보로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선동열, 오 사다하루, 프랭키 로빈슨 세 감독은 선수시절만큼 능력이 뛰어난 걸까? 아니면 선수 ‘복’이 많은 걸까? 평가는 감독직에서 물러날 즈음에야 내려질 것이다. 스포츠평론가 younglo5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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