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섹션 : 스포츠 등록 2001.12.18(화) 18:53

2001년 체육계 10대 뉴스①

히딩크 진두 지휘 16강꿈 몽실몽실

`젊고 빠른 축구.'

거스 히딩크(55) 감독이 부임한 뒤 한국 축구는 속도감이 넘치는 팀으로 변모했다. 체력과 스피드를 중시하는 히딩크는 이천수와 최태욱, 박지성 등 `젊은 피'를 대표팀의 주력으로 끌어 올렸다. 수비에서도 송종국을 중앙에 세우며 안정감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심재원과 최진철 등을 발탁해 높이를 키웠다. 히딩크가 생각하는 한국팀은 2002년 6월 세계 최강 유럽팀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팀이다. 이 때문에 히딩크는 속도와 힘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난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프랑스에 0―5 패배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8월에는 체코에 0―5로 대패했다. 대표팀에 새로 적용한 일자 수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히딩크는 약팀과의 평가전은 싫다면서 고집스럽게 강팀과의 경기를 지속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유럽 무섬증'에서 벗어난 팀을 만들어냈다.

히딩크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수 훈련으로 한국축구 풍토에도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대표팀내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강조하고, “아이들을 때려서는 절대 좋은 축구 선수를 만들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그가 올 한해 한국 축구의 수준과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김창금 기자kimck@hani.co.kr


한국탁구 물만났다 11점제로 규정개정

올해부터 21점제에서 11점제로 탁구 규정이 바뀌면서, 한국 탁구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중국을 잇따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처음으로 11점제가 도입된 지난 9월 코리아오픈에서, 김택수(한국담배인삼공사)는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탁구 돌풍의 신호탄을 울렸다. 이어 한국 여자탁구의 간판스타 류지혜(삼성생명)는 올해 독일과 네덜란드오픈 탁구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세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때문에 류지혜는 한국여성스포츠회가 선정하는 윤곡상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김택수-오상은(상무), 류지혜-이은실(삼성생명) 짝은 지난 3일 열린 덴마크오픈에서 각각 중국의 마린-왕하호, 바이양-리지아 짝을 꺾고 남녀복식 동반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여자복식의 김경아(현대백화점)-김복래(한국마사회) 짝은 일본오픈과 독일오픈 여자복식 챔피언에 등극했다.

- 김경무 기자


김운용 체육회장 '무한권력'흔들

김운용 대한체육회 회장은 지난 7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뒤 국내에서 엄청난 시련을 겪으며 뉴스의 인물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스포츠계의 주요 `권좌'를 독차지하고 있는 그가 물러나야 한국 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태권도인들의 퇴진요구로 김 회장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직과 국기원장직을 내놓았다. 국가대표선발 부정 등 온갖 태권도 비리가 김 회장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개혁요구에 밀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말 태권도협회 이사회장에서 반대파에 의해 봉변을 당하기로 했다. 30년간 태권도계에서 `무한권력'을 휘둘러오던 김 회장에 대한 불신이 폭발한 한해였던 것이다.

김 회장은 또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다가 많은 잡음 끝에 이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국회의원직까지 포함해 모두 7개의 공식 직함을 보유하던 김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선거에서 실패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집행위원에서도 물러나게 되는 등 그의 영향력이 국내외에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김경무 기자


이종범 '컴백홈' 야구장 만원사례

`바람의 아들' 이종범(31·기아 타이거즈)이 하반기에 국내 야구무대에 복귀하며 프로야구에 관중몰이를 일으켰다.

일본에 진출한 지 3년10개월만에 복귀한 이종범은 구름같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였다. 이 바람에 정규시즌 평균 관중은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종범이 없을 때 경기당 평균 3000여명이던 기아(전 해태) 관중은 그가 복귀한 뒤 경기당 8800여명으로 두배 이상 치솟았다. 이종범의 열기는 광주, 서울을 넘어 인천, 수원, 부산에까지 이어지며 전체 경기당 평균 관중도 두배이상 늘어났다.

이종범의 가세로 힘을 얻은 기아 타이거즈는 시즌 중반 이후 전개된 치열한 4강 싸움을 이끌었다. 상위 3개팀의 순위 다툼보다 한결 박진감이 넘치는 하위 5개팀의 접전은 팬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끌어 들였고 이같은 열기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져 12경기중 8경기에서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김병현(22·애리조나다이아몬드백스)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영광을 안았다.


월드시리즈 김병현 9회말 아뿔사

김병현에게 올 시즌은 20대 초반의 메이저리그 3년차 마무리 투수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영광과 치욕이 엇갈린 한해였다.

김병현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78경기에 등판해 5승6패19세이브를 올려 창단 4년된 신생팀 애리조나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려놓고, 플레이오프와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병현은 포스트시즌에서만 3세이브와 함께 방어율 `0'의 완벽 투구를 펼치며 명실상부한 미국 전역의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비록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마무리투수로 나와 뉴욕 양키스 타자에게 9회말 동점홈런을 맞아 쓰라린 눈물을 흘렸지만 팀우승으로 아픔을 달랠 수 있었다.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소속팀 선수단과 함께 백악관을 공식 방문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국내 출신 야구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현직 대통령을 만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완벽한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김병현은 월드시리즈에서 시작된 `김병현 신드롬'의 대미를 백악관 방문으로 장식했다. -박원식 기자

올 한해도 한국 스포츠는 땀과 눈물, 영광과 환희가 교차하는 숱한 순간들을 겪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들의 투혼과 묘기에 팬들은 열광했고, 어쩔 수 없는 패배의 순간에는 아쉬움을 삼켰다. 모두 한국 스포츠를 살찌우는 자영분이며, 기억들이다. <한겨레>는 2001년 한국 스포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의미있는 사건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편집자



http://www.hani.co.kr/section-006000000/2001/12/0060000002001121818530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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