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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체육계 10대 뉴스②


'봉달이 만세' 보스턴 마라톤 제패

이봉주(31)의 보스턴마라톤 우승은 실업과 경제난에 지쳐 있던 한국인들에게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였다.

이봉주는 지난 4월17일 새벽 보스턴국제마라톤대회 우승을 타전했다. 세계 최고 권위와 전통을 뽐내는 보스턴의 난코스에서 월계관을 조국에 바친 것.

1947년 서윤복이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고, 50년 함기용이 달렸던 `상심의 언덕'을 넘어서며 한국마라톤의 자존심을 복원해 낸 `봉달이'. 그의 주름진 얼굴은 곧바로 `희망의 오뚝이'처럼 한국인들의 마음에 각인됐다.

이봉주는 94년 초행길에 11위에 그쳤던 바로 그 길을 다시 밟아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의 아픔과 마라톤 바깥의 곤경을 오뚝이처럼 넘어섰기에 이봉주는 `보스턴 영웅'을 넘어 `국민 영웅'이 됐다.

더욱이 보스턴 제패는 황영조의 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 이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던 한국마라톤의 부진늪을 일거에 떨친 쾌거였고, 국내 마라톤을 `생활 체육'으로 확산시키는 데도 윤활유 구실을 톡톡히 했다.

`쉬지 않는 마라토너' 이봉주는 지난 8월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중도포기하는 좌절을 맛봤지만, 지난 2일 밀라노마라톤에서 생애 26번째 풀코스 완주(4위)로 세계최다 마라톤 완주기록 보유자가 됐다.

- 허미경 기자carmen@hani.co.kr


삼성 야구 또 악몽, 우승징크스 못깨

삼성 라이온스가 7번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으나 또다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삼성은 이로써 프로야구 첫해인 1982년 두산의 전신인 오비에게 패한 뒤 이어져온 7번째 도전마저 실패로 마감했다.

삼성은 올시즌 시작하기 전에 한국시리즈에서만 총 9차례 승리를 기록했던 `우승 제조사' 김응룡 감독을 5년계약 13억원에 영입하면서 우승 채비를 했다.

정규시즌 동안 막강한 투수진을 앞세워 1위를 독주하며 그 어느 해 보다도 한국시리즈 우승 전망을 밝게 했다.

전문가들 대다수가 시즌 내내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점칠 정도로 투수와 타력에서 최강의 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삼성은 시즌 1위를 차지하며 직행한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3위팀 두산에게 대역전패를 당하는 등 큰 경기 징크스를 끝내 떨쳐 버리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삼성은 올해 축구, 남·여프로농구, 배구 등 각종 구기종목에서 한국 정상 자리를 차지하며 프로스포츠 종목을 평정했다. 유별나게 프로야구 종목에서만 우승을 이루지 못해 다른 프로야구 구단의 두배가 넘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우승의 꿈을 키웠지만 꿈의 실현을 다음 해로 넘겨야 했다. - 박원식 기자pwseek@hani.co.kr


2002월드컵 조추첨 한국 불리, 일본 유리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예고하는 본선조추첨 행사가 12월1일 오후 7시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려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개최국 한국과 일본, 전 대회 우승국 프랑스 등 8개국이 톱시드로 확정된 뒤 치러진 조추첨에서는 프랑스와 브라질, 스페인, 포르투갈 등 강호들이 한국에서 경기를 벌이게 됐고, 독일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이탈리아는 일본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특히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가 속한 F조는 잉글랜드와 스웨덴, 나이지리아가 속해있어 `죽음의 조'로 불리우게 됐다. 한국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폴란드, 미국과 한조에 속해 힘겨운 예선전이 예상된 반면, 공동 개최국인 일본은 벨기에와 러시아, 튀니지와 예선전을 하게 돼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국은 지리적·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국제축구연맹 월드컵조직위원회가 하루전날 결정했고, 이 때문에 `국내외 언론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중국은 브라질과 같은 C조에 배정되자 한국내 중국경기의 입장권은 즉시 매진되기도 했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회장, 정몽준·이연택 월드컵공동조직위원장, 오카노 순이치로 일본축구협회장, 축구영웅 펠레와 요한 크루이프 등 전 세계 축구인사와 취재진 등 모두 3500여명이 조추첨 행사장에 참석했다.



박세리 '빅2' 데뷔4년 최고 성적

박세리(24·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데뷔 4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일궈냈다. 시즌 5승으로 8승을 올린 아니카 소렌스탐(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다승 2위에 올랐다. 김미현(24·KTF) 등 다른 선수들이 1승도 챙기지 못할 때 시즌 개막전인 `유어라이프 바이타민스 엘피지에이 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5개 대회를 휩쓸며 세계 여자골프계에서 명실상부한 `빅3'로 자리잡았다.

특히 메이저대회인 `위타빅스 여자브리티시오픈' 챔피언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아플락(AFLAC) 챔피언스대회 등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는 시즌 상금 162만3009달러를 기록해, 210만5686달러를 기록한 아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카리 웹(153만5404달러·오스트레일리아)을 3위로 밀어냈다. 이번 시즌 21개 대회에 출전해 12번이나 톱10에 들었다.


히말라야 박영석 14봉우리 완등쾌거

산악인 박영석(38)씨가 8000m급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는 쾌거를 이뤘다.

7월 22일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히말라야 K2봉(8611m) 등정을 시도한 박영석씨는 강성규, 오희준 대원과 함께 캠프4를 출발한지 13시간 만에 K2정상에 올랐다. 박영석씨는 다음날 베이스캠프에 무사히 돌아옴으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의 드라마를 완벽하게 마무리 지으며 세계 정상급 산악인 대열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박영석씨는 1993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이후 8년만에 이런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14좌 완등은 현재까지 오스트리아의 라인홀트 매스너 등 세계 산악인 가운데 8명만이 성공했기에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에서는 엄홍길씨에 이어 두번째로 14좌 완등을 기록했다.

박영석씨는 11년간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오르기까지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었지만 강한 근성과 질긴 생명력으로 고비를 넘어설 수 있었다. 98년 한 해에는 해발 8000m가 넘는 고봉을 무려 여섯개나 올라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박영석씨는 이 때문에 12월 1일 부산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조추첨에서 세계적인 축구스타들과 함께 추첨을 직접 하는 영광도 누렸다. - 박원식 기자

올 한해도 한국 스포츠는 땀과 눈물, 영광과 환희가 교차하는 숱한 순간들을 겪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들의 투혼과 묘기에 팬들은 열광했고, 어쩔 수 없는 패배의 순간에는 아쉬움을 삼켰다. 모두 한국 스포츠를 살찌우는 자영분이며, 기억들이다. <한겨레>는 2001년 한국 스포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의미있는 사건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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