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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여성잡지 창간해 여성해방 외친뒤 비구니 삶


1971년 1월28일 충남 예산군 수덕사에서 입산수도 40년의 노장스님이 자신이 건립한 비구니 선원에서 조용히 열반에 들었다. 상좌와 손상좌를 합해서 100명이 넘는 제자를 남겼고, <어느 수도인의 회상><청춘을 불사르고><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 등의 수필집과 수 편의 시, 시조, 소설을 쓴 그는 바로 1920년 발행된 본격적인 여성종합지 <신여자>의 발행인 김일엽(본명 김원주)이다.

김일엽은 1896년 평남 용강군에서 가난한 목사인 김용겸과 이마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어머니, 동생들, 아버지를 차례로 잃은 그는 외할머니의 손에 자랐는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이화학당을 졸업한 뒤, 일본의 동경영화학교에서 공부했다. 일본에서 새로운 서구 사상의 흐름을 접하고, 일본 여성운동가와 소설가의 영향을 받은 일엽이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것이 여성잡지를 창간하는 것이었다.

<신여자>는 이화학당 출신의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직접 글을 쓰고 편집한 것으로서, 이전의 여성 잡지들이 남성지식인의 도움을 받아 간행되었던 것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우리 나라 초기의 페미니스트 잡지라 할 수 있다.

“우리도 남같이 살려면, 남에게 지지 아니하려면, 남답게 살려면, 전부를 개조하려면, 여자 먼저 해방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창간사에서부터 여성의 해방을 주장하며 등장한 이 잡지는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파하는 한편, 당시 성행하던 축첩·조혼제도를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자유연애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전근대적인 가부장적 규범 속에서 살아온 한국 여성들은 자기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진출과 문학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신여자>가 주장한 자유연애론은 여성에게만 순결이 강요되는 시대상황과 대부분의 남학생들이 기혼인 상황에서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었고, 일엽을 비롯해 자유연애를 실천하던 신여성들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유연애와 남녀평등을 지향한 당대 사회의 이상은 당시의 가부장적 현실과 큰 괴리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엽은 1933년 수덕사에 입산하여 근 30년간 절필을 하게 된다.

“알았거든 나서라/막힘 헤치고/모든 준비 가지고 따라 나서라/아름다운 새벽을 나서 맞으라/새때 새날 새일이 함께 오도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득 품은 스물 다섯 살의 김일엽. 하지만 그 모습은 수십 년이 지나 발표한 글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이 여성이 자신의 이상대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과도한 해석일까.

송란희/여성사연구모임 길밖세상sidestory@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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