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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순정…전통적 여성성 반기


사회주의 여성운동가 허정숙

1947년 북조선인민위원회 선전부장, 59년 최고재판소 소장, 72년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부의장, 84년 조국전선중앙위원회 의장….

허정숙(1902~1991)은 북한정권의 형성과정부터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정치 권력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남성중심적'이던 정치 공간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았던 이런 이력만을 놓고 보면, `혹시 남성적 정체성으로 무장한 여성이 아니었을까'하고 추측해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적어도 일제시대에 허정숙이 남긴 글들과 활약상을 살펴볼 때 그가 여성들의 일상적인 억압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극복하려 했던 이론가이자 실천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그러하듯 허정숙도 자신의 어머니 정보영을 통해 `여성의 삶'을 처음 발견했다. 자신의 욕망을 근원적으로 포기하고 봉건적인 가족을 위해 우직하게 헌신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허정숙은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신식교육'을 받으며 자유로운 감성으로 성장한 허정숙은 금욕, 순종 따위의 전통적 여성의 미덕들로부터 스스로 거리를 두었다. 아버지 허헌의 뜻에 의해 일본 고베 신학교로 유학을 갔다가 수녀원 같은 생활을 견디지 못해 중도에 뛰쳐나왔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허정숙은 남편 임원근이 감옥에 있는 동안 동지 송봉우와 사랑에 빠져 동거한 뒤 주위로부터 “정조관념이 희박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허정숙은 “성적 해방과 경제적 해방이 극히 적은 조선여성에게 사회가 일방적으로 수절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의 본능을 무시하는 허위”라며 반박했다. 그는 여성해방의 이론적 무기로서 사회주의를 적극 수용했고, 부인의 지위가 열악한 이유에 대해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자인 남성에게 노예가 되었고, 성적으로 남편에게 구속을 받고 있는 이중의 쇠사슬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는 특히 봉건적 가부장제 아래에서 `가정노예'로 신음하고 있는 다수의 농촌 여성들에 주목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허정숙은 여성들에게 “이중노예를 만드는 우리의 환경에 반역하자”고 역설하는 한편, 근우회 등의 여성운동 조직에서 정열적으로 활동했다.

분단과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제약 등 때문에 해방 이후 허정숙이 북한에서 `여성해방'에 대해 무엇을 고민했고 어떻게 실천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여성해방의 유토피아'라는 허정숙의 꿈이 `여성억압의 디스토피아'로 귀결되어 버린 사회주의 국가의 현실을 설명해야 하는 것은 역사가들의 또다른 몫이겠지만 말이다.

이상록/여성사연구모임 길밖세상sidestory@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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